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기술료 감소·실적부진에 영업손실 기록 … 한미, 전문약 판매 호조에 영업익 1000억원 넘어
종근당과 보령제약이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 5000억원을 넘기며 순항 중이다. 반면 JW중외제약, 일동제약, GC녹십자 등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한 만큼 올해 이를 만회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예고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잠정실적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매출 기준 상위 10개 제약사(GC녹십자, JW중외제약, 광동제약,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중 아직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유한양행과 광동제약을 제외하고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을 비교한 결과 절반인 GC녹십자, JW중외제약, 일동제약, 종근당 등 4개 제약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인 제약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유일하게 전년 대비 감소한 곳은 JW중외제약으로 5371억원에서 5237억원으로 약 2.5% 감소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7억원, -204억원으로 전년 215억원, 80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2018년 대비 기술료 수익 감소와 주요 제품의 일시적인 실적부진 및 일부 재고 폐기에 따른 원가 상승, 연구개발비 증가, IFRS 15호 수익인식기준 회계처리변경에 따른 영향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1조원 이상 매출액을 기록한 곳은 GC녹십자(1조3697억원), 한미약품(1조1136억원), 종근당(1조786억원), 대웅제약(1조5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6%, 9.6%, 12.9%, 6.5% 성장했다. GC녹십자, 한미약품은 2018년도와 마찬가지로 1조원 이상 매출을 유지했고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경우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으며 보령제약은 2018년 매출 4604억원보다 13.8% 성장한 5242억원을 기록해 큰 폭 성장을 이뤘다.
GC녹십자는 연결 기준 2018년 대비 혈액제제 2.2%, 백신 15%, 소비자헬스케어 23% 등 매출이 증가가 견조한 성장을 견인하며 내수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3억원으로 19.7%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12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수두백신 수출 이연과 외부도입 상품 유통 중단으로 전문의약품 부문에선 매출 공백이 생겼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전반적인 수익성 변동이 큰 이유는 연구개발비 등 판매관리비가 전년 대비 12.3% 증가했고 영업 외 항목에서 금융자산 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전년 대비 매출이 12.9% 늘었으며, 2014년에 매출 5000억원을 넘은 지 5년 만에 2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영업이익은 1.3% 감소한 770억원을 기록했다. 인센티브로 30억원가량을 지급하고, 경상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41% 늘어난 329억원을 집행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광고비 등 비용을 절감해 영업이익 감소 폭을 줄였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 또는 도입한 신약의 성장세가 외형 성장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당뇨치료제 ‘듀비에정’는 처방액 192억원, 메트포르민 복합제 ‘듀비메트서방정’은 처방액 14억원을 기록해 두 제품으로 200억원을 넘겼다. 도입한 오리지널제품 중 2018년부터 판매한 화이자 ‘프리베나13주’ 폐렴구균 백신이 전년 대비 228%, 골다공증치료제인 암젠 ‘프롤리아프리필드시린지’가 418%씩 성장했다. 이밖에 당뇨병약인 MSD의 ‘자누비아정’, 이탈리아에서 도입한 ‘종근당글린아티린정’ 등 주요 전문의약품 품목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건강기능식품 전문 자회사인 종근당건강의 프로바이오틱스 ‘락토핏’은 2000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이 분야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다.
대웅제약은 2018년 연결 기준 매출액 1조314억원으로 1조 클럽에 가입한 뒤 올해는 별도 기준으로도 1조원을 넘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2.2% 증가했다. 보툴리눔톡신 제품인 ‘나보타주’의 미국 수출 효과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 제품 매출은 2018년 125억에서 지난해 445억원으로 256.4% 성장했다.
전문의약품 부문은 전년 대비 6641억원에서 6.9% 성장한 7103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릭시아나정’, ‘포시가정’, ‘넥시움정’ 등 주요 도입품목과 ‘우루사정’, ‘다이아벡스정’, ‘가스모틴정’ 등 기존 주력 제품의 실적 향상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일반의약품 부문도 같은 기간 922억원에서 21.3% 성장한 111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매출이 6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문의약품, 의료기기, 진단제품, 해외수출 등 전 부문에서 2018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2019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7.9% 늘어난 6122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4.5%, 270.3% 신장한 570억원, 650억원을 달성했다.
이같은 실적은 전 부문의 고른 성장과 일회성 수수료 수익에 힘입었다. 미국 파트너사인 뉴로보파마슈티컬스(NeuroBo Pharmaceuticals)의 미국 나스닥 상장에 따른 평가차익이 반영돼 순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7월 뉴로보파마슈티컬스는 나스닥 상장사 젬파이어테라퓨틱스를 합병해 우회상장했다. 동아에스티는 2018년 1월 뉴로보파마슈티컬스에 당뇨병성신경병증치료제 ‘DA-9801’를 기술수출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의 경우 당뇨약 ‘슈가논정’, ‘주블리아외용액’ 등 신약이 가파르게 성장했고 해외수출 부문은 캔박카스와 결핵치료제인 ‘크로세린캡슐’(완제)과 싸이크로세린(원료) 등 판매가 증가했다”며 “의료기기·진단 부문은 신제품 도입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전년 대비 매출이 9.6%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24% 증가해 103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639억원으로 87%나 늘었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R&D)에 업계 최고 수준인 약 20%(약 2098억원)를 재투자해 활발한 신약개발연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견고히 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전문의약품 매출 확대와 북경한미약품의 지속 성장으로 실적이 늘었다”며 “영업이익도 2015년 대규모 신약물질 기술수출한 지 4년 만에 1000억원을 넘었다”고 말했다. 한미가 자체 개발한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정’, 고지혈증 복합 개량신약 ‘로수젯정’,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캡슐’ 등 3개 제품이 약 21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보령제약은 매출 5243억원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이에 보령제약그룹은 보령바이오파마(약 1000억원), 보령컨슈머(약 600억원) 등 주요 계열사 실적 호조로 총 매출이 7000억원을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제약은 블록버스터 약으로 등극한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정’ 패밀리의 선방으로 2018년 대비 매출이 14% 늘었다. 카나브 패밀리는 지난해에만 매출 810억원을 기록하며 급성장 중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신축한 예산공장의 생산 비중을 8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이같은 성장세가 지속되면 내년엔 매출 1조원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동제약은 2019년 영업이익이 8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8%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실적악화로 전문약은 4분기 매출 7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4분기 763억원에 비해 4.3% 감소한 수치다. 이에 영업이익은 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라니티딘 성분 제제의 발암물질 검출 문제로 매년 200억원 매출을 기록하던 간판 제품인 ‘큐란정’ 판매가 금지된 영향이 컸다. 일동제약은 올해 코프로모션을 진행하는 GSK 일반약 부문 매출이 약 460억원 정도로 지난해 손실액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일반약 판매 외에 새롭게 진출한 화장품·건강기능식품 분야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기능성화장품 ‘퍼스트랩’과 건기식 ‘마이니’ 등 컨슈머헬스케어 매출은 지난해 351억원을 기록해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