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소스테로이드(1차치료) 무반응 환자에 권유, 6개월 약효 지속 … 자의적 아닌 객관적 치료 가이드라인 필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주는 만성 중증 손 습진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 필요성이 제기됐다. 손 습진 치료가이드라인 부재로 의사들이 개인적 치료경험에 의존하고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가 9일 대웅제약과 함께 만성 중증 손습진과 ‘알리톡(성분명 알리트레티노인 Alitretinoin)’을 주제로 개최한 미디어 클래스에서 이같은 내용이 발표됐다. 알리톡은 최소 4주간 강력한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성인에서 유일한 재발성 만성 중증 손 습진 치료제로 2013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품목허가를 받았다.
만성 중증 손 습진은 손에 나타나는 염증으로 참을 수 없는 통증이나 뜨거움 또는 간지러움이 동반되는 중증 질환이다. 손습진 진단 기준은 임상의사평가(PGA, Physician Global Assessment)) 척도에 따라 5단계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중등도 혹은 중증의 홍반, 과각화증, 인설, 태선화 및 중증의 수포, 부종, 갈라짐, 가려움증, 통증 등의 증상이 손 표면의 30% 이상에서 나타나고 이같은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12개월 안에 두 번 이상 재발하는 경우를 만성 중증 손습진으로 진단한다.
이날 ‘늦춤없이 멈춤없이 만성 중증 손습진 치료해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안지영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교수는 만성 중증 손 습진으로 인해 환자가 겪게 되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안 교수는 “만성 중증 손 습진은 신체적인 고통은 물론 정신적, 사회적 고통까지 뒤따르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많은 환자가 우울감, 불안증 등을 겪으면서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 질환을 가진 직업군은 미용, 요식, 청소, 헬스케어 종사자가 많고 심한 경우 직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인구 10명 중 1명꼴로 손 습진을 앓고 있으며 이중 5~7%가 만성 중증 손습진 환자로 추정된다. 2009년 10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1년 동안 이탈리아 내 손 습진 환자 98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 83.5%인 819명의 환자가 만성 손 습진을 앓았으며 평균 6년 이상 증상이 지속돼 장기간 발현되는 증상으로 환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 교수는 “손 습진은 겨울철 질환으로 알려졌으나 만성 중증 손 습진은 8월에 환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각화증 등은 보습을 통해 개선할 수 있지만 수포성 포진 등은 여름철에 많이 생기고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 종료는 PGA에서 ‘깨끗(Clear)’ 또는 ‘거의 깨끗(Almost Clear)’ 시점에서 이뤄지며 6개월 정도 완치효과가 지속돼야 한다”며 “재발하더라도 다시 치료할 때는 기존보다 더 빠른 약제반응을 기대할 수 있지만 평균 치료기간은 개인차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홍지선 GSK 알리톡 마케팅 담당 차장은 “만성 중증 손 습진은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로 1차치료를 시도해 6주 이상 치료해 효과가 없으면 알리톡 등 2차치료 요법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내서도 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가이드라인인 유럽접촉피부염학회(ESCD) 지침에선 만성 중증 손 습진 환자가 1차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유일한 경구제인 알리톡을 2차 치료제로 쓰도록 강력하게 권고(1A 등급)하고 있다.
이 치료제의 BACH 임상에 따르면 유럽 및 캐나다의 111개 피부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은 만성 중증 손습진 환자 1032명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알리트레티노인 30㎎ 투약군의 최대 48%가 손이 ‘깨끗’해지거나 ‘거의 깨끗’해지는 치료 목표에 도달했으며 징후는 평균 75% 감소했다. 또 알리톡을 복용한 환자의 66%가 치료 후 6개월 동안 재발을 경험하지 않아 낮은 재발률을 입증했으며 재발한 환자에서도 알리톡 30㎎ 을 복용한 경우 평균 5.5개월 동안 치료효과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