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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수레가 요란’, 환자 외면받는 병원 모바일앱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6-13 19:22:02
  • 수정 2020-09-24 14: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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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5’ 세브란스·삼성서울병원 제외 다운로드 1만건 안팎 … 시스템 불안정, 홍보 미흡 숙제
서울대병원의 공식 모바일앱 메인화면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스마트병원’, ‘디지털 헬스케어’가 의료계 화두가 된 가운데 최근 론칭된 병원 애플리케이션(앱)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며 대학병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0세 시대 ‘웰빙’ 열풍, 환자정보 빅데이터화, 스마트폰 대중화라는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리면서 기존 의료서비스에 IT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헬스케어가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앱을 활용하면 환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 환자 유입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등 중증 만성질환의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스마트병원’은 선택 아닌 필수가 됐다. 병원 전용앱이나 진료 관련 IT서비스가 없으면 젊은 환자들이 고루하거나 뒤처지는 병원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도 그 요인이다. 한편으로는 ‘저 병원도 하는데 우리도 해야지’라는 일종의 경쟁심리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확장하는 데 한몫했다.
 
이에 1~2년 전부터 대학병원들은 너도나도 공식 모바일앱을 출시했지만 불안정한 시스템과 홍보 부족 등으로 신통치 않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빅5’를 예로 들면 서울대병원이 론칭한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의 ‘아산스마트암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등은 병원 공식 모바일앱임에도 다운로드 수가 1만건 정도에 그쳤다.
 
그나마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1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빅5 외엔 분당서울대병원의 ‘베스트가이드’가 10만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선택진료비 폐지, 건강보험 혜택 확대 등으로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이 가속화되고, 빅5병원의 진료 건수가 지난해 1분기에만 320만건으로 전체 상급종합병원의 35%를 차지하는 것 등을 고려하면 이같은 앱 이용률은 매우 저조하다고 볼 수 있다.
 
대학병원 모바일앱들은 대부분 1000~5000건에 그쳐 이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원을 찾는 환자의 70% 이상이 50대 이후 중장년층이고, 특히 고령층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인데 이들 연령대 환자는 기존대로 전화나 방문 예약을 선호하지 굳이 스마트폰과 앱 사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의료IT, 스마트병원 등이 세계적 추세인 상황에서 ‘우리도 남들 만큼은 한다’는 액션만 취할 뿐 병원 경영진도 모바일앱 등을 통해 뭔가 큰 성과를 내거나, 당장 획기적인 혁신을 이루겠다는 생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모바일앱을 론칭한 지 이제 막 1년이 된 시점이라 다운로드 수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어차피 의료IT 분야 사업은 향후 10년 뒤를 내다보고 하는 것이라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병원앱은 간단한 조작만으로 진료과·의료진 및 처방전 정보를 찾고, 방문이나 전화 없이 진료를 예약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최근엔 진료비 결제 기능까지 탑재돼 환자 편리성이 한층 강화됐다. 이밖에 검사결과 조회, 건강수첩 작성, 결제내역 조회 등의 기능도 제공한다.
 
하지만 정작 사용자인 환자들은 병원앱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공식앱이 있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당뇨병으로 10년째 대학병원을 내원하고 있는 최모 씨(62)는 “전화 한 통이면 안내직원이 진료예약에 예약변경까지 다 해주는데 누가 조작도 어려운 스마트폰으로 일일이 확인하고 있겠나”라며 “한 번 사용해보려고 했지만 회원가입 단계부터 막혀 그냥 포기해버렸다”고 말했다.
 
이밖에 회원가입 및 로그인 오류, 앱 화면이 꺼지고 접속이 안되는 등 불안정한 시스템, 검진정보·진료대기 순번 등 정보의 늦은 연동과 업데이트 등이 병원앱 사용을 꺼려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혔다.
 
병원들의 의지 부족과 함께 병원 앱에 광범위하게 걸쳐 있는 규제도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IT기술과 연계된 병원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수 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게임이나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는 일반 앱과 달리 병원용 앱은 영리화 논란에 휩싸일 우려와 각종 규제로 광고수입을 올리기 힘든 구조여서 수익구조가 불확실하고 실질적인 매출상승과 직결되지도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앱 활성화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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