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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에 밍크까지, 중국판 ‘몬도가네’ 우한 폐렴 키웠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20-01-29 19:38:47
  • 수정 2020-09-14 17: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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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바이러스, 큰박쥐 숙주 ‘HKU9-1 바이러스’서 기원 … 같은 포유류 밍크, 중간숙주 유력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29일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열화상 카메라로 병원 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로 인한 ‘우한 폐렴’이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에서 첫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한 달만에 132명(29일 자정 기준)이 사망하고 594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02년 중국 광둥성에서 발병해 1년간 32개국에서 774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 SARS)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국내에선 29일 기준 총 4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들과 접촉한 387명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전역은 물론 태국,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전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문제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긴 숙주의 정체에 보건·의료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1차숙주로는 박쥐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지난 22일 학술지 ‘중국과학: 생명과학’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한 폐렴을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19-nCoV’는 사스의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와 유전자 염기서열이 89.1% 일치하고, 과일박쥐(fruit bat, 큰박쥐)에서 발견되는 ‘HKU9-1 바이러스’를 공통 조상으로 가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국내에서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MERS-CoV)와는 유전자 염기서열이 50%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19-nCoV는 인간 세포수용체인 ‘ACT3’라는 단백질과 유독 강하게 결합해 호흡기 상피세포에 감염된다”며 “ACT3와의 강한 결합력 탓에 전염성이 높고, 메르스와 사스처럼 유전적으로 불안정한 ‘RNA 바이러스’라 천연두·B형간염·헤르페스 같은 DNA 바이러스보다 변이 속도가 최대 1000배 이상 빨라 예방 및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유행한 사스, 메르스, 우한 폐렴 모두 박쥐에서 시작됐다. 박쥐는 음습한 동굴에서 살아 몸 전체에 온갖 기생충과 최대 200여종의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있다. 인간에게 질병을 옮긴 것은 1930년대 흡혈박쥐가 광견병을 옮긴 게 최초다. 지금도 미국이나 남미에서 광견병은 주로 박쥐 때문에 걸린다. 박쥐 몸에는 최대 200개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질병에 무적이다. 이는 시속 160km 속도로 날면서 체온이 빠르게 상승해 면역체계가 활성화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박쥐는 날개가 달린 생김새나 명칭과 달리 쥐와 같은 설치류도, 조류도 아니며 포유로 분류된다. 정확한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6500만년 전인 신생대 초 팔레오세 시기에 식충류(두더지)로부터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야행성인데다 어두운 동굴에 살아 눈이 퇴화한 대신 초음파를 사용해 날아다닌다. 박쥐라는 명칭은 밤눈이 밝다는 의미의 ‘밝쥐’, 야행성을 의미하는 ‘밤쥐’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중국 남부 지방과 동남아시아,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와 로마 등에선 박쥐를 먹으면 박쥐처럼 밤눈이 좋아진다고 믿어 보양식품이나 약재로 사용됐다. 중국 후한 시기에 집필된 최초의 약물학 서적인 ‘신농본초경’은 박쥐가 눈을 밝게 만들고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치료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로 인한 ‘우한 폐렴’이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에서 첫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한 달 만에 132명(29일 자정 기준)이 사망하고 594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02년 중국 광둥성에서 발병해 1년간 32개국에서 774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 SARS)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국내에선 29일 기준 총 4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들과 접촉한 387명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전역은 물론 태국,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전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문제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긴 숙주의 정체에 보건·의료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1차숙주로는 박쥐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지난 22일 학술지 ‘중국과학:생명과학’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한 폐렴을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19-nCoV’는 사스의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와 유전자 염기서열이 89.1% 일치하고, 과일박쥐(fruit bat, 큰박쥐)에서 발견되는 ‘HKU9-1 바이러스’를 공통 조상으로 가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국내에서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MERS-CoV)와는 유전자 염기서열이 50%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19-nCoV는 인간 세포수용체인 ‘ACT3’라는 단백질과 유독 강하게 결합해 호흡기 상피세포에 감염된다”며 “ACT3와의 강한 결합력 탓에 전염성이 높고, 메르스와 사스처럼 유전적으로 불안정한 ‘RNA 바이러스’라 천연두·B형간염·헤르페스 같은 DNA 바이러스보다 변이 속도가 최대 1000배 이상 빨라 예방 및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유행한 사스, 메르스, 우한 폐렴 모두 박쥐에서 시작됐다. 박쥐는 음습한 동굴에서 살아 몸 전체에 온갖 기생충과 최대 200여종의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있다. 인간에게 질병을 옮긴 것은 1930년대 흡혈박쥐가 개에 광견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전파했고, 이것이 다시 사람에게 발병한 게 최초다. 지금도 미국이나 남미에서 광견병은 주로 박쥐 때문에 걸린다. 박쥐 몸에는 다양한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질병에 무적이다. 이는 시속 160km 속도로 날면서 체온이 빠르게 상승해 면역체계가 활성화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박쥐는 날개가 달린 생김새나 명칭과 달리 쥐와 같은 설치류도, 조류도 아니며 포유류로 분류된다. 정확한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6500만년 전인 신생대 초 팔레오세 시기에 식충류(두더지)로부터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야행성인데다 어두운 동굴에 살아 눈이 퇴화한 대신 초음파를 사용해 날아다닌다. 박쥐라는 명칭은 밤눈이 밝다는 의미의 ‘밝쥐’, 야행성을 의미하는 ‘밤쥐’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중국 남부 지방과 동남아시아,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와 로마 등에선 박쥐를 먹으면 박쥐처럼 밤눈이 좋아진다고 믿어 보양식품이나 약재로 사용됐다. 중국 후한 시기에 집필된 최초의 약물학 서적인 ‘신농본초경’은 박쥐가 눈을 밝게 만들고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치료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중국어로 박쥐는 박쥐 편(蝙)에 박쥐 복(蝠)자를 써서 비옌푸(蝙蝠)라고 불린다. 중국어로 박쥐 복과 행복의 복을 의미하는 복 복(福)자의 발음이 ‘푸’로 같다. 또 널리 알린다는 의미의 두루 편(遍)과 박쥐 편(蝙)의 발음이 ‘비옌’으로 같아 ‘비옌푸’라고 하면 박쥐 외에 행복을 널리 퍼뜨린다는 의미도 된다. 이 때문인지 중국 사람들은 박쥐를 먹는 것을 복을 먹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중국에서도 널리 먹는 음식은 아니며 일부 마니아층이 탕이나 튀김 형태로 즐겨 먹는다. 양쯔강 일대와 이남 지방의 시장에서 마리 당 20위안(약 3400원)에 팔린다. 고기는 참새와 비슷한 맛이 나고, 대부분 연골이라 뼈째 씹어먹을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빠른 전파 속도를 미뤄볼 때 1차 숙주인 박쥐 외에 미지의 2차 숙주(중간 숙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사스는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로 옮겨지면서 변이됐고, 이 사향고양이를 요리하던 요리사를 시작으로 사람에게 전파됐다. 메르스도 박쥐에서 낙타를 거쳐 사람에게 전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말레이시아와 방글라데시에선 과일박쥐에 서식하는 니파바이러스(Nipah virus)에 오염된 야자열매 수액을 먹은 사람들이 니파바이러스감염증에 걸려 100명이 사망한 사례도 나왔다.
 

