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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의협 첫 의사 총파업, 시작 전부터 김 빠진 이유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8-23 10:08:06
  • 수정 2020-09-22 11: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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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대여론 심화 “명분·목표·방향성 불분명” … 대정부투쟁 일관성 부족에 민심 악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7월 2일 서울 이촌동 의협회관 앞마당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네 번의 삭발과 8일의 단식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일까.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총파업 로드맵이 의료계 내부의 반대여론에 부딪히며 시작부터 꼬이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총파업 안이 처음 발표되자마자 의료계 곳곳에선 “파업 투쟁의 실체가 없고 준비도 부족하다”, “투쟁보다는 협상이 우선” 등 비판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의협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케어)’ 전면 폐지 등 7가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엔 △문재인케어 전면 폐기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의 의사 영역 침탈행위 근절 △원격의료 도입 즉각 중단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 정상화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등 정부를 향한 7가지 요구 사항이 담겼다. 정확한 파업 시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오는 9~10월 중 집단행동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최 회장은 “한국의 의료는 의료에 대해 고뇌해보지 않은 자들이 제도를 논하고, 생명을 책임져보지 않은 자들이 환자를 속이며, 의학을 공부해 본 적 없는 자들이 의사를 참칭하는 복마전이 돼 버렸다”며 “이런 환경에서 의사들은 살인적인 근무로 동료와 후배가 숨을 다해도, 누구하나 편들어주지 않는 고립무원의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가 소신 있게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국민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는 의사가 될 수 있도록 사즉생의 각오로 투쟁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지역병원협의회 등은 파업 동참의 뜻을 나타냈다.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동료의사의 희생을 강요하고, 점점 더 왜곡되는 의료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며 “양심진료의 꿈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정부의 비겁한 행태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업의 주체가 돼야 할 개원의 중 상당수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L 비뇨기과 전문의는 “파업의 정확한 목적이 무엇인지,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바꿀 것인지, 파업 후 대책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다”며 “명분과 방향성이 부족한 파업은 어린아이의 떼쓰기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임 추무진 회장보다 훨씬 강성인 최대집 회장의 당선으로 많은 변화를 기대했다가 정작 바뀐 게 아무것도 없는 현실에 실망한 동료의사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원격진료 부분에서 의협 강경투쟁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관계자는 “원격진료는 정부가 갑자기 들고 나온 사안이 아니라 현재 시행 중인 커뮤니티케어, 방문진료, 만성질환관리제 등과 모두 연관돼 있는 것”이라며 “이미 다른 사업들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격진료만 반대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커뮤니티케어나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을 논의할 때에도 의협은 처음에는 찬성했다가 다시 반대, 그리고 다시 찬성하는 등 입장을 번복해 회원들에게 혼란을 주더니 여전히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성 의사단체인 대한평의사회는 최 회장과 집행부가 강경대응을 외치면서 실상은 정부에 협력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여 민심이 악화됐다고 날을 세웠다. 겉으로는 단식을 하고 문재인케어 반대를 외치는 와중에 복부 자기공명영상(MRI) 급여화 협의체 등에 보험이사를 파견해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사들과 보장성 강화 대책을 논의했다는 주장이다.
 
평의사회 관계자는 “의협의 무책임으로 만관제·커뮤니티케어·방문진료 시행, 건강보험 급여 확대, 심평원 삭감률 인상, 현지조사 강화 등 악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최 회장은 삭발·단식 같은 개인의 소영웅주의적 투쟁에서 벗어나 대정부 투쟁의 선명성과 방향성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의료계 원로들도 대정부 투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성구 대한의학회 회장은 “의협의 주장은 하나는 의사를 위한 것, 다른 하나는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두 가지가 병행되지 않으면 의사는 국민들로부터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이익집단으로 낙인 찍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거리로 뛰쳐나가 파업 의지를 표명하는 것만이 투쟁의 상징인지는 깊이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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