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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진단키트 개발 나선 국내 제약사 … 얼마나 진행됐나?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3-03 01:05:56
  • 수정 2021-06-22 12: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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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미팜·셀리버리, 사이토카인 폭풍 억제 기전 치료제 임상 추진 … 시선바이오, 자체 진단시약 확보해 해외 수급불안정 해소

셀트리온 중앙연구소 연구원이 신약후보물질 발굴 관련 실험을 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우한 폐렴) 환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제약사가 속속 치료제와 진단키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항체가 형성된 완치자의 혈액을 확보하고 신종 코로나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기존 치료제를 기반으로 임상시험 절차를 밟거나 진단시약을 생산해 신속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가장 먼저 셀트리온이 첫 발을 뗐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한 의료기관의 협조로 확진자 혈액을 1차로 공급받았다. 이 혈액을 분석해 우선 항체 검출에 나설 계획으로 향후 임상시험을 진행할 방침이다.

바이오기업 코미팜은 지난달 26일 염증을 동반하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하는 신약후보물질 ‘파나픽스(Panaphix, sodium meta arsenite 포함 조성물)’를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계획승인신청(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 감염, 치명적 외상 등으로 인체 면역체계가 지나치게 활성화해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패혈증의 한 양상이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 감염성 호흡기질환은 호흡기와 폐에 심각한 염증 반응을 유발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이 회사는 파나픽스가 면역세포 신호전달 인자의 활성을 억제해 염증유발 사이토카인인 TNF-α(종양괴사인자알파), IL-1β(인터루킨-1베타), IL-6(인터루킨-6) 등의 배출을 억제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폐렴을 원천적이고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미팜 관계자는 “동물실험 및 다른 질환 환자 37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폐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며 “이번 임상은 각 코호트 당 50명씩 총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면역항암제 개발 업체인 셀리버리도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신약후보물질 ‘iCP-NI’의 임상시험 진행을 위해 경희의료원 등 상급종합병원과 계약을 맺었다. 이 약물은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가 미국 밴더빌트대(Vanderbilt University) 연구교수로 근무하던 2000년대 초 개발한 신약후보물질로 펩타이드 물질인 CP-NI에 새로운 약물전달기술을 적용해 개발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지원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펩타이드 전문 수탁생산기관(CMO)과 임상시료 대량 생산계약을 맺은 뒤 현재까지 2㎏ 이상의 시료를 확보했다. 최근 동물실험에서 iCP-NI가 코로나19와 비슷한 RNA 바이러스 감염성 중증 폐렴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셀리버리 관계자는 “iCP-NI는 혈중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크게 감소시켰으며 폐점막 사이토카인 수준도 상당히 억제됐다”며 “염증을 완화하는 항염증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10(IL-10)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뮨메드가 개발하는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HzVSFv13주’도 코로나19 환자에 긴급 사용 승인됐다. 식약처는 지난달 21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1명에게 이 약물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약물은 바이러스억제물질인 VSF(virus suppressing factor)를 인간 항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부터 인플루엔자(Influenza) 질환을 대상으로 1상 임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환자 투여에 대한 효과에는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한국화학연구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과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기존 약물을 중심으로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후보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약물을 활용해 치료제 개발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보겠다는 판단에서다.

진단키트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개발 단계에 있는 코로나19 진단검사 키트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내리고 신속허가를 신청한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 로슈(Roche)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진단시약 수량이 상당 부분 중국 쪽으로 넘어가면서 국내 생산분이 부족현상을 겪고 있어 검사 진행에 차질이 우려된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진단키트 수급에는 문제가 없으나 진단검사를 위해 핵산을 분리 추출하는 시약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 시약은 정부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진단키트 제조사인 씨젠(Seegene)이 공급한 제품에 사용된다. 이 회사가 제조한 진단키트가 국내 전체 사용량의 약 37.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진단시약 전문기업인 시선바이오테라퓨틱스는 자체적으로 진단시약과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T-PCR) 키트 생산을 마치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 검사법에 비해 소요시간을 단축한 제품으로 개발을 마치고 식약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진단시약과 키트 생산이 모두 가능해 허가가 나는 대로 신속히 제품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진단시약을 보유한 만큼 승인이 나오면 신속하게 생산·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피씨엘은 정확도가 높지만 시간이 6시간 정도 소요되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T-PCR) 방식을 보완할 수 있는 ‘항원 간편 진단키트’(COVID-19 Ag GICA Rapid)를 개발했다. 키트에 침이나 가래를 넣으면 10분 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임신 진단키트를 모델로 개발된 이 제품은 코로나19 검사 정확도가 85% 수준이다. 정확도 향상을 위한 추가 연구를 마친 뒤 식약처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등 신종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개발 플랫폼 기술 확보에 나섰다. 이 회사는 개발 예정인 신종 바이러스 백신의 생산·공급·상업화 과정을 위해 국내외 유관기관들과 업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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