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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약물치료의 기본 ‘흡입제’엔 뭐가 있나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02-19 00:08:25
  • 수정 2021-06-22 12: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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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기에 따라 MDI·DPI·SMI로 나뉘어 … 투여방법 복잡하지만 빠른 효과 장점

한국GSK의 ‘벤토린에보할러’(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심비코트라피헬러’,  ‘알베스코흡입제’,  한국GSK의 ‘인크루즈엘립타’

천식(喘息, asthma)은 폐 속으로 공기가 들어가는 통로인 기도에 만성적 염증(주로 알레르기성)이 생겨 기관지가 수축하는 만성 호흡기질환으로 기관지가 과민한 사람에게 흔히 발생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기도 과민성이 점차 증가해 발작적 기침·천명(喘鳴)·호흡곤란 등의 3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천식 환자의 95% 이상이 이런 증상을 보이며 이 영향으로 50% 가량은 야간에 주기적으로 깨게 된다. 감기·독감·(모세)기관지염·폐렴·후두염·만성폐쇄성질환(COPD) 등과 유사하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건의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천식 환자 10만명 당 사망률은 4.9명으로 OECD 평균 1.3명의 3배가 넘는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천식 적정 관리가 미흡한 원인으로 진료지침에서 권고되는 흡입스테로이드 처방률이 낮고, 경구스테로이드 처방 비율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진료지침을 비롯한 국내외 천식 가이드라인에서는 효과적으로 천식을 관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천식 단계에서 흡입스테로이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흡입스테로이드 처방 비율은 2013년 25.4%에서 2016년 33.8%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싱가폴(88%), 태국(55%) 등 동남아시아 국가 처방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윤호주 한양대병원 호흡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 치료를 위해서는 매일 꾸준히 흡입 스테로이드제를 써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흡입제 사용에 대한 불편과 타인 시선 의식 때문에 흡입 스테로이드제 사용률이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질병조절제 vs 증상완화제

천식치료제는 사용 목적에 따라 알레르기 염증을 억제해 천식발작을 예방하는 ‘질병조절제’와 좁아진 기관지를 짧은 시간 내에 완화시키는 ‘증상완화제’로 나뉜다. 질병조절제는 좁아진 기도 근육을 확장시켜 호흡곤란 증상을 지속적으로 조절하고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베타2효능제·항콜린제·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이 있다. 증상완화제는 좁아진 기도를 단시간에 확장시키는 응급약물로 증상을 신속하게 개선하며 속효성 베타2효능제와 속효성 항콜린제가 사용된다.

최강 효과는 흡입 스테로이드 … 베타2효능제·항콜린제도 병용 

흡입스테로이드(inhaled corticosteroid, ICS)는 지속성 천식을 치료하는 염증완화 약물 중 가장 효과적이다. 강력하게 염증을 조절하고 천식 증상이 악화되는 빈도를 줄일 수 있다. 


흡입 방식으로 투여함으로써 약물을 기도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전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흡연자 경우에는 일반 상용량에서는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투여량을 늘려야 할 수도 있다. 베클로메타손(Beclomethasone), 부데소니드(budesonide), 시클레소니드(ciclesonide), 플루티카손(fluticasone) 등이 있다.

스테로이드 흡입제는 면역력 저하를 수반하므로 입 안에 백색 또는 연한 노란색의 반점을 보이는 칸디다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흡입 후에는 입 안을 물로 헹구는 게 좋다. 또 홍역·수두에 걸린 적이 없거나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스테로이드의 영향을 받아 감염되기 쉬운 상태에 노출될 수도 있어 의사에게 알리도록 한다. 어린이는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장기간·고용량으로 사용하면 성장이 지연될 수 있어 과다 사용을 피해야 한다.

흡입 베타2효능제(inhaled β2 agonist)는 ‘지속성 베타2효능제’와 ‘속효성 베타2효능제’로 나뉜다. 교감신경의 수용체 중에서 기관지 확장에 관여하는 베타2(β2)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β2 선택성 효능제라고 한다. 그 중 작용시간이 비교적 긴(12~24시간) 장시간형 약물은 환자가 꾸준히 복용하기에 적합하다. 


이 약물은 기도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기 때문에 흡입 스테로이드제와 함께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살메테롤(salmeterol)과 포르모테롤(formoterol) 등이 있으며 제형에 따라 경구로 복용하거나 흡입한다.
 
