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무섭게 확산하면서 지금이라도 입국제한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27일 입국제한은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여기에 지난 26일 중국 일부 지역에서 한국인 입국자를 강제 격리조치 한 게 알려지면서 우리도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발 확진자 급증으로 애초부터 코로나 사태 초기에 중국인 입국을 틀어막았으면 확진자가 1766명(27일 오후 7시 기준)에 달하는 참극과 중국의 배은망덕한 처사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중동·동남아 등서 한국인 입국 금지 또는 의심자 격리 나서
국내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에 달해 중국 다음으로 많은 수를 기록하면서 한국인의 입국을 막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27일 기준 중국, 몽골, 싱가포르, 이스라엘, 요르단, 베트남, 세르비아, 보스니아 등 42개국에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금지나 입국절차 강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의 경우 지난 26일 산둥성 웨이하이시가 인천발 제주항공과 동방항공 탑승객 중 일부가 발열 증세를 보였다며 한국인 30명을 포함한 탑승객 전원을 지정시설에 격리 조치했다. 지린성 옌지 등 중국 동북 3성의 일부 도시도 한국발 항공편 승객의 통로를 분리했다. 27일 현재 웨이하이와 난징에서 격리된 한국인은 233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에 대해 ‘전염병 통제 가능’이라고 평가했음에도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나자 당국의 외교능력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외교부는 뒤늦게 중국 정부에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조치가 사전협의나 통보가 없이 이뤄졌다며 시정을 요구했으나 뒤늦은 항의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코로나3법으로 장관이 입국제한 조치 가능 … 당국 변동없다.
지난 26일 국회가 코로나3법을 결의하면서 대통령 긴급명령으로만 시행할 수 있었던 감염병 유행지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가 장관 차원에서도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이날 통과된 검역법 개정안은 복지부 장관이 감염병 의심자에 대한 입국금지 기준 범위를 지역 단위로 확대해서 취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또 법무부 장관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감염병 환자나 공중위생상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 입국금지를 할 수 있다.
법령이 마련됨에 따라 지금이라도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의사회는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중국 전역에서 유입되는 입국을 전면 금지하자고 주장한 이래 지난 24일까지 총 7번에 걸쳐 같은 입장을 공표했다.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27일 정오 기준 76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당국은 입국제한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특별한 상황 변화라는 명백한 근거가 있다면 다른 조치를 검토할 수 있으나 최근 확진자 발생 상황을 보면 지역사회 전파가 그 원인”이라며 “국내외 상황을 종합할 때 추가 차단조치로 외부 유입 요인을 줄이는 것보다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전략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한 질의답변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며 “열도 기침도 없는 한국인이 중국에서 입국하면서 감염원을 가지고 들어온 것이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박 장관은 “중국인이 감염됐을 수도 있지만, 우리 국민도 감염이 됐을 수 있기에 모두를 막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중국인 입국 제한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이에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7일 당내 최고의원회의에서 박 장관이 국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박 장관이 사태 악화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했다”며 “‘대한감염학회가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거짓말도 했다”면서 “감염학회는 이미 후베이성 제한만으로 부족하다, 위험지역에서 오는 입국자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대한감염학회를 비롯해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도 지난 2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대정부 권고안’을 내고 정부가 취한 조치 이상의 위험지역 입국자들의 제한과 방문 제한을 권고한 바 있다. 대한감역학회는 “후베이성 외의 중국지역에서 코로나 감염이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지해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실상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자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대정부 권고안에 표명했다.
현재 정부는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는 사람의 입국만 금지하고 있으며, 중국·홍콩·마카오를 ’오염지역‘으로 지정하고 여기서 온 내·외국인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감염자 1766명, 한국인 입국금지 국가 중국 포함 42개국 전문가 의견 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무섭게 확산하면서 지금이라도 입국제한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27일 입국제한은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여기에 지난 26일 중국 일부지역에서 한국인 입국자를 강제 격리조치 한 게 알려지면서 중국인 입국금지를 둘러싼 갈등이 더 첨예해지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1766명(27일 오후 7시 기준)에 달해 중국 다음으로 많은 수를 기록하면서 한국인의 입국을 막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27일 기준 42개국에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금지나 입국절하 강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이 중에는 신종 코로나 발생지인 중국이 있다. 지난 26일 산둥성 웨이하이시는 인천발 제주항공과 동방항공 탑승객 중 일부가 발열 증세를 보였다며 한국인 30명을 포함한 탑승객 전원을 지정시설에 격리 조치했다. 동북3성과 지린성의 일부 도시도 한국발 항공편 승객의 통로를 분리했다. 27일 현재 웨이하이와 난징에서 격리된 한국인은 233명이다.
