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와 유관 기관은 2020년 경자년을 맞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치열해진 업계 경쟁 환경을 헤쳐나갈 길은 혁신신약 개발, 오픈 이노베이션, 글로벌 진출 밖에 없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2일 이들 기관은 시무식을 갖거나 신년사를 발표하고 올해의 밑그림과 전략을 공표했다.
대웅제약은 글로벌 2025비전 달성을 위해 전사적 역량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신년 시무식을 열고, 2020년 경영 방침으로 △고객가치 향상 △글로벌시장 진출 확대 △개방형 협력을 통한 혁신신약 개발 △도전과 변화를 주도하는 인재육성을 제시했다.
이 회사 전승호 사장은 “올해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신약개발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창출해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40조원에 육박하는 전세계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펙수프라잔을 필두로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시장에 인정받는 블록버스터로 자리잡도록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략적 오픈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신약개발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사고방식의 전환, 도전과 변화를 일깨우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기반으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해 나갈 것”이라며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므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부족한 것을 학습하고 혁신하며 항상 준비하고 도전해나가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JW중외제약은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해 다국적 기업과 1대1 미팅을 갖고 주요 혁신신약 후보물질의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기술수출에 성공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JW1601’과 통풍치료제 ‘URC102’의 추가 기술제휴 사업을 논의한다.
‘JW1601’은 히스타민 H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염증과 가려움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혁신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로, 현재 아토피피부염에 이어 노인성 황반변성, 알레르기성결막염 등 안과질환에 대한 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적응증 확대 전략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파트너를 물색할 예정이다.
통풍치료제 ‘URC102’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기술이전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해 9월 통풍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중국에 첫 기술수출이 이뤄짐에 따라 다른 국가에서의 라이선스-아웃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Wnt 표적항암제 ‘CWP291’, Wnt 표적 탈모치료제 ‘CWL08061’, 수지상세포치료제 ‘‘CreaVax(크레아박스)’ 등에 대한 최신 연구 현황과 임상개발 전략도 설명할 예정이다.
이 회사 이성열 대표는 “JP모건과 같은 글로벌 투자 컨퍼런스는 원천기술을 오픈 이노베이션하는 데 최적의 행사”라며 “JW1601와 URC102의 연이은 기술수출로 확인된 JW의 연구개발 역량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미약품은 2일 대전에서 시무식과 함께 진행된 국내사업부 교육에서 2020년 경영 슬로건인 ‘제약강국을 위한 한미의 새로운 도전 2020’을 선포했다. 우종수 사장은 “지난 10년간 쉼 없이 달려온 한미의 R&D 도전에 많은 성과도 있었지만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이는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과 제약업계가 한미약품에 걸고 있는 기대가 매우 크다는 점을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국내사업부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대 고성장을 일궜고, 임직원의 열정과 한미만의 차별화된 제품이 어우러져 매년 혁신적 성과가 창출되고 있다”고 치하했다.
유한양행은 2일 서울 대방동 본사에서 시무식을 갖고 2020년 경영지표를 ‘Great & Global’로 발표했다. 이정희 대표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차별화된 신약을 개발하고 신규사업을 확대하자”며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생존을 넘어 도약과 성장을 향한 최선의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이날 서울 용두동 본사에서 한종현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 엄대식 동아에스티 회장,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가졌다. 한 사장은 “자신의 분야에서 리더가 되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 도전할 줄 알아야 한다”며 “더불어 힘든 사람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면서 남도 잘되게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하며,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모든 부문에서 정도를 지키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GC녹십자는 경기도 용인시 본사 목암빌딩에서 허일섭 회장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시무식을 개최했다. 허은철 사장은 “높은 인격을 갖춘 기업으로서 기업의 성공이 구성원과 사회의 풍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지난해 3분기 중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와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의 중국 허가 신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어간 성과를 계속 살려 올해에도 연구개발 투자 확대 및 주력사업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을 필두로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자”고 밝혔다.
일동제약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지주사 및 계열사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시무식을 거행했다. 일동은 올해 경영지표를 ‘혁신적인 성과창출을 통한 재도약’으로 정하고, 3대 경영방침으로 △품질 최우선 △신속한 실행 △수익성 향상을 내걸었다. 성과 및 이익 중심의 효율적 경영과 신약개발 등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을 병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새롭게 갖춘 R&D 관련 계열사 등을 활용해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지주사인 일동홀딩스의 이정치 회장은 “돌이켜 볼 때 우리는 어려울수록 더욱 힘을 발휘하고 해법을 찾아내는 저력이 있었다”며 “지금의 일동은 그 때의 일동보다 훨씬 더 강한 만큼 자신감을 갖고 맡은 바 업무에 매진하자”고 독려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올해 보건의료 R&D예산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4100억원으로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했다. 권덕철 진흥원장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기반 의료기술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공익적 R&D 투자를 강화해 감염병, 치매, 정신건강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R&D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100만명 규모의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해 신약개발 등 질병극복과 산업발전 기반을 만들 계획이다. 또 범부처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수출주력 및 차세대 융복합 의료기기의 기술고도화를 지원하고,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민간 벤처투자와 공동으로 우수 물질을 선별 투자하는 투자연계형 R&D 사업도 추진한다.
제약·바이오 생산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국형 현장형·실무형 시범교육 사업인 NIBRT(바이오 전문인력양성기관, National Institute for Bioprocessing Research & Training)를 적극 추진하고 융합형 의사과학자나 4차산업혁명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정부의 신남방·신북방 외교 방향과 관련, 대규모 한류 행사와 연계한 외국인 환자 유치와 외국 의료인 연수사업을 확대키로 했다. 또 국내에 K-뷰티 홍보관 상설운영을 통해 글로벌 위상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제약바이오산업은 미래형자동차, 비메모리 반도체와 함께 한국경제를 주도할 차세대 선도산업으로 선정돼 전폭적인 지원과 육성을 약속받았고 이에 부응해 의약품 수출은 10년 연속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이 이어져 여론이 주목했다”며 “올해도 강력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벌이고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자”고 강조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식품과 의료기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정부가 나서서 그 원인을 조사하고, 피해보상이 원활하게 이뤄지게 하기 위해 업체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사람 중심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며 “마약류 취급내역 빅데이터를 분석해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문제를 사전차단하고, 의료현장에서 수집된 의약품 등 부작용 정보에 기반해 이미 출시된 약의 안전성도 철저히 재검증하겠다”고 말했다.
맞춤형 규제혁신도 다짐했다. 이 처장은 “현행 의약품·의료기기 허가제도를 전면 혁신하고, 전문심사인력 확충 등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첨단재생바이오법의 원활한 시행과 혁신 의료기기 지정 및 맞춤형 심사절차 마련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능성이 입증된 일반식품에 기능성 표시를 허용하고, 환자나 어르신들의 영양섭취를 도울 수 있는 특수의료용 식품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개인별 건강상태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제도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