속효성 베타효능제는 β2 선택성 효능제 중 작용시간이 비교적 짧은(6시간 이하) 약물로 주로 급성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신속한 기관지 확장이 필요할 때 사용한다. 대부분 천식 환자가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흔히 상비약으로 처방된다. 제형에 따라 경구제나 흡입제로 투여할 수 있으며 빠른 약효를 위해서는 흡입제가 더 적절하다. 살부타몰(salbutamol), 프로카테롤(procaterol) 등이 있다.

베타효능제는 빈맥이나 심부정맥을 초래하고, 고령자에게 고용량 투여 시 손발 떨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뇨제와 함께 복용 시 저칼륨혈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항콜린제 흡입제는 부교감신경을 억제하는 항콜린제를 에어로졸 형태로 분사한다. 흡입하면 기관지 수축을 막는 효과가 있다.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는 없으며 단시간형 β2 선택성 효능제를 대신하거나 추가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프라트라피움(ipratropium), 티오트리피움(tiotropium) 등이 있다. 항콜린성 흡입제는 구강 건조로 인한 충치와 배뇨장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약물전달 빨라 효과적이고 전신적 부작용은 최소화

에어로졸이란 기체인 분산매에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가 분산되거나 현탁된 물질을 말한다. 하기도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용 에어로졸 입자의 직경은 일반적으로 0.5~10μm 범위다. 입자 크기가 너무 크면(10μm 초과) 구강인두에 침착될 수 있으며 5~10μm의 입자는 상기도까지, 1~5μm의 입자는 하기도까지 도달할 수 있다. 매우 작은(0.5μm 이하) 입자는 호기를 통해 배출된다. 따라서 에어로졸 중에 직경 5μm 이하의 미세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미세입자분획(fine particle fraction, FPF)이 높아야 하기도까지 잘 전달된다.

호흡기질환에서 흡입제를 이용한 약물전달은 비침습적이며 투여 시 통증이 없다. 표적기관에 직접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 빠른 발현시간을 기대할 수 있다. 표적기관에 고농도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반면 전신 흡수는 적어 이상반응(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흡입제의 단점은 경구제에 비해 투여방법이 복잡하며 투여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경구제에 비해 중간에 누출되는 약물의 양이 최대 80%에 달할 정도로 많은 편이기도 하다. 사용설명서대로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을 경우 약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원하는 약효를 기대할 수 없는 게 맹점이다. 이런 경우 약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효과가 감소하고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환자가 정확히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천식치료에 쓰이는 흡입기구는 용기 형태에 따라 주로 정량분사식흡입제(Metered Dose Inhaler, MDI), 건조분말흡입제(Dry Powder Inhaler, DPI), 연무형흡입기(soft mist inhaler, SMI), 네뷸라이저(nebulizer)로 나뉜다. 흡입기를 사용할 때 분사되는 양이 적다고 임의로 구멍을 내어서는 안 되고 화재나 약물누출 방지를 위해 화기 옆에 놓는 것을 피한다. 사용 중 이상한 맛이나 냄새가 나면 중단한다.

MDI, 사용 전 흔들어주고 작동과 흡입 동시에 해야

정량식흡입제(MDI)는 알루미늄 캔 등 밀폐된 용기에 들어 있는 약물이 추진제에 의해 일정량씩 분사되는 에어로솔 제품이다. 약물용기·용량챔버·흡입구로 구성되며 일반적으로 몸체에 흡입량을 조절할 수 있는 밸브가 있다. 약물용기 내의 약물은 추진제·계면활성제·보존제·분산제·감미제 등의 혼합물에 현탁돼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추진제와 약물이 분리돼 있으므로 사용 전에는 용기를 충분히 흔들어 약액이 골고루 섞이도록 한다. 약물이 체내로 빠르게 분사되므로 분사 전 충분히 숨을 내쉬고 흡입구 주위를 입술로 물어 틈을 없앤 뒤 분사와 동시에 숨을 깊게 들이마셔야 한다.

