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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에서 혈액검사를? … 의사·한의사 영역 갈등 격화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4-30 23:52:02
  • 수정 2020-09-28 09: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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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의계 “첩약 안전성 입증 위해 불가피” … 의료계 “무면허 의료행위, 국민 임상시험하나”

한의원에서 혈액검사를 실시할 수 있게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의사와 한의사 간의 갈등 격화되고 있다.
최근 한의원에서 혈액검사를 실시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의사와 한의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제46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올해 하반기 한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약 처방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혈액검사기 도입을 늦출 수 없다”며 “이를 위해 한의사 혈액검사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의사들을 향한 선전포고나 다름 없는 발언이었다.
 
한의사들은 한약을 처방·조제하기 전 환자의 간과 콩팥 등 장기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혈액검사기 사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의협 관계자는 “한약 처방의 효과와 안전성 확보하려면 혈액검사기 도입을 늦출 수 없다“며 “예컨대 한약 복용 후 간 상태가 악화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 제조에 포함된 약재가 간에 악영향을 준 것인지, 원래 간이 좋지 않았던 환자가 한약을 먹어 상태가 악화된 것인지 등을 구별하는 데 혈액검사기가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혈액검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한약 투여 전과 후 환자의 간 수치를 확인할 수 있어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등의 근거없는 속설로 한방치료가 외면당하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의협은 첩약 처방을 위한 혈액검사를 3개월간 약 10만건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첩약 사용 전후 혈액검사로 1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해 정부에 혈액검사 보험 급여화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한의사들은 2014년 보건복지부가 유권해석을 통해 한의사의 혈액검사기 사용을 허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복지부는 한의사협회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으로 “채혈 후 검사결과가 자동적으로 수치화돼 추출되는 혈액검사기를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당시 유권해석은 자동혈액분석기처럼 결과가 간단하게 도출되는 검사 장비를 말한 것이지, 여러 건강 수치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일반적인 혈액검사까지 승인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한의사의 혈액검사는 복지부의 유권해석 상으로는 면허내 의료행위로 인정됐지만 아직 ‘임의비급여’에 포함돼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 임의비급여는 법에 규정된 급여 진료(국민건강보험 부담), 비급여 진료(환자 본인부담)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아 병원이 환자에게 진료 비용을 부담시키면 과징금 등 행정제재를 받게 된다.
 
이로 인해 혈액검사를 실시하는 일부 한의사들은 혈액검사에 드는 비용을 자가 부담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1500여개 한방병·의원이 혈액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협은 오늘 7월부터 소속 회원 한의사가 혈액검사를 실시할 때 비용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의료계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한의학적 원리에 따른 기기가 아닌 일반 혈액검사장비 등을 사용하는 것은 환자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한방의 의료기기 사용은 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된 이후에 논의해볼 수 있는 문제인데, 이런 과정 없이 무작정 혈액검사를 실시하겠다는 발언은 국민을 상대로 임상실험을 벌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관계자는 “복지부 해석을 종합하면 한의사는 검사결과가 자동 수치화돼 추출되는 혈액검사기를 이용해 한방의학적 이론에 근거한 혈액 점도나 어혈 상태를 살펴 진찰하는 한방행위만 할 수 있다”며 “한의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간기능·콜레스테롤·빈혈·백혈구·혈소판 수치 등을 확인하는 것은 엉터리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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