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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제보다 복약순응도·선호도 높다는 ‘경구용 천식 치료제’엔 뭐가?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04-27 00:10:48
  • 수정 2020-04-27 18: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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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 60% 이상에 스테로이드 처방 … ‘몬테루카스트’ 등 LTRA제제, 우울증 등 정신과 부작용 주의
천식치료제인 한미약품 ‘암브로콜정’(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한국MSD ‘싱귤레어정’, 한국먼디파마 ‘유니필서방정’, 코오롱제약 ‘코딜라트정’
환절기인 봄철에는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 영향으로 호흡기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특히 다른 계절에 비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봄철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8.17㎍/㎥으로 연 평균 24.6㎍/㎥대비 약 15% 가량 높다. 

초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2.5㎛ 이하로 작아 폐 깊숙이 흡입돼 천식 등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킨다. 미세먼지가 심할수록 천식질환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건의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천식 환자 10만명 당 사망률은 4.9명으로 OECD 평균 1.3명의 3배가 넘는다.

천식은 폐 속으로 공기가 들어가는 통로인 기도에 만성적 염증(주로 알레르기성)이 생겨 기관지가 수축하는 만성 호흡기질환으로 기관지가 과민한 사람에게 흔히 발생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기도 과민성이 점차 증가해 발작적 기침·천명(喘鳴)·호흡곤란 등 3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천식 환자의 95% 이상이 이런 증상을 보이며 이 때문에 50% 가량이 야간에 주기적으로 깨게 된다. 감기·독감·(모세)기관지염·폐렴·후두염·만성폐쇄성질환(COPD) 등과 유사하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천식은 염증을 조절하거나 기관지를 확장하는 약물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제형은 흡입제·경구제·주사제·패취제 등 다양하다. 주로 사용하는 흡입제는 직접 기도에 전달돼 고농도의 미세 성분 약제가 기도점막으로 투여되므로,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진료지침을 비롯한 국내외 천식 가이드라인에서는 효과적으로 천식을 관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천식 단계에서 흡입스테로이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선 흡입제의 사용률이 크게 떨어지고 여전히 경구제 처방률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박해심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14년 동안 약 1300만 명에 달하는 천식 환자 약제 사용 추세를 분석한 결과 매년 천식 환자의 60% 이상에서 경구용 스테로이드가 처방됐고, 흡입제보다 경구용 약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경구제가 투여방법이 복잡하고 투여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흡입제에 비해 간편해서다. 흡입제는 용량을 조절하기 힘들고, 사용설명서대로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약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원하는 약효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불편함 외에도 흡입기 사용 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점도 환자에겐 부담이다. 반면 경구제는 가격이 저렴하고 복약순응도가 높은 게 장점이다. 

베타효능제 … 작용시간 최대 14시간 포르모테롤, 지속적 투여에 적합

교감신경 수용체 중에서 기관지 확장 작용을 나타내는 베타2(β2)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β2 선택성 효능제’라고 한다. 그 중 작용시간이 12~14시간으로 비교적 긴 ‘장시간형 베타효능제’는 환자가 꾸준히 복용하기에 적합하다. 기도 염증 억제 효과가 없기 때문에 흡입 스테로이드제와 함께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주로 포르모테롤(Formoterol) 성분이 쓰이며 삼아제약 ‘삼아아토크정’, ‘삼아아토크건조시럽’ 등이 있다.
 
‘단시간형 베타효능제’는 β2 선택성 효능제 중 작용시간이 6시간 이하인 약물이다. 주로 급성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신속한 기관지 확장이 필요할 때 사용한다. 대부분 천식 환자가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상비약으로 흔히 처방된다. 제형에 따라 경구 복용하거나 흡입 투여한다. 경구제로 쓰이는 성분에는 살부타몰(salbutamol), 클렌부테롤(clenbuterol), 페노테롤(fenoterol), 프로카테롤(procaterol) 등이 있다.

살부타몰은 기관지 경련을 치료하고, 면역계 과잉반응으로 인해 생성되는 염증성 단백질(사이토킨)의 일종인 인터류킨-12(IL-12) 수치를 낮추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부광약품 ‘부광살부타몰정’(성분명 살부타몰)이 대표적이다.

클렌부테롤은 기관지를 감싸고 있는 평활근에 분포하는 β2 수용체에 작용해 빠르게 기관지를 확장시킨다. 과다 복용할 경우 심장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클렌부테롤은 천식 치료 외에도 근육강화제로도 쓰인다. 때문에 근육량 증진 목적으로 오남용 될 소지가 많아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한 약물이기도 하다. 한미약품 ‘암브로콜정·암브로콜시럽’(클렌부테롤) 등이 있다.

이밖에 코오롱제약 ‘코딜라트정’(페노테롤), 한국오츠카제약 ‘메프친정’(프로카테롤) 등이 있다.

류코트리엔수용체 길항제(LTRA) … 몬테루카스트·프란루카스트 등

류코트리엔(leukotriene)은 기도 내에 염증, 수축, 과민반응을 유발하는 기관지천식과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 물질이다. 비만세포·호산구·호중구 등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며 기도평활근 수축, 기도점액 분비, 염증세포 집결 등을 초래한다. 류코트리엔수용체 길항제(leukotriene receptor antagonist, LTRA)는 기관지 확장, 기침 감소, 폐 기능 호전, 기도염증 및 천식 악화 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 아스피린 과민성 천식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몬테루카스트(montelukast), 프란루카스트(Pranlukast) 등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개발한 자피르루카스트(zafirlukast)는 기분 저하, 이상 사고·행동, 심한 부비강 통증 및 충혈, 팔다리 무기력증, 천식 증상의 악화나 정체 등으로 국내서는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몬테루카스트 제제는 천식·알레르기 환자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사용빈도가 높다. 1일 1회 10mg을 경구 투여하며 한국MSD ‘싱귤레어정’, 한미약품 ‘몬테리진캡슐’, 종근당 ‘모놀레어정’ 등이 있다. 몬테루카스트는 우울증, 초조, 수면장애, 자살 기도 등 신경정신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5일 몬테루카스트의 신경정신과 부작용에 대한 경고를 최고 수준인 ‘블랙박스 경고’(black box warning)로 높였다. 2008년 이후 일부 심각한 부작용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으나 많은 환자와 의사가 이러한 부작용 위험을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FDA는 특히 알레르기비염 환자 중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몬테루카스트의 처방을 피하도록 권고했다.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프란루카스트도 류코트리엔 작용을 차단해 증상을 완화한다. 1회 75mg을 1일 2회 아침, 저녁 식후 경구투여한다. 동아ST의 ‘오논캡슐’, 유한양행 ‘프라카논정’ 등이 있다.

스테로이드, 장기간 복용 피해야 … 메틸산틴계 테오필린, 불면증 부작용 주의

증상이 심한 경우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낮은 용량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수면장애, 식욕 증가, 감정변화 등 전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장기간 복용은 피하는 게 좋다.

천식 치료에 사용되는 메틸산틴계(methylxanthines) 약물인 테오필린(theophylline)도 많이 쓰인다. 기관지 평활근을 이완해 기관지 확장을 유도하는 기전으로 증상을 완화한다. 카페인과 유사한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심장에 부담을 주거나, 불면증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국먼디파마 ‘유니필서방정’, 보령제약 ‘오스틴서방캡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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