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NRTI, 내성발현 위험 낮추고 안전성 높인 3제 복합제 … 이달 중 급여 등재 예정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빅타비’(성분명 빅테그라비르 Bictegravir, 엠트리시타빈 Emtricitabine,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Tenofovir Alafenamide)를 국내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월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빅타비는 세 가지 성분이 하나의 정제로 이뤄진 단일정 복합 HIV 치료제다.
빅타비의 주요 성분인 빅테그라비르는 강력한 2세대 통합효소억제제로 평가받고 있는 성분으로 내성장벽이 높아 내성 발현 위험을 낮췄다. 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TAF)도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레이트(TDF) 대비 안전성 프로파일을 개선한 뉴클레오시드역전사효소억제제(NRTI)다.
이 치료제는 HLA-B*5701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지 않고 바이러스 수치 등에 제한이 따르지 않아 빠른 치료가 가능하다. 1일 1회 1정을 경구로 투여하며 음식물 섭취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 투여 환자에게서 좋은 내약성을 나타냈으며 3제요법 HIV 치료제 중 가장 작은 사이즈로 환자의 복약편의성을 높였다.
빅타비는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해 2월, 6월에 각각 승인됐으며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치료옵션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보건복지부, 유럽에이즈학회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경험이 없는 성인 HIV 환자의 1차 치료제로 빅타비를 권고하고 있다.
길리어드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경험이 없거나 경험이 있는 성인 HIV 환자를 대상으로 한 4개의 3상 임상(Study 1489, Study 1490, Study 1844, Study 1878)에서 빅타비의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이 회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연숙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HIV treatment in Korea’ 주제 발표를 통해 HIV 환자들이 고령화됨에 따라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HIV 치료제의 안전성과 내약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경험이 있는 HIV 감염인의 중위연령이 48세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HIV 감염은 특정 노화 과정을 촉진해 신장, 심혈관계, 간, 뇌, 신경, 암 등에서 동반질환을 유발한다”며 “전체 인구에서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는데도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HIV 감염인의 사망률은 전체 7%에서 13%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타비의 임상적 데이터에 대해 발표한 신시아 리베라(Dr. Cynthia Rivera) 마운트시나이메디컬센터(Mount Sinai Medical Center) 박사는 “빅타비 투여군과 abacavir (ABC)/lamivudine(3TC)/dolutegravir (DTG) 3제 투여군을 비교한 Study 1489 결과, 성인 초치료 환자(629명)에서 빅타비 투여군의 바이러스 억제율(HIV-1 RNA 수치가 50 copies/㎖ 미만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48주에 92.4%로 대조군(93.0%) 대비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임상 기간 동안 약제내성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길리어드 양미선 상무는 “이 치료제는 대조군 대비 비열등한 효과, 강력한 내성장벽 등이 확인됐으며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치료제”라며 “빅타비 투여로 치료실패 가능성을 낮춰 국내 HIV 환자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빅타비는 출시된 해 미국에서만 1억1400만달러(약 1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차세대 블록버스터급 신약이며 국내에선 이달 중 보험급여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