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다무스틴·리툭시맙 병용요법 대비 높은 ‘미세잔존질환 음성’ 도달률 … 4년간 사건 발생없는 환자 85.3%
애브비는 지난 8일 재발성·불응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R/R CLL) 환자를 ‘벤클렉스타정’(성분명 베네토클락스, Venetoclax)과 리툭시맙(Rituximab) 병용요법으로 일정기간 치료하면 지속적인 임상적 효과가 있음을 뒷받침하는 장기 데이터를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벤클렉스타는 B세포 림프종-2(BCL-2)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억제하는 혁신신약이다. 일부 혈액암에서 BCL-2는 암세포가 자연세포사 또는 세포자멸사라고 불리는 자기파괴 과정을 막는다. 이 약은 BCL-2 단백질을 표적으로 세포자멸사 과정 복구를 돕는 작용을 한다.
이번 데이터는 3상 임상인 MURANO 연구 4년차 분석 업데이트 자료다. 벤클렉스타 치료중단 기간 중앙값 22개월, 추적조사기간 중앙값 48개월 기준으로 작성된 이 자료에 따르면 항암화학요법 없이 벤클렉스타 병용요법으로 2년간 치료를 완료한 재발성·불응성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에서 무진행생존율(PFS)과 전체생존율(OS)이 유지된 것을 확인했다. 전체 결과는 제61회 미국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ASH) 연례대회에서 발표됐다.
벤클렉스타 병용요법를 완료한 환자는 표준치료인 벤다무스틴(Bendamustine)과 리툭시맙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에 비해 미세잔존질환(MRD)-음성과 완전관해(CR) 도달 환자가 많았다. 미세잔존질환-음성은 치료 후 혈액이나 골수 내 1만 백혈구 중 한 개 미만의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세포가 존재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추가 분석에서 벤클렉스타 병용요법을 2년간 질병 진행 없이 완료한 환자 130명의 추적기간 중앙값은 22개월이었다. 무진행생존율과 전체생존율은 벤클렉스타와 리툭시맙 병용요법군이 벤다무스틴과 리툭시맙의 병용요법군에 비해 오래 지속됐다.
치료 중단 24개월 뒤 연구자(Investigator, INV) 평가 추정 무진행생존율은 벤클렉스타 병용요법이 57.3%로 나타난 데 비해 벤다무스틴 병용요법군은 4.6%에 불과했다. 전체생존율 분석에서 벤클렉스타 병용요법군에서 4년간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비율은 85.3%였지만 벤다무스틴 병용요법군에서는 66.8%이었다. 대조군의 79%가 질병이 진행한 뒤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추가 표적치료를 받았는데 벤클렉스타 병용요법군에서 무진행생존율·전체생존율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 종료 시점에 환자의 64%가 미세잔존질환-음성에 도달했으며 이 중 87%가 치료 후 2년 동안 질병이 진행되지 않았다. 미세잔존질환-음성 도달은 개선된 임상결과를 반영한 것이어서 2차 유효성 평가변수가 됐다. 시험 결과, 벤클렉스타 병용요법군이 벤다무스틴 병용요법군보다 높은 미세잔존질환-음성 도달률을 보였다.
이 병용요법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각각 개별 치료에서 알려진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치했다. MURANO 연구에서 새로운 심각한 안전성 문제는 관찰되지 않았다. 비흑색종 피부암을 제외하면 표준치료 코호트에서 1건의 흑색종이 발생했고 벤클렉스타 병용 코호트에서 각각 1건의 흑색종과 유방암이 보고됐다.
모하메드 자키(Mohammed Zaki) 애브비 혈액종양학 개발부 책임자는 “이번 결과는 벤클렉스타로 일정 기간 치료하면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벤클렉스타 병용요법으로 혈액암 환자 치료 표준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임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클렉스타는 경구용 B세포 림프종-2(BCL-2) 억제제로 애브비와 로슈가 공동 개발 중이다. 미국 내에서는 애브비와 로슈의 관계사인 제넨테크가 공동 판매하며 미국을 제외한 국가는 애브비가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