순간적으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기 힘든 소아나 노인은 보조장치인 스페이서(spacer)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작은 페트병 모양의 스페이서는 분사약물을 일정 공간에 가둬 지속적으로 흡입할 수 있게 만든 보조장치다. 스페이서 내 약물입자에 묻어있던 추진제가 증발하면서 입자 크기가 작아지면 폐로 전달되기 쉬운 형태가 된다. 다만 스페이서 안쪽으로 숨을 내쉴 경우 약물이 희석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GSK의 ‘벤토린에보할러’(살부타몰황산염),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심비코트라피헬러’(부데소니드+포르모테롤) 등이 대표적이다.

DPI, 일정기준 이상의 흡기속도 필요

건조분말흡입제는 캡슐, 포낭 등에 미세한 분말 형태로 들어 있는 약물이 터지면서 흡입하는 방식이다. 약물저장공간·공기유입구·탈응집격막·흡입구로 구성된다. 구멍이 뚫린 약물저장공간 주변의 공기를 들이마심으로써 흡입기 내에서 난류가 형성돼 약물이 기도로 전달된다. 약물입자 크기는 일반적으로 공기역학중량평균지름(Mass Median Aerodynamic Diameter, MMAD) 5μm 미만이나, 유당이나 포도당과 같은 운반 입자가 응집된 경우에는 이보다 더 큰 경우도 있다.

호흡에 의해 약물이 전달되기 때문에 기기 작동과 흡입 동작의 시점을 일치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기기 내 약물을 에어로졸화하기 위해서는 30~60mL/min 이상의 흡기속도가 필요하므로 흡입력이 약한 유·소아 또는 기관 내 튜브를 이용하는 환자는 사용이 어렵다. 흡입력이 부족할 경우 약물의 구강·인후 침착이 증가해 치료효과는 감소하고 국소적 이상반응이 증가된다. 또 약물의 형태가 건조분말이므로 습한 환경에 노출될 경우 분말이 응집돼 효과적으로 약물 분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기기의 관리와 보관에 주의가 필요하다.

건조분말흡입제는 환자 호흡으로 약물이 체내에 흡입되므로 충분히 숨을 내쉰 후 깊게 들이마셔야 하며 흡입 후 용기 안으로는 숨을 내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국GSK의 ‘세레타이드디스커스’(살메테롤+플루티카손), 한국GSK의 ‘후릭소타이드디스커스’(플루티카손)· ‘인크루즈엘립타’(유메클리디늄) 등이 대표적이다.

SMI, 흡입력이 약한 환자도 사용 가능

연무형흡입기는 스프링에 의한 탄성력, 즉 기계적 에너지를 이용해 액체상태의 약물을 연무형태로 분사하는 기기다. 추진제를 포함하지 않아 사용 전에 흔들어 섞을 필요가 없으며 정량식흡입제보다 분사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기기작동과 흡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문제를 다소 개선했다. 흡입에 의해 작동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흡입력이 약한 환자도 사용이 가능하다.

연무형흡입기에 의해 만들어진 에어로졸 연무 중 미세입자분획(FPF)은 약 65~80%로서 기존 정량식흡입제나 건조분말흡입제에 비해 높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스피리바레스피맷’(성분명 티오트로퓸브롬화물수화물)이 대표적이다.

마우스피스나 마스크로 약물 전달하는 네뷸라이저

네뷸라이저(nebulizer)는 액체 성분의 약물을 전기모터로 분산시켜 코나 입에 꼭 맞춘 마우스피스나 마스크를 통해 미세한 액상 연무형태로 전달한다. 사용 중 숨은 정상적으로 쉴 수 있으며 약물을 흡입하는 데 특별한 신체 조정이 필요하지는 않다. 이 타입은 분무와 흡기시점을 맞추지 못하는 어린 영아나 노인, 다른 기기를 사용할 수 없는 중증 또는 급성의 일부 천식환자에게 사용한다. 다만 모터가 달린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며 흡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게 단점이다. 치료에 약 5~15분 정도가 소요된다. 한국GSK의 ‘벤토린네뷸’(성분명 살부타몰)과 ‘후릭소타이드네뷸’(플루티카손) 등이 있다.

각종 국제천식학회는 치료효과를 높이고 천식환자의 약물사용 편리성과 경제성 등을 고려해 예방약물과 조절약물을 복합한 약을 권하고 있다. 한국GSK의 ‘세레타이드디스커스’와 ‘세레타이드에보할러’는 플루티카손과 살메테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심비코트라피헬러’는 부데소니드와 포르모테롤을 각각 혼합한 대표적인 복합흡입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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