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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위기의 중앙대’ 두산 책임론 ‘솔솔’ … 광명 제2병원 영향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6-19 16:08:32
  • 수정 2020-09-24 13: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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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경영진 비판여론 확산 … 병원 측 “수의계약·공사지연 사실무근”
2021년 3월 개원 예정인 중앙대 광명병원 조감도
중앙대 동문회보 지난 1일자 1면엔 ‘두산재단의 100년 중앙대학교, 미래가 불안하다’는 제목의 톱기사가 실렸다. 대학 평가지표 하락, 성장동력 상실, 재정 악화 등 총체적인 난국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학교 재단인 두산그룹이 져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 따르면 중앙대는 ‘2018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전년보다 3단계 떨어진 10위, 세계 최고 권위의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즈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THE)의 아시아 대학평가에선 20단계나 추락한 70위를 기록했다.
기사는 또 재단 측의 연구인프라 투자 의지 부족, 일방적 총장 임명,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법정부담금률 등 재정 건정성 지표 악화, 중앙대 관련 공사에 대한 자회사(두산건설) 일감 몰아주기 등의 문제도 지적했다. 대기업 계열 학교재단에 대체로 호의적인 사학에서 대학 동문회가 기관지 1면을 통해 재단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인 광경이다.
 
재단에 대한 중앙대 구성원 및 동문들의 불만은 2년 전 중앙대병원의 새 병원 건립안이 발표되면서부터 터져 나왔다. 2017년 8월 중앙대병원은 ‘광명시 광명 의료 복합클러스터’ 조성사업 종합병원 운영사업자로 선정돼 2021년 3월까지 광명시 일직동 501번지에 대지면적 1만413㎡, 650병상, 지하 7층 및 지상 14층 규모 종합병원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행사로 하나금융투자의 자회사인 광명하나바이온, 시공사는 롯데건설·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공식 명칭은 ‘중앙대 광명병원’으로 결정됐으며, 공사는 2018년 7월 19일 착공에 들어갔다.
 
새 병원 건립엔 총 2914억원이 소요되며, 중앙대는 이 중 1600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1600억원중 250억원은 자체 조달하고 1080억원은 은행채권(5년 거치 후 20년 상환), 270억원은 장비 리스(5년 분활 상환) 방식으로 충당한다.
병원 관계자는 “2011년 3월 용산병원을 폐쇄하고 현재 본원과 통합하면서부터 제2병원 건립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당시 광명 외에도 경기도 하남 등 여러 지역사회에서 병원 건립을 요구해왔는데, 사업성과 비용 문제로 광명이 최종 후보지로 낙점됐다”고 말했다. 이어 “광명의 경우 병원이 단독으로 설립되는 게 아니라 인근에 제약·바이오기업, 의료기기회사, 개원 병·의원 등이 함께 들어서는 ‘의료 클러스터’ 개념이어서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부 건립안이 공개된 이후 병원 내부에선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시공사로 두산건설이 선정되자 재단 그룹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불거졌다. 현재 중앙대 학교법인 이사장은 두산그룹과 두산건설 회장을 지낸 박용현 씨가 맡고 있으며, 그의 아들인 박태원 씨는 두산건설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중앙대병원교수협의회는 시공사 선정 과정이 겉으로 보기엔 경쟁입찰이지만 사실상 수의계약이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교수협의회는 세부계획안이 발표된 직후 성명서를 내고 “새 병원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계획되지 않고 금융업자, 정치인, 건설사, 부동산업자 등의 필요에 의한 돈의 논리로 지어진다는 의심이 든다”며 “확증은 없지만 주된 사업은 건설 및 임대사업으로 여기에 어쩔 수 없이 병원이 끼어들어가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교수협의회는 “두산건설이 새 병원 건설공사를 수주함으로써 막대한 이득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작 모기업인 두산그룹은 새 병원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결국 중앙대병원의 돈만 두산건설 이윤으로 귀속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수의계약 건은 사실 무근으로 시행사인 광명하나바이온이 시공사를 선정했으며 당시 경쟁입찰엔 두산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 외에 현대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참여했다고 들었다”며 “현재 수의계약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와 검찰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어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연세의료원 암병원과 건국대병원, 두산건설은 고려대 구로병원·연세대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 등 대형 의료시설을 공사한 경험이 있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교수진의 바람과 달리 새 병원의 규모가 상급종합병원급에서 크게 위축된 것도 반대 여론이 확산되는 이유로 꼽힌다.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건립 예정인 제2병원은 650병상으로 지역주민이 원하는 상급종합병원이 되기엔 턱없이 규모가 작은 데다 현재 의료계에서 600병상 규모의 병원은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병원 개원 후 최소 3~5년간 적자 운영이 예상되는 가운데 재단의 지원 부재로 공사에 소요된 모든 부채를 병원이 오롯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소요예산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은행채권의 경우 5년 거치 후 20년 분할상환 방식이라 병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선 교수들의 이같은 집단행동이 김성덕 중앙대의료원장의 친(親) 재단 행보, 일방적인 인사권 및 재정집행권 행사 등에 대한 불만에서 촉발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병원 내부 관계자는 “김성덕 원장이 재단에 잘 보이기 위해 단시안적인 정책만 펼치고, 새 병원 건립을 위한 회의체와 집행부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반대의견을 낼 만한 중진급 교수진을 배제시킨 뒤 젊은 교수들만 채워넣은 것에 불만을 가진 교수들이 적잖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2008년 5월 두산이 학교 법인을 인수할 당시 서울아산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같은 초대형 기업형 병원으로의 변신을 기대했던 시니어 교수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생각보다 두산그룹의 투자가 미진해 원했던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고,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재단과 병원 경영진에 대한 교수진의 실망도 커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큰 조직, 큰 사안일수록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는데 하물며 수 천억원이 들어가는 새 병원 건립 건은 어떻겠는가”라며 “내부적으로 공개질의나 토론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교수 및 팀장급 60여명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임직원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내우외환 속에서 광명병원 건립은 별 이상 없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최근 시공사인 두산건설의 지분 66.39%를 보유한 두산중공업의 경영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병원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매각한다’ 등의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뒤 사실 확인이 안 된 말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며 “두산의 중앙대 매각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광명병원 공사도 올해 6월 기준 공정률 15%로 예정대로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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