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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톨리눔톡신 제제 적응증 경쟁 시작 … 미용 넘어 치료 영역으로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2-29 23:32:39
  • 수정 2021-07-26 19: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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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디톡스, 지난 17일 경부근긴장이상 치료 적응증 획득 … 원조 ‘보톡스’ 잡고 치료 적응증으로 글로벌 시장 도전
보툴리눔톡신 적응증이 기존 미용 분야에서 질환치료 분야로 확대되면서 국내 제조사들이 새로운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최근 국내사가 개발한 보툴리눔독소 제품에 추가된 적응증은 오리지널인 엘러간(Allergan) ‘보톡스주’가 기존에 보유한 것들이다. 보톡스가 가진 적응증을 확보해 미용·치료 영역 모두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변화는 전세계 보톨리눔톡신 시장 규모가 2018년 48억달러(한화 약 5조7000억원)에서 2024년 70억달러(약 8조4000억원)로 성장이 예상되는 데다 치료 분야 매출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어 성장성이 높게 평가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메디톡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메디톡신주’의 경부근긴장이상 치료 적응증을 획득했다. 2017년 4월 경부근긴장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한 이후 약 3년 만에 이 적응증 획득에 성공했다. 

메디톡신주는 △경부근긴장이상 치료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소아 뇌성마비 환자의 첨족기형(까치발 보행) △눈꺼풀경련 △미간주름 △눈가주름 등 총 6개의 적응증을 확보해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 가운데 가장 많은 적응증을 보유하게 됐다.

경부근긴장이상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목 근육이 경직되며 수축과 긴장이 조절되지 않아 목이 중심에서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거나 위치가 바뀌게 되는 질병이다. 걷기, 운전하기 등 일상 생활에 제약이 크고 외관상으로도 쉽게 드러나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다.

메디톡스는 자체 개발한 3종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적응증을 치료 분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특발성 과민성 방광, 양성교근비대증, 원발성 겨드랑이 다한증 치료 등을 대상으로 3상 임상이 진행 중이다. 만성편두통은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발한 억제(다한증)와 미용 분야의 양성교근비대증(사각턱) 관련 적응증은 올해 상반기 중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번에 적응증을 추가 획득한 ‘메디톡신주’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보툴리눔톡신 제제 중 경부근긴장이상 적응증을 보유한 제품은 엘러간 보톡스주가 유일했다. 보톡스는 △사시 및 눈꺼풀경련 △첨족기형 △경부근긴장이상 △겨드랑이 다한증 △뇌졸중 상지 경직 △미간주름 △편두통 완화 △방광기능 장애 △미간주름 개선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9개 적응증을 획득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주’는 지난해 6월 눈꺼풀 경련 적응증을 추가했다.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뒤 △미간주름 △근육경직 △외안각 주름 등 총 4개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나보타주는 국내사가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제제 중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승인을 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대웅은 치료 적응증 확대를 위해 미국 이온바이오파마와 파트너십을 맺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온바이오파마는 나보타의 미국·유럽·호주·캐나다·러시아·남아프리카 등에서 질환치료 목적으로 허가·수입·판매 등 상업화 관련 독점권을 보유하게 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미국, 유럽, 캐나다 등 50개 국가에서 미용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한 만큼 치료 적응증으로 임상시험만 마치면 허가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양성교근비대증(사각턱)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휴젤의 ‘보툴렉스주’는 △눈가주름 △안검경련 △미간주름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소아마비 후 첨족기형 등 5개 적응증을 확보했다. 양성교근비대증(사각턱)은 2상, 과민성 방광 및 경부근긴장이상 적응증은 1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프랑스 입센(Ipsen)의 ‘디스포트주’는 △눈꺼풀경련 △반측안면경련 △경성사경(spastic torticollis) △뇌졸중에 따른 상지경직 △미간주름 △첨족기형 등을 치료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유일하게 반측안면경련과 경성사경 치료 적응증을 갖고 있다. 

반측안면경련은 한쪽 얼굴이 저절로 떨리고 눈이 감기면서 입술이 비틀어지는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경성사경은 경부 근육이 스스로 수축하고 머리가 기울어져 정면을 보려면 손으로 고정해야 하는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진단과 근본적 치료가 어려웠으나 보톨리눔톡신 제제 등장 이후 단기간 치료효과가 좋아 사용되고 있다.

독일 멀츠(MERZ)의 ‘제오민주’는 △미간주름 △눈가주름 △이마주름 등 3개 부위에 투여할 수 있다. 미용 용도로만 적응증을 갖고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2016년 10월 ‘휴톡스주’(수출용)라는 상품명으로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허가받은 뒤 2018년 4월 ‘리즈톡스주’라는 제품명으로 국내용 제품 허가를 받았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지난해 2월 미간주름 적응증으로 ‘리엔톡스주’의 수출용 품목허가를 받았다. 두 제품 모두 눈썹주름근(Corrugator muscle) 또는 눈실근(Procerus muscle) 활동 관련 미간주름 개선 적응증 1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55억달러(6조6000억원)에 달하고 이 중 60%가량은 치료 목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조사 간 적응증 확대 경쟁으로 치료 분야 시장규모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이같은 선의의 경쟁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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