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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이 바라보는 코로나19에 대한 10가지 궁금증
  • 홍세정 기자
  • 등록 2020-03-13 16:57:58
  • 수정 2020-03-14 0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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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오염된 표면에 최대 9일까지 살 수 있으나 이를 접촉해 감염된다는 근거는 아직 없으며, 반면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는 오염된 표면에 5초만 접촉해도 31.6%가 손에 전달된다.
미국내 확진자가 13일 1300명에 육박하는 등 뒤늦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미국을 강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유럽 국가에 대해서 13일부터 30일 간 미국 입국을 사실상 금지시키는 조치를 발표했다. 영국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여행제한 해제를 시사했다. 

트럼프는 신종 코로나 사태 초반 미국의 철벽 같은 방역을 확신했으나 미국내 확진자 확산, 이로 인한 주가 폭락 등이 가시화되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보고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 달 전 한국의 모습과 비슷하게 불안과 초조감이 역력하며 이에 반해 한국인은 내성이 생긴 듯 안정감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미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정보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도 넘쳐나고, 몇몇 의학용어는 상당수 미국민이 헷갈려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과 동물에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계열의 이름이며, 지금 세계를 뒤흔드는 것은 ‘SARS-CoV-2’ 또는 ‘2019-ConV’, ‘코로나 19’란 약칭으로 부르고 있다. 이로 인한 감염증을 세계보건기구(WHO)는 ‘COVID-19’로 명명했다. 

뒤늦게 다급해진 미국의 언론들이 바라본 ‘코로나19에 대한 궁금증 10개’를 뽑아봤다. 익히 알려진 상식일 수도 있지만 한국인의 시각과 어떻게 상이한지 알아본다.   

1.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일 코로나19 펜데믹 선언을 했지만 이는 일반인의 일상생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선언은 그저 선언일 뿐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정부나 공중 보건기구는 감염을 통제하는 데 많은 자원을 쏟아부을 것이다. 팬데믹은 세계적인 규모로 발전한 전염병을 뜻하며, 전염병은 넓은 지역에 예상보다 빠르게 퍼지는 감염을 의미한다. 

2. 중국산 제품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중국에서 수입된 동물이나 동물성 제품이 미국에서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바이러스의 입자가 있는 표면이나 물체를 만진 다음 자신의 입이나 코, 눈을 만지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지만 바이러스가 퍼지는 주된 방법이라는 증거는 없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표면에서 최대 9일 동안 살 수 있지만 오염된 표면으로부터 손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정도에 관한 데이터는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의 경우 오염된 표면에 5초만 접촉해도 바이러스의 31.6%가 손에 전달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기침에 의한 모든 질병은 ‘코로나19’다?
미국은 지금 독감의 계절이다. 모든 제품이 포장돼 전달된다고 해도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5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계열은 여러 개가 있다. 라이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인간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은 일반 감기의 원인이며 1년 내내 우리 주위를 돌고 돈다. 현재 기침이 우려되는 경우는 기침, 발열, 호흡곤란으로 아프고 코로나19에 전염된 사람과 가깝게 접촉한 적이 있거나, 최근 코로나 19가 퍼져 있는 지역에 거주하거나 여행한 적이 있는 경우다. 

4. ‘지역사회 전파’은 누구나, 어디서나, 언제든지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사회 전파(community spread)란 용어는 감염의 근원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을 때 사용된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전염병 환경에서 일어난다. 일단 감염 수준이 특정 단계에 도달하면, 감염 지역으로의 여행이나 아픈 사람과 밀접 접촉 등 일반적인 위험 요소가 없어도 감염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은 언제 어디에서 감염자를 만났는지 모를 수도 있다. 잠복기이거나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상대의 감염 여부를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접촉 자체는 알든 모르든 전염의 필수 통로이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은 손을 깨끗이 유지하거나 몸이 안 좋을 때는 집에 머무는 등의 방법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 

5.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죽는다? 아니다. 노약자, 기저질환자만 죽게 된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만성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연령층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전체 감염률 1%에 불과한 9세 미만 아동 중 사망자가 보고된 적은 없다. 10~19세도 이와 비슷하다. 확진자 중 20~29세는 약 8%, 30~79세는 87%를 차지한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은 고령층에 치우쳐 있다. 70~79세의 치사율은 8%이며, 80대 이상 노인은 14.8%다. 기저질환자의 치사율은 더 높다. 또한 남성 감염자가 더 많고, 증상이 더 심각하며, 사망률이 더 높다.

