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이 1일 세계 최초 경구용 파브리병치료제 ‘갈라폴드(성분명 미갈라스타트 Migalastat)’를 국내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출시로 기존 주사제만 있던 파브리병 시장에 새로운 치료옵션이 생겼다.
‘갈라폴드’는 순응변이(Amenable Mutation)를 가진 16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 파브리병 확진 환자에 사용 가능한 세계 최초 경구용 파브리병 치료제로 2일 1회, 1캡슐을 같은 시간에 복용하면 된다. 미국 아미커스테라퓨틱스(Amicus Therapeutics)가 개발해 2018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받았으며 미국, 유럽연합, 호주, 캐나다, 스위스, 이스라엘, 일본에서 출시됐다. 국내에선 긴급도입이 필요한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2017년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아 지난 3월부터 보험급여를 적용받았다.
파브리병은 알파갈락토시다제A(alpha-galactosidase A)라는 효소 결핍으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국내 환자 수는 15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효소가 결핍되면 당지질의 축적을 유발해 뇌, 심장, 신장 등 신체 내에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병 후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혈관질환, 뇌졸중,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현되며 심하면 조기 사망에 이른다.
‘갈라폴드’는 유전자재조합으로 개발된 해당 효소를 체내에 주사하는 기존 효소대체요법과 달리 환자 스스로 복용하는 캡슐형 제제다. 순응변이를 가진 파브리병 환자의 체내에서 결핍된 알파갈락토시다제A 효소와 결합해 활성을 복원시키고 축적된 당지질을 분해한다.
이 치료제는 다양한 임상으로 파브리병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3상 임상인 FACET 연구에서 67명의 파브리병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간 추적해 비교·분석한 결과, 갈라폴드 복용군은 신장모세혈관 내 축적되는 당지질 수치가 유의적으로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순응변이를 가진 좌심실비대를 동반한 11명의 환자를 장기추적한 결과 심장기능 측정 지표인 좌심실비대지수(LVMi)가 48개월 시점에 4명의 환자에서 평균 33.1g/㎡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3상 임상인 ATTRACT 연구에서 57명의 파브리병 환자를 대상으로 12개월 이상 진행한 효소대체요법을 갈라폴드로 전환한 결과, 신장 기능 측정지표인 사구체여과율(eGFR)의 연간 평균 변화율이 치료 18개월 동안 -0.40㎖/min/1.73㎡로 효소대체요법 유지군과 통계적으로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ATTRACT 연구에서도 효소대체요법 유지군에서는 좌심실비대지수가 18개월 동안 -2.0g/㎡ 감소한 반면, 갈라폴드 스위칭군에서는 좌심실비대지수가 -6.6g/㎡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김영진 한독 회장은 “갈라폴드는 19년 만에 탄생한 파브리병의 새로운 치료옵션이자 혁신신약”이라며 “먹는 치료제라는 장점으로 기존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방문해 주사제를 맞아야 했던 순응변이를 가진 파브리병 환자의 어려움을 줄이고 꾸준한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이먼 조던(Simon Jordan) 아미커스테라퓨틱스 부사장은 “전세계적으로 24개국에서 800명 이상의 환자가 갈라폴드로 치료를 받고 있다”며 “더 많은 환자가 치료를 받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