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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1조원대 얀센 기술수출 물거품 … “제약강국 위한 도전 멈추지 않겠다”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9-07-04 17:21:39
  • 수정 2020-09-23 17: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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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라이선스아웃한 비만·당뇨치료제 ‘HM12525A’, 2상서 혈당강하 효과 미흡 분석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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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4일 “글로벌 신약 창출의 길은 어렵지만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파트너사 얀센이 비만·당뇨치료제 ‘HM12525A’(한미 개발병, JNJ-64565111는 얀센 개발명)의 권리를 반환했다고 3일 공시했다. 이 치료제는 2015년 임상 1상 단계에서 얀센에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된 신약후보물질이다.
 
최근 얀센이 진행해 완료한 2건의 비만환자 대상 임상 2상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인 체중감소 목표치에는 도달했으나 당뇨병 동반한 비만환자에서 혈당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해 반환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측이 수령한 계약금 1억500만달러(약 1230억원)는 얀센에 돌려주지 않는다.
 
HM12525A는 2015년 12월 한미약품이 얀센에 기술수출한 신약후보물질로 계약금 1억500만달러를 포함해 전체 규모가 총 9억1500만달러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어서 국내 제약업계와 바이오 투자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개발 중단으로 또한번 한미의 실력을 의심하는 적신호가 됐다.
 
한미약품의 기술반환은 이번이 네 번째다. 기술반환이란 신약기술을 사간 제약사가 상용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판권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한미약품은 2015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표적항암제 ‘올무티닙(Olmutinib)’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 같은 해 12월에 FDA로부터 혁신치료제를 지정받았다. 이듬해 미국에서 열린 2016 ASCO에서도 70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 중간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올무티닙 800mg 투여에서 일정시간 종양감소를 나타내는 값인 객관적반응율(ORR, overall response)은 54.8%, 반응지속기간의 중앙값은 8.3개월이었다.
 
하지만 베링거는 갑자기 2016년 9월 30일 한미약품에 개발중단 결정을 통보하고 한미에 권리를 반환, 마일스톤을 포함 7억3000만달러(약 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은 단지 715억원을 지불한 채로 일단락됐다. 임상 2상을 마치고 임상 3상에 진입하려는 단계에서 멈춰섰다. 3상 조건부 허가를 받았으나 베링거는 중증피부이상반응으로 인한 환자사망을 이유로 올무티닙의 임상시험을 중도에 포기했다. 한미는 또 2018년 4월 중국 회사 자이렙으로부터도 권리반환 통보를 받고 중국 진출이 불투명해지자 아예 개발을 중단했다.
 
2016년 12월 29일 한미약품은 사노피아벤티스에 기술수출한 신약후보물질 3개 중 지속형 인슐린의 계약도 해지되는 수모를 겪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가 유사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 경쟁이 가열되자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 1월 23일에는 릴리에 기술수출했던 표적치료제인 BTK억제제(LY3337641/HM71224)에 대해 릴리가 권리반환했다고 공시했다. 릴리는 2015년 3월에 계약금과 임상개발·허가·상업화에 대한 마일스톤으로 최대 7억6500만달러(8500억원)을 지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한미약품과 체결했으나, 2018년 2월 BTK억제제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 2상 중간 분석에서 목표하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임상을 중단했다. 이어 다른 적응증 개발을 위한 추가시험을 모색하다가 아예 올 1월초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 때에도 기존 수령한 계약금 5300만달러(한화 약 600억원)은 반환하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20일 MD앤더슨암센터(MDACC)가 진행한 연구자 임상 2상 중간결과를 토대로 표적항암제 신약후보물질인 ‘포지오티닙(Poziotinib)’이 미국 혁신치료제에 지정되길 바랐으나 잠시 좌절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현재 글로상 2상 임상을 진행 중인 포지오티닙은 2상 결과가 완전히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시판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 한국 유럽 등에서는 시급하고 치료 수요가 절실한 의약품 군에서는 2상 결과만으로도 시판허가가 나올 수 있다.
 
한미약품은 얀센의 권리반환 선언 충격에도 당장 JNJ-64565111의 개발을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회사 측은 “얀센이 진행한 임상 2상 결과 비만환자의 체중감량에 대한 효과는 입증했다”며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환자에게 혈당 조절에 대한 니즈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한 계기가 돼 이를 반영해 향후 개발 방향을 빠른 시일 내에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의 행보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연구개발(R&D) 방향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책임감도 느낀다”며 “사노피, 스펙트럼, 제넨텍, 테바 등 한미약품은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들도 30여개에 달하는 만큼 신뢰를 회복하고 내실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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