6. 코로나19는 독감보다 전염성이 높거나 치명적이다?
이것은 어려운 문제다. 특정 자료의 일부만 보면 그러한 진술은 사실인 것 같지만 전체 맥락을 보면 또 다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의 치명률은 독감보다 높은 것으로 자주 보고되지만, 치명률은 환자 모집단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감염자 수나 사망자 수와 같이 감염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상당히 다를 때 한 감염률을 다른 감염률과 비교하는 것은 번거롭다.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치사율은 1% 미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현재 치사율인 약 2%보다 낮다. 그러나 연간 약 3500만명의 독감 환자 중 사망한 사람은 더 많을 것이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확진자 약 11만4000명과 비교할 때 수적으로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성에 대한 자료는 확실히 더 많은 변수를 고려해 산출됐다는 점에서 믿을 만하다. 많은 자료들이 신종 코로나가 독감보다 약간 더 전염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예방법은 같다. 모든 주요 보건기관과 정부 관계자, 대중교통 시스템 등은 손을 자주 씻고,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는 팔꿈치에 가리고 하며, 아플 때 집에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7. 마스크가 당신을 병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예방 조치로 얼굴에 마스크를 쓰는 것은 현재 일반 대중에게 권장되지는 않는다. 병원이나 클리닉 환경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직접 접촉하는 의료 종사자는 적절한 가운을 입고 장갑을 낀 후 N95 호흡용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N95 마스크(filtering facepiece respirators;FFRs)는 사람이 마스크를 통해 숨을 쉴 때 공기 중 입자를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이와 달리 다른 얼굴 마스크는 대형 비말 감염을 막는 데만 효과적일 뿐이다. N95가 아닌 마스크를 쓰는 것은 몸이 불편하거나 기침 또는 재채기를 하는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의 감염 확산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8. 해외여행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 CDC는 코로나19를 포함한 여러 전염병에 여행 권고안을 제시한다. 경고 수준 3은 ‘특정 지역으로 불필요한 모든 여행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경고 수준 2는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과 노인들이 그러한 장소로 여행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경고 수준 1은 ‘이러한 장소로 여행을 취소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내에서는 공기 순환과 공기 여과시스템 때문에 감염의 위험성은 낮다. 그러나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이 경우 양심에 따라 손을 깨끗하게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크루즈는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모여 밀접 접촉하기 쉬운 장소다. CDC는 크루즈에서 자주 손을 씻고, 얼굴을 만지는 것을 피하고, 몸이 안 좋으면 선실에 머물며 즉시 선내 의료센터에 알릴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9. 독감 및 폐렴 백신은 코로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인플루엔자나 폐렴 백신이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불충분하다. 두 질환은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이들 두 백신은 코로나19에 기여하지 않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및 연쇄상폐구균에 대해서만 활성을 보인다. 그러나 두 가지 백신을 맞는 것은 매우 권장된다. 잠재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가능성 평가를 단순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 더위가 바이러스를 죽인다?
일부 정부 고위 관료들이 높은 온도에서 바이러스가 죽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현재 이에 대한 확실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대부분의 바이러스 감염률은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 동안 감소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단서조항이 있다. 사람들은 오랜 시간 서로 가까이 있을 가능성이 적어야 하며, 북반구 국가들은 따뜻한 달로 접어들고 있지만 남반구는 그 반대라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등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이전의 경험과 연구를 볼 때, 이 바이러스 계열은 더 따뜻한 기후에서 생존하는 데 거의 문제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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