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이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이번 연구결과는 18일 건국대에서 개최된 고려인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석기태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홍삼이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 환자에서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켜 지방간을 개선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장내에 존재하는 2조개가 넘는 미생물이 내뿜는 물질은 곧바로 간으로 이동해 흡수되기 때문에 장과 간의 연관성이 매우 높다. 이에 장내 좋은 미생물을 활성화해 유익한 분비물질이 간에 흡수되도록 만들면 질병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선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장내 좋은 미생물을 활성화하는 소재 발굴에 주목해왔다.
지방간은 과음으로 발생하는 알코올성지방간과 당뇨병·고지혈증·비만 등으로 생기는 비알코올성지방간으로 구분된다. 석기태 교수팀은 홍삼이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조절해 간염증효소를 효과적으로 떨어뜨려 지방간질환을 개선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2017년1월~2018년4월 총 94명의 환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48명에게는 홍삼 태블렛(2000㎎/day)을 한 달 동안, 나머지 46명에게는 위약을 한 달 동안 섭취토록 한 뒤 간기능 검사, 피로점수 및 16SrRNA 기반의 대변 장내미생물을 분석해 비교했다. 그 결과 홍삼섭취군에서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anine Aminotransferase, ALT, 수치가 높을수록 간이 손상된 것을 뜻함)가 15% 감소,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amma-Glutamyl Transferase, GGT, 수치가 높을수록 간세포/간주변 담도가 손상된 것을 뜻함)가 13% 감소, 피로도가 21% 호전됐음을 확인했다. 위약 대조군에서는 통계학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 ALT가 증가한 환자는 ‘퍼미큐티스(Firmicutes, 유해균류)’가 증가하고 ‘프로테오박테리아(proteobacteria, 유익균류)’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홍삼섭취군에서는 퍼미큐티스(유해균류)는 감소하고 프로테오박테리아(유익균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군은 홍삼섭취군과 반대로 나타났다. 이는 홍삼섭취군이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키고 유해균을 감소시켜 간의 손상을 개선한다는 것을 뜻한다.
석기태 교수는 “홍삼을 섭취하면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으로 인해 변경된 장내미생물의 조성을 유익하게 변화시켜 질환 진행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관련 기전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