이번 우한 폐렴의 중간 숙주로 먼저 지목된 것은 뱀이다. 중국 베이징대, 광시대, 닝보대 공동연구팀은 지난 22일 국제학술지 ‘바이러스의학’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박쥐를 잡아먹은 야생뱀을 요리해 먹은 사람에서부터 우한 폐렴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과학계에선 포유류에 서식하는 바이러스가 파충류에 전파될 확률은 극히 낮다는 반론이 나왔다. 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1차 숙주가 박쥐라는 가설이 맞다면 파충류인 뱀보다는 같은 포유류 동물이 중간 숙주일 확률이 훨씬 높다”며 “또 200여종의 인수공통전염병 중 포유류나 조류가 아닌 파충류를 통해 감염되는 것은 전무해 코로나바이러스가 뱀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포유류 족제비과 동물인 밍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간숙주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의학과학원 병원생물학연구소, 베이징대, 저장대 연구팀은 포유류·조류·파충류·양서류 등 척추동물 숙주의 바이러스 감염 양상을 비교한 결과 밍크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한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연구는 실제 동물실험이 아니라 컴퓨터로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하는 딥러닝 방식으로 이뤄져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 남부에서는 ‘부의 상징’ 밍크코트로 유명한 밍크를 요리해 먹는다. 2004년 중국 위생당국이 제시한 ‘야생동물 관리안’에 따르면 밍크는 현지에서 합법적으로 식탁 위에 오를 수 있는 ‘식용 허용 야생동물’이다.
 

결과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근본적인 원인은 야생동물을 즐겨 먹는 일부 중국인의 ‘몬도가네(Mondo Cane, 몬도카네)’에서 찾을 수 있다. 몬도가네는 기이한 행위, 특히 혐오성 식품을 먹는 등 비정상적인 식생활을 가리키는 단어다. 1962년 세계 각지의 기괴하고 엽기적인 풍습을 대큐멘터리 형식으로 영상에 담아 큰 흥행을 거둔 이탈리아의 동명 영화에서 비롯됐다. 이탈리아어로 ‘개 같은 세상’이라는 의미다.
 

일부 중국 지방에선 야생동물을 먹는 행위를 부와 건강의 상징으로 여기는 식도락 문화가 남아 있다. 인구 1000만명의 우한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화난(華南)시장은 명목상 수산물시장이지만 내부엔 야생동물을 도축해 판매하는 식료품 매장과 식당이 즐비하다.
 

일례로 ‘대중목축야생동물’이란 가게에서는 지네, 전갈, 박쥐, 공작, 밍크, 타조발바닥, 타조알, 낙타, 낙타발바닥, 낙타봉, 코알라, 여우, 새끼늑대, 고슴도치를 닮은 호저(산미치광이), 사향고양이, 사향쥐, 캥거루, 녹용, 사슴생식기, 악어꼬리, 악어혀 등 42종 동물의 112가지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인이 못 먹는 것은 날개 달린 것 중에는 비행기, 네발 달린 것 중에는 책상 빼곤 없다’는 말은 허언이 아닌 셈이다. 심지어 이 가게는 야생동물을 현장에서 도살·냉동하는 것은 물론 집까지 배달까지 하고 있다.
 

우한 폐렴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중국 임업초원국은 지난 27일 야생동물의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현지 언론들은 2003년 사스 유행 당시 비슷한 조치가 있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을 비춰볼 때 이번에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상나라·주나라 시기부터 지금까지 극심한 가뭄, 메뚜기떼, 대홍수, 전란 등으로 끊임 없이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에 음식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게 됐다. 이는 당장 끼니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가 됐음에도 몬도가네 식도락 문화가 잔존하게 된 배경이 됐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적 상대성도 중요하지만 언제든 제2의 사스, 우한폐렴이 창궐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은 자국민의 식습관 개선에도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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