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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문 연 신종 코로나 생활치료센터, 응급상황 대비는 글쎄...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3-03 17:50:26
  • 수정 2020-03-04 15: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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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상‧의료인력‧장비 부족 … 전문가들 ‘대강당 공동 격리로 효율적 모니터링’ 제안
지난 2일 대구시에 위치한 중앙교육연수원(사진)에 신종 코로나 경증 확진자를 수용하는 생활치료센터가 문을 열었으나 외진 위치와 충분하지 못한 인력 등으로 응급상황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지난 2일 대구광역시에서 생활치료센터가 문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들을 받기 시작했다. 중증환자에게 치료를 집중하기 위해 도입된 경증확진자 수용시설이다. 전문가들은 확진자의 증상 정도에 따라 치료 시설을 나누는 정책에 환영하면서도 충분하지 않은 시설과 의료진으로 확진자 치료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경도 확진자 및 퇴원 감염자 격리 수용 … 전파 억제 및 치료지원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대응 7번째 개정 지침’을 지난 2일부터 시행했다. 개정 지침에 의하면 입원치료가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환자는 신속하게 입원치료를 하되 그럴 필요가 없는 경증의 확진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생활·의료지원을 받게 된다. 전파를 예방하고 경증 환자의 치료를 돕기 위한 격리 조치인 셈이다. 이에 따라 각 시도는 생활치료센터 시설을 선정, 운영하게 된다.
 
확진자는 경증, 중등도, 중증, 최중증 등 4단계로 분류되며, 경증 환자는 병원 대신 관리가 가능한 생활치료센터에 격리해 경과를 관찰하게 된다. 생활치료센터에는 전담 의사와 간호사 등이 배치돼 하루 2번 시설 내에서 확진자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한다. 의료진이 환자를 임상 관찰하고 변화가 있을 경우 중증도를 판단해 입원치료를 결정하고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했다.
 
경증 확진자 외에도 퇴원한 중증 감염자의 수용도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의료기관에 격리입원 중인 환자도 증상이 호전되면 우선 퇴원하고 환자관리반의 판단에 따라 생활치료센터 수용 또는 자가요양, 자가격리 된다. 지금까지 감염자는 증상이 회복되더라도 전염력이 사라질 때까지 2주간 입원하는 것으로 규정됐지만 이번에 바뀌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생활치료센터는 가능한 1인 1실을 원칙으로 하지만 시설의 특성에 맞게 다인실에 들어갈 수도 있다”며 “건물 자체가 통제되고 의료진 및 지원인력과 확진자 간 노출을 최소화해 지역 내 제3자의 감염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부터 개소, 다음 주 초까지 2000여 병상 목표
 
가장 먼저 생활치료센터가 개소된 곳은 환자가 급증한 대구시다. 중앙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대구시에 위치한 교육부 소관 중앙교육연수원에 160명의 입소가 가능한 첫 번째 생활치료센터(대구1 생활치료센터)가 문을 열었다. 2일과 3일 입소한 경증 환자 159명(3일 오후 5시 기준)은 경북대병원의 의료적 관리를 받으며 경과를 모니터링 중이다.
 
3일에는 삼성서울병원이 관리하는 경북 영덕군 삼성인력개발원(경북대구1), 고려대의료원 의료진이 파견된 경주농협교육원(경북대구2)이 생활치료센터로 문을 열었다. 이들 센터엔 각각 210명, 235명이 입소할 수 있다. 또 이번 주 중 서울대병원이 지원하는 문경 서울대병원인재원(경북대구3)이 추가로 개소해 경증 환자를 수용하게 된다.
 
보건당국은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경증 확진자가 가능한 많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수 있도록 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 “국공립과 민간의 시설들을 활용, 최대한 신속하게 확충해 다음 주 초까지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를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 이상 확보할 수 있도록 계속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등도 이상 환자들을 위한 병상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대구보훈병원, 국립마산병원, 국군대전병원 등을 신종 코로나 중증 환자를 위한 전용병원으로 운영 중이며, 상주와 영주의 적십자병원도 추가해 신종 코로나 중증 환자들을 입원시키고 있다. 현재 병실 시설공사를 진행 중인 국군대구병원은 이번 주 중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응급상황 대비 부족 지적, 강당시설에서 공동 격리 고려
 
의료 전문가들은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치료시설을 달리하고, 경증 환자 격리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병상 운영에 동의하면서도 의료장비의 미비와 부족한 의료인력 등으로 방역과 치료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환자가 폭증하거나 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급변하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인프라 부족을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생활치료센터들이 대부분 외진 곳에 개소했다”며 “격리 효과는 있겠지만 증상이 갑자기 악화된 확진자를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응급상황일 때 이동 동선이 길어진다”고 꼬집었다.
 
확진자들에 비해 부족한 의료인력과 의료장비도 불안요소다. 대구1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160여명 입소자를 17명(의사 4명, 간호사 7명, 간호조무사 6명)의 의료진이 모니터링하는 게 역부족이다. 현재 모니터링은 확진자가 스스로 체온을 체크해서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방식인데 이것만으로 임상 변화를 판단해 응급상황에 대비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X-레이나 심전도 등 필요한 의료장비의 구비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대형병원들에게 의료진과 장비 협조를 요청한 상태이지만 구체적인 수량과 지침은 아직 전달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대구1 생활치료센터는 의료진 외에 관계부처 인력 23명, 대구시 직원 10명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확진자의 수를 쫓아가지 못하는 수용인원도 문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3000여명이 넘는 대구지역 확진자 중 입원환자는 1050명뿐이며 입원을 기다리며 자가격리하던 환자 중 사망한 사람이 8명에 이른다”며 “대통령이 긴급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이 가능한 공공연수원과 대기업연수원 등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3000실 이상을 확보하도록 지원해 달라”고 지난 2일 읍소했다. 
 
전문가들도 확진자들의 입소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교수는 “지금 같은 속도로 100명, 200명씩 입소하면 모두 격리되는데 10~20일이 걸리며 그 사이 지속적으로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며 전파 억제를 위해서라도 입소 격리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구시의 체육관이나 엑스포 국제전시장 등 주요 병원시설과 가까운 강당 공간에 확진자들을 함께 격리하여 의료진들이 효율적으로 모니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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