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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제약사 CEO 대부분 연임 … 사외이사는 법률·경영 분야 강화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3-05 15:16:45
  • 수정 2020-03-10 21: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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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매출증대 등 호실적에 경영능력 인정받아 … 6년 임기제한법 시행, 사외이사 계속 교체 전망
3월 정기총회에서 연임이 예상되는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왼쪽부터),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 안재현 보령제약 대표
국내 제약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재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주주총회 소집공고에 따르면 현재 재임 중인 15개사 CEO의 재선임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새로 상정된 사외이사 선임 건에선 법률·경영·의료·세무 등 기업 상황에 맞는 분야별 전문가가 이름을 올렸다.

주요 제약사 CEO들이 교체 없이 연임된 것은 회사의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끌면서 미래 먹거리 창출에 대한 비전 등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의 활발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 돋보였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4연임에 성공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CDMO(위탁개발·생산) 수주 물량 확대와 1·2·3공장 가동률 증가 등으로 2019년 매출 7016억원을 기록해 2018년 5358억원 대비 약 3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917억원으로 같은 기간 557억원 대비 64.8%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이익 729억원을 반영해 2029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물 인멸 등 혐의로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관련 임직원이 구속됐고 김 사장에 대해 분식회계 주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되는 등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셀트리온그룹은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임기가 3년 연장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결 기준 매출 1조1285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전년 9820억원 대비 14.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870억원으로 같은 기간 3477억원 대비 11.6% 늘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 호조와 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의 실적 개선에 따른 결과다.

유럽시장에서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들은 동일 성분 제품군에서 물량 대비 ‘램시마주’는 59%, ‘트룩시마주’는 39%, ‘허쥬마주’는 18%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피하주사제형인 ‘램시마SC주’는 유럽에서, 트룩시마·허쥬마는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돼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제약은 간장질환치료제 ‘고덱스정’ 판매가 늘어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램시마SC 미국 판매는 현지 임상 3상을 마친 뒤 2022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와 안재현 보령제약 대표도 연임된다. 지난해 한미약품 매출은 1조1136억원으로 2018년 1조159억원 대비 9.6% 늘었다. 영업이익은 1038억원으로 전년 835억원보다 24%, 당기순이익은 638억원으로 지난해 341억원 대비 87% 성장했다.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 패밀리, 고지혈증약 ‘로수젯정’,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캡슐’ 등 제품이 큰 폭으로 성장했고, 중국 북경한미약품 호실적이 매출 증대를 견인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5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7% 성장했다. 영업이익 390억원, 당기순이익 322억원으로 각각 54.59%, 58.66% 늘었다. 자체 개발한 고혈압치료제 ‘카나브 패밀리’ 판매가 주효한 역할을 했다. 이 치료제로만 2019년 3분기까지 매출 510억원을 올렸다.

이재준 영진약품 대표는 임기가 짧은 영진약품에서 3연임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이 회사 CEO 임기는 케이티엔지 인수 이후 1~2년에 불과해 다른 제약사의 평균 임기 3년에 비해 파리 목숨이었다. 지난해 매출액 첫 2000억원 돌파와 영업이익 흑자 전환으로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윤보영 휴온스글로벌 사장, 엄기안 휴온스 대표, 김진환 휴메딕스 대표 등 휴온스 계열사 3곳도 연임된다. 휴온스, 휴메딕스를 포함한 휴온스글로벌의 2019년 연결 기준 매출은 44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성장했다. 2016년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7% 증가한 729억원을 기록했다. 보톨리눔톡신 제제 ‘리즈톡스주’, 골관절염치료제 ‘하이히알원스주’ 등 신제품이 호실적을 주도했다.

이밖에 이정진 종근당바이오 대표이사,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 백승호 JW신약 대표, 한종현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 안은억 녹십자엠에스 대표, 유제만 신풍제약 대표 등의 연임이 예상된다.

각 제약사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도 눈길을 끈다. 임기 6년 제한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다수 제약사가 임기가 끝난 사외이사 교체에 나섰다. 신규 후보자 경력 중 가장 많은 분야는 법조계였다. 

동국제약은 이민구 사외이사를 임채근 변호사로 교체한다. 압구정서울성형외과 원장인 이민구 이사는 오는 10일부로 6년 임기가 마무리된다. 이 이사는 2006년~2010년에도 동국제약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이번에 신규 후보로 올라온 임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법무법인 신촌에서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부광약품도 서울지방법원 판사 출신 김범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김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사법시험 27회 출신으로 부산지법, 서울가정법원 등을 거쳐 케이엘파트너스 대표 변호사 및 국제상공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를 지목한 곳도 있다. 종근당홀딩스는 김춘순 순천향대 미래융합대학원장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김 교수는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 공무원 출신으로 차관급인 국회예산정책처장을 지냈다.

GC녹십자는 임기가 만료되는 최윤재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를 대신해 이춘우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자로 올렸다.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충북대를 거쳐 서울시립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도 역임하고 있다.

삼진제약과 경동제약은 세무 전문가를 후보로 낙점했다. 삼진제약은 국세청으로부터 2014년부터 3년간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으로 220억원 이상을 부과받아 세무 업무 프로세스 개선 필요성이 매년 지적돼 왔다. 이에 신규 후보자로 서울국세청장 출신인 오대식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지명됐다. 서울대 고고학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21회에 합격해 국세청 조사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근무했다. SKT, CJ그룹, 메리츠금융지주 등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경동제약은 2013년부터 3년간 세무조사로 약 152억원을 부과받았다. 이에 사외이사 후보로 이상우 열림세무회계사무소 대표세무사를 선임한다. 이 후보자는 경기지방국세청 남양주세무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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