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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에 새 가구 들이면 새집·헌집증후군 동반돼 위험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6-14 15:07:12
  • 수정 2020-09-24 14: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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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건물 최장 10년간 유해물질 배출 … 헌집, 진드기·곰팡이 등 원인 다양
국립환경과학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택 중 집먼지진드기가 국제기준인 1g당 100마리를 넘어선 곳이 23%에 달했다.
신축 아파트나 주택에 들어가면 매캐한 냄새와 함께 눈이 따갑고 목이 아픈 경험을 한 번쯤 하게 된다. 신축 건물로 이사 후 전에 없었던 비염, 아토피피부염, 천식, 두통, 기관지염 등이 생긴다면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질환은 실내 건축자재 속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Volatile Organic Compounds) 등 오염물질이 공기 중으로 배출돼 발생한다. 곽경민 고려대 안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VOC는 대기 중 가스형태로 존재하는 유기화합물로 포름알데히드, 벤젠, 라돈, 일산화탄소 같은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며 “건물 신축 후 6개월 사이에 가장 많이 배출되는데 마룻바닥·타일·벽지에 쓰이는 접착제 등에서는 시공 후 최장 10년까지 유해물질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벽지·바닥재·가구 등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이 호흡기·눈·코 등을 자극해 두통, 현기증, 기침, 피부 가려움, 알레르기 증상, 천식, 만성피로, 집중력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새집으로 이사하면 이사할 집에 미리 가서 출입문과 창문을 닫고 보일러를 가동시켜 실내기온을 35~40도까지 높인 뒤 환기시켜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베이크아웃(bake-out)’을 반복하는 게 좋다. 실내에 식물을 들여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물은 공기 속 오염물질을 흡수해 분해하는 대사적 분해작용(metabolic breakdown)을 한다. 잎이 넓고 큰 식물일수록 도움된다.
 
꼭 새집에서만 몸에 이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집에 장기간 거주할 경우 노후된 건물에서 나오는 오염물질 등으로 호흡기질환 등이 나타나는 것을 헌집증후군이라고 한다. 한 곳에 오래 살면서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가구만 새로 들여놓으면 새집증후군과 헌집증후군이 겹쳐 가족들이 시름시름 앓을 수 있다.
 
‘병든집증후군(SHS, Sick House Syndrome)’으로도 불리는 헌집증후군은 노후된 건물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호흡기질환이나 아토피피부염 등이 동반되는 것을 의미한다. 오래된 건물의 습기찬 벽면에서 나오는 곰팡이, 배수관에서 나오는 유해가스, 커튼·침구류의 세균 및 진드기 등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할 경우 발생률이 높아진다.
 
새집증후군이 유해 화학물질로 인해 발생한다면 헌집증후군은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배수관 가스 등 원인이 더 다양하다. 먼지 속에 사는 집먼지진드기는 헌집증후군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오래된 집일수록 건물이 낡은 데다 습기가 많아 집먼지진드기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된다. 게다가 주거환경의 서구화로 패브릭 소파, 침대, 카펫, 커튼 등의 사용이 늘면서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유리한 조건이 갖춰졌다.
 
먼지 1g에 집먼지진드기가 100마리 이상이면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고, 500마리 이상이면 알레르기 증상 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일반 가정의 헝겊 소파에는 먼지 1g당 집먼지진드기 403마리, 카펫은 317마리, 담요는 298마리, 이불은 282마리 정도 서식한다는 선행연구를 고려해보면 상당수 가정이 알레르기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2013년 국립환경과학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택 중 집먼지진드기가 국제기준인 1g당 100마리를 넘어선 곳이 23%에 달했다.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는 미세먼지의 경우 건립된 지 10년이 안 된 집보다 10년 넘은 아파트에서 50% 이상 농도가 짙게 나왔다.
 
진드기 외에도 오래된 가구조각, 구석 먼지, 찌든 냄새, 배수구 냄새 등도 호흡기를 자극해 비염이나 천식을 유발 및 악화시킨다. 게다가 오래된 집일수록 외풍이 심하다. 이로 인해 냉방기나 난방기를 과도하게 작동시키면 바닥과 공기의 온도차가 심해져 아토피피부염과 비염 증상을 초래하기 쉽다.
 
또 오래된 집은 단열이 허술해 환절기에 가습기나 난방기를 오래 가동하면 벽 내부에 습기가 차면서 곰팡이가 생길 확률이 높다. 헌집증후군이 새집증후군보다 심각한 것은 이런 조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새집증후군과 헌집증후군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 예후가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곽경민 교수는 “새 집에 헌 침구를 그대로 들이거나, 헌 집에 새 가구를 배치하면 새집증후군과 헌집증후군이 결합돼 아토피피부염 등 피부질환에 더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며 “새 집의 포름알데하이드 등 화학적 오염인자와 헌집의 집먼지진드기 등 생물학적 오염인자에 동시 노출되면 예후가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먼지진드기는 살충된 후 남은 사체도 알레르기를 발생시키는 탓에 단순히 죽이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소재가 천 종류인 침구나 가재도구는 자주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햇빛에 말리는 일광소독을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침대 매트리스는 상하좌우를 자주 바꿔줘고 1주일에 한두 번씩 햇빛에 소독해준다.
 
온수세탁은 집먼지진드기를 살충하는 것은 물론 사체도 해결할 수 있어 도움된다. 냉동실에 24시간 정도 내의를 넣고 소독하면 집먼지진드기 퇴치에 효과적이다. 홍천수 전 연세대 의대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집먼지진드기는 대개 25~30도 온도와 65~80% 습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환절기에 가습기를 과도하게 가동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오래된 배수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와 암모니아도 두통, 소화장애, 천식, 알레르기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 당장 교체가 어렵다면 물을 쓸 때 외에는 항상 배수구 마개를 닫아둔다.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려면 온도는 18~22도, 습도는 40~60% 정도가 적당하다. 하루 최소 3번, 30분 이상 환기하고 자연 환기가 어려우면 공기청정기나 환풍기 등을 활용해도 좋다. 가구와 벽 사이는 너무 붙여놓지 않고, 정기적으로 위치를 조절해 통풍을 시켜야 한다. 상한 음식은 곰팡이의 원인이 되므로, 음식을 상온에 오랫동안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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