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9개 제약사가 아스트라제네카의 나트륨·포도당 협동운반체-2((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포시가서방정(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Dapagliflozin)’ 특허 회피에 성공했다.
특허정보원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공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포시가의 ‘다파글리플로진 프로필렌 글리콜 수화물을 함유하는 제약 제형’ 에 관한 제제 특허 2건(1020147013278 이하 A형, 1020097021954 이하 B형)에 대해 국내 제약사들이 청구한 무효심판에서 청구성립 심결이 내려졌다. 이 특허는 당초 2028년 3월 만료될 예정이었다.
A형에 대해선 15개사(JW중외제약, 경동제약, 국제약품, 동아에스티, 동화약품, 보령제약, 삼진제약, 알보젠코리아, 영진약품, 인트로바이오파마, 일동홀딩스, 제일약품, 종근당, 한미약품, 한화제약), B형에 대해선 17개사(경동제약, 국제약품, 대원제약, 동아에스티, 동화약품, 보령제약, 삼진제약, 알보젠코리아, 영진약품, 인트로바이오파마, 일동제약, 제일약품, 종근당, 한국바이오켐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미약품, 한화제약)가 심판을 청구했다. 이 중 12개사는 두 특허 모두에 무효심판을 청구해 혜택을 보게 됐다.
두 가지 특허는 국제특허분류(IPC) 상 차이가 있다. 2014년 10월 등록된 A형은 A61K 9/20(환제, 정제), A61K 9/48(캡슐제제), A61K 31/7034(환형 탄화수소화합물에 결합), A61P 3/10(과혈당용 의약) 등 4개 코드를 가지고 있다. 2015년 3월 등록된 B형은 여기에 A61K 9/22(지속 또는 방출조절형의 것), A61K 9/16(과립제) 코드와 허가 사항에 ‘2형 당뇨병의 진행 또는 발병의 치료 또는 지연을 위한 의약’이란 내용이 추가됐다.
다파글리플로진 제제에 적용되는 물질특허는 2023년 4월 7일 만료되는 ‘C-아릴 글루코시드 SGLT2 억제제’ 특허(10-0728085)와 2024년 1월 8일 만료되는 ‘C-아릴 글루코시드 SGLT2 억제제 및 억제 방법’(10-1021752)등이다. 이들 총 4가지 특허(제제특허 2, 물질특허 2)가 적용된 제품은 단일제인 포시가서방정, 복합제인 ‘직듀오서방정(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큐턴정(다파글리플로진·삭사글립틴)’ 등이다.
이들 4가지 특허 중 ‘C-아릴 글루코시드 SGLT2 억제제’를 제외한 3건의 특허가 소멸됐다. 지난 8월 30일, 2015년 신일제약 등 19개 제약사가 제기한 ‘C-아릴 글루코시드 SGLT2 억제제 및 억제 방법’ 특허 무효 심판에 청구성립 심결이 내려져 2024년 1월 만료 예정이던 특허 독점을 회피할 수 있게 됐다.
직듀오서방정 관련 등록 특허는 2건으로 ‘당뇨병 치료를 위한 SGLT2 억제제로서 (1S)-1,5-안히드로-1-C-(3-((페닐)메틸)페닐)-D-글루시톨 유도체와 아미노산의 결정질 용매화물 및 복합체’ 특허는 2027년 만료예정이었으나 2016년 3월 한미약품, 삼천당제약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으로 특허 회피에 성공했다. 뒤이어 특허심판을 제기한 JW중외제약, 경동제약, 제일약품, 대원제약, 삼진제약 등도 지난 1월 특허깨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핵심인 나머지 ‘C-아릴 글루코시드 SGLT2 억제제’(물질특허)는 특허 회피가 해결되지 않아 이 특허가 깨지는 2023년 4월 이전에는 관련 제네릭을 만드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포시가서방정과 직듀오서방정 출시는 이 때까지 미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들은 물질특허를 돌파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럴 경우 국내 제약사 제네릭의 보다 빠른 조기 등판이 가능해진다.
일동제약이 대행 판매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큐턴정 (다파글리플로진+삭사글립틴)은 SGLT-2 저해제 및 DPP-4 저해제 2중 복합제로 2025년까지 특허가 유지될 전망이다.
특허 회피에 성공하면 가장 근접한 특허 만료일 이후에 제네릭(복제약) 판매가 가능하다. 포시가서방정은 2028년 3월, 직듀오는 2027년 6월부터 제네릭 출시가 예상됐으나 특허 회피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남은 특허만료 시기가 2023년 4월로 약 4년가량 단축됐다.
향후 대응방안과 관련해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특허와 관련된 사항은 아스트라제네카 본사에서 진행하고 있어 한국법인 차원에서 공개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8년 국내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원외처방액은 649억원을 기록했다. 포시가는 이 계열에서 2014년 국내 출시된 첫 제품으로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포시가 원외처방액은 275억원으로 2017년 258억원 대비 6.59% 증가했다. 직듀오 처방액은 2018년 121억원으로 2017년 55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허 회피에 성공한 업체 관계자는 “제네릭 제품 생산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특허 무력화에 성공한 만큼 곧 마케팅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시가는 지난달 말 신장질환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 16일 임상 3상 결과 2형 당뇨병이 있거나 없는 박출률이 감소한 성인 심부전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 및 심부전 악화 위험을 약 26% 줄인 것으로 확인돼 역시 신속심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