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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코로나19 재양성‧장기입원환자 … 만성감염병 혹은 치료실패?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4-16 19:52:26
  • 수정 2020-04-17 17: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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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양성자 141명‧4주 이상 장기 입원환자 1000여명 … 원인불명, 방역 골칫거리로 부상
양성과 음성을 반복하는 신종 코로나 재양성 환자와 장기입원 환자가 늘어나면서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만성감염병 발전 여부와 치료 지침 이상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양상을 주시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의 첫 환자가 발생한 지 만 3개월이 다 되어간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줄어 통제되는 듯 하지만,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재양성 환자와 장기입원 환자가 방역당국의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다. 이들이 방역의 구멍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넘어 근본적으로 치료법이 잘못된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도 나오는 상황이다. 조심스럽게 만성 감염병으로 발전됐을 가능성을 추측하는 이도 있다. 길어지는 신종 코로나 치료 무엇이 문제일까?
 
누적 재양성 환자 141명, 사스‧메르스와 다른 양상 
 
16일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자가격리 해제 후 다시 양성이 된 재양성 사례는 141명으로 전날보다 8명 늘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재양성자 중 유증상자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며 “유증상자와 무증상자의 비율은 대체로 반반 정도의 비율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연령별 코로나19 재양성 사례는 20대 22.6%으로 가장 높고 50대 18.5%, 30대 15.3%, 60대 12.1%, 40대 10.5%, 80대 이상 10.5% 순으로 나타났다. 젊은 20대에서 재양성률이 가장 높지만 그 다음은 50대 다시 40대 순으로 연령과 관계성을 짚어내기도 어려운 양상이다.
 
재양성은 재발과 사뭇 다른 개념으로 신종 코로나 증상의 발현과 상관없이 치료된 환자에서 바이러스가 다시 검출됐다는 의미다. 이런 재양성 양상은 신종 코로나의 특징으로 비슷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질환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나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에서는 보인 적이 없다.
 
4주 이상 장기입원 환자 1000여명, 3명중 1명 꼴
 
재양성 환자만큼 당국을 골치 아프게 하는 것은 장기입원 환자다.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 중 4주 이상 장기입원 중인 환자는 1000여명이다. 이들은 계속 늘고 있어 의료기관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국내 누적 확진환자는 1만537명이며 7447명은 격리 해제됐고 2873명은 아직 격리치료 중이다. 이 중 34.8%가 한 달 이상 장기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그 중 가장 오래 입원한 환자는 대구지역 슈퍼전파자로 지목되는 31번 환자다. 16일 기준으로 59일째 입원 중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경증환자의 입원기간은 통상 2주인데 비해, 중증환자는 3~4주가량이다. 31번 환자처럼 50일 이상 입원한 환자는 전체의 4.9%다.
 
4주 이상 장기입원 환자들의 특징은 공교롭게도 재양성 환자의 양상과 비슷하다. 회복 기미를 보이다가 다시 폐렴 증상이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중이다.
 
사라질 듯 되살아나는 바이러스, 원인은 감감
 
재양성 발현의 원인과 관련, ‘바이러스 재활성화’ ‘검사 오류’, ‘바이러스 변이’ 등 여러 가설이 제시되고 있으나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재감염과 재활성화 모두 가능성이 있으나 전문가들은 재활성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재감염으로 보기에는 재양성까지의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폐렴 증상의 중증도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장기입원 환자들의 양상을 볼 때도 유독 재활성화가 심한 바이러스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형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 “재양상 환자들이 모두 한 달 안에 재확진된 것은 재감염보다는 바이러스 재활성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TF팀장)은 “코로나19는 우리가 지금껏 봐왔던 바이러스처럼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고 끝에서 굉장히 지저분하게 양성과 음성을 반복한다”며 “중국에서도 재확진자가 많아 격리해제 후 2주, 4주차에도 병원에 와서 진찰을 받도록 하는 지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만성감염병 가능성 주시 … ‘1차 투약제 칼레트라가 원인’ 주장도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가 변이 등을 일으켜 만성감염병으로 발전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방역 당국도 신종 코로나가 완치나 사망까지 6개월 이상 소요되는 만성질환인지 확인하기 위해 31번 환자를 주시하고 있다. 만성 감염병이라면 젊은층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면역세포를 회피하거나 속이는 특성을 지녔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면 항체뿐 아니라 다른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제대로 인지하기 어렵다.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기존 항체로는 막을 수 없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에는 변이 자체가 많다”며 “진화의 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변이가 의미 있는 유전자 부위에서 발생하고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염경로, 전파력, 초기증상 등은 알려졌지만 장기적으로 어떨지 모른다. 급성으로 끝날지 만성으로 갈지, 수시로 재발하는 병이 될지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성과 음성이 반복되는 원인으로 신종 코로나의 1차 투약제제인 애브비의 ‘칼레트라정’(Kaletra 성분명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lopinavir/ritonavir)이 지목되기도 했다. 이혁민 교수는 “일부 확진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는 칼레트라가 재확진을 유발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피력했다.
 
그는 “칼레트라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불완전하게 억제하면서 항체가 생기는 것을 방해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자체적인 면역력으로 항체가 생겨야 음성이 유지될 수 있는데 칼레트라가 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칼레트라 영향으로 유전자 증폭검사인 중합효소연쇄반응(PCR)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오지만 약효가 떨어지면서 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아직 만성감염병 결론 일러 … 방역당국, 가능성 열고 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아직은 신종 코로나를 만성감염병으로 결론 낼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확진자의 대다수가 완치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6일 기준 국내 확진자 중 완치자는 7757명으로 완치율은 73%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양성을 받은 확진자의 바이러스가 다시 양성으로 나와도 한두 달 이상 지속되는 형태는 아니고, 반짝 재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호흡기 바이러스가 만성으로 머무르며 증상을 지속시키는 질환은 지금까지 없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얼마나 오래 가느냐의 문제인데 결국 음성판정을 받게 된다”며 “지카 바이러스도 6개월까지 정액에서 분리된 사례가 있다. 드문 일지만 여러 양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재양성 환자의 전파력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전파력이 남아있다면 이들이 다시 지역사회의 감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이들로부터 2차 감염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에게 전파력이 없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방역당국은 다양한 가능성을 모두 열고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바이러스 재양성 원인에 대한 가설 수립·검증을 위한 가검물 확보, 바이러스 분리 배양 및 전파력 확인 등의 과정을 거치면 재양성 분석에 10일∼2주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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