WHO가 한국에 대해 ‘전염병 통제 가능’이라고 평가했음에도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나자 당국의 외교능력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외교부는 뒤늦게 중국 정부에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조치가 사전협의나 통보가 없이 이뤄졌다면 시정을 요구했으나 뒤늦은 항의라는 비난 여론이 거셌다.
코로나3법으로 장관이 입국제한 조치 가능 … 당국 변동없다.
지난 26일 국회가 코로나3법을 결의하면서 대통령 긴급명령으로만 시행할 수 있었던 감염병 유행지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가 장관 차원에서도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이날 통과된 검역법 개정안은 복지부 장관이 감염병 의심자에 대한 입국금지 기준 범위를 지역 단위로 확대해서 취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또 법무부 장관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감염병 환자나 공중위생상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 입국금지를 할 수 있다.
법령이 마련됨에 따라 지금이라도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의사회는 24일 중국발 입국을 금지하자는 입장문을 7번째로 발표했다.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76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하지만 당국은 입국제한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특별한 상황 변화라는 명백한 근거가 있다면 다른 조치를 검토할 수 있으나 최근 확진자 발생 상황을 보면 지역사회 전파가 그 원인”이라며 “국내외 상황을 종합할 때 추가 차단조치로 외부 유입 요인을 줄이는 것보다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전략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에 출석해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한 질의답변에서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박 장관은 “중국인이 감염됐을 수도 있지만, 우리 국민도 감염이 됐을 수 있기에 모두를 막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중국인 입국제한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현재 정부는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는 사람의 입국만 금지하고 있으며, 중국․홍콩․마카오를 '오염지역'으로 지정하고 여기서 온 내·외국인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의협·야당 ‘지금이라도 중국발 입국 막아야’
대한의사협회와 다수의 의료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중국발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협은 지난 24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사태 초기에 입국금지 조치를 했으면 지금처럼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며 ”골든타임을 놓쳤지만, 이제라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한시적 입국금지 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발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각국의 감염자 현황을 들 수 있다. 26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확진자 급증 국가로 한국·이탈리아·이란을 꼽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많고, 이탈리아는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으며, 이란은 사망자 숫자가 전세계에서 중국 다음이다. 이들 세 국가는 모두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 않았다.
반면 사태 초기부터 중국발 입국을 봉쇄한 몽골, 라오스, 북한은 중국 인접 국가임에도 확진자가 없다. 이달 2일부터 중국발 비자를 중지한 베트남도 지난 13일 이후 확진자 16명, 완치자 15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3일부터 국경을 봉쇄한 러시아도 밀입국 중국인 2명을 제외하면 확진자가 0명이다. 지난 2일 미국은 후베이성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고 미국인의 중국 여행도 막아놨다. 덕분에 미국 내 감염자가 60명에서 멈췄다는 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이지만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강력한 방역 권고에 27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 대책 책임자로 임명했다. WHO도 봉쇄는 가장 효과적인 방역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역감염 차단이 우선’
정부는 입국제한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데 우선한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은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굉장히 높아 해외에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보다 지역 내 감염에 집중해 방역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은 초기 증상이 경미해, 환자들이 감염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의료기관이나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어 산발적인 유행이 다수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경증과 중증을 선별 진료해 치료의 효율성 제고, 경증 환자 및 의료진 보호에 나선다는 방안이다. 실제로 청도 대남병원에서 사망한 거의 대부분은 고령의 만성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로 경증 환자는 없었기 때문에 이에 주안점을 두고 진료를 전개할 방침이다. 조기발견과 적정치료, 증상 강도별 선별진료를 해결 대안으로 내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지역사회 감염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며 “지금 시점에서 입국제한 조치 확대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27일 △지난 4일 이후 중국인 입국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없어 입국자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중국인 유학생 1만3000명에 대한 2주간 집중 점검 결과 확진가가 없으며 △중국 정부의 출국 억제조치로 국내 중국인 입국자 수가 하루 평균 수 천명 선으로 많지 않으며 △중국 내 확진자도 후베이성을 빼면 최근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고 △최근 오히려 중국으로 가는 우리 국민이 중국인 입국자보다 두 배 정도 많아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가 자칫 우리 국민의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등 5가지 이유를 들어 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국인의 입국 전면 금지조치는 실효성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