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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암병원 경쟁, 후발주자 등장에 과열 우려도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10-26 09:08:02
  • 수정 2020-09-17 00: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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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희의료원 등 암병원 개원 … 암 전용 4000병상 육박, 병상가동률 떨어질까 ‘노심초사’

국내 대학병원들 간 암환자 유치 경쟁이 경희대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등 후발주자들의 등장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경희대병원은 지난 6일 본관 좌측에 지상7층, 지하 2층 규모로 암환자 전용 200병상 규모의 후마니타스암병원을 공식 개원했다. 환자의 선택에 따라 의학, 한의학, 치의학 등 3개 분야의 통합 암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8월 22일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이 경기 남부 지역 최초로 암병원의 문을 열었다. 지상 10층, 지하 4층, 100병상 규모로 4인실을 기준병실로 삼아 환자에게 넓고 쾌적한 입원치료 공간을 제공한다. 충북대병원도 2019년 개원을 목표로 129병상 규모의 암병원을 건립하고 있다.  ‘빅5’를 비롯한 대형병원들이 암병원에 집중하는 이유는 병원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의료비 지출을 줄이려는 정부정책과 경제양극화 등으로 진료수익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급여인 항암표적치료제, 로봇수술, 양성자치료 등 높은 수가가 보장된 암치료를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5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매년 21만 여명의 신규 암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1999년 이후에 발생한 암환자 중 2016년 1월1일 생존한 것으로 확인된 암유병자 수는 약 161만명에 달한다. 의학기술 발달로 암 환자들의 생존율도 높아졌다.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2014년 54.0%에서 2015년 70.7%로 증가했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원 입장에서는 순수한 환자치료보다 비급여검사나 표적항암치료제 처방 등의 수익이 더 크다”며 “일반적으로 ‘암’ 하면 전문성을 떠올리는 인식 탓에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치료 전문성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암환자에게 전문의료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암병원 확대는 암 조기발견과 환자 생존율 연장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암은 여러 과 의료진의 다학제진료를 통해 항암치료 시기와 방법을 결정해야 치료효과가 높아지는 특성상 전문성이 중요하다. 소모성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평생관리 개념도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국내 총인구에 비해 암병원이 쓸데없이 많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선진적인 암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미국의 경우 인구 3억2000여만명에 500병상 내외 규모의 암병원은 MD앤더슨암센터(631병상),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469병상)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반면 한국은 총 인구가 미국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암 병상수는 서울아산병원 암병원(712병상),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652병상), 국립암센터(550병상), 연세대 연세암병원(510병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500병상), 분당서울대병원 암뇌신경병원(477병상), 고려대 구로병원 암병원(300병상), 서울대병원 암병원(202병상),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200병상), 충북대병원 암병원(129병상), 이대여성암병원(60병상) 등 4000병상에 이른다.  암은 여러 진료과 의료진간 협진과 보조인력이 필요한 만큼 수백병상의 암병원을 설립 및 운영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인력과 예산이 요구된다. 이로 인해 일정 수준 이상의 병상가동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병원들의 재정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십상이다.   K 대학병원 관계자는 “암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로 정부도 정책적으로 암환자 관리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표적치료제 등에 대한 임상시험 진행이 병원 수익과 연결돼 수익과 전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암병원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암병원 개설엔 몇백억, 몇천억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에 병상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재정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은 암병원 건립에 700억원, 연세암병원 3300억원, 삼성서울병원은 3400억원을 쏟아부었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기존 시설을 이용하거나 증축해 소요 예산이 다소 적긴 하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금액이 투자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소요된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한개원의협회 관계자는 “이미 대형병원과 중소 병·의원 간 격차가 극심한 상황에서 수도권 병원들이 암병원 증설에 욕심내는 것은 환자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암병원 운영을 기존의 수술·입원에만 치중하지 말고 예방센터나 호스피스 개념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암병원의 전문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 개발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환자단체연합 관계자는 “암병원 확대는 조기발견 가능성을 높이고 전문치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며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암진료의 전문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외국처럼 암치료의 질 평가를 위한 지표개발과 의료기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학병원들 간 암환자 유치 경쟁이 경희대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등 후발주자들의 등장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경희대병원은 지난 6일 본관 좌측에 지상7층, 지하 2층 규모로 암환자 전용 200병상 규모의 후마니타스암병원을 공식 개원했다. 환자의 선택에 따라 의학, 한의학, 치의학 등 3개 분야의 통합 암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8월 22일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이 경기 남부 지역 최초로 암병원의 문을 열었다. 지상 10층, 지하 4층, 100병상 규모로 4인실을 기준병실로 삼아 환자에게 넓고 쾌적한 입원치료 공간을 제공한다. 충북대병원도 2019년 개원을 목표로 129병상 규모의 암병원을 건립하고 있다.

‘빅5’를 비롯한 대형병원들이 암병원에 집중하는 이유는 병원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의료비 지출을 줄이려는 정부정책과 경제양극화 등으로 진료수익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급여인 항암표적치료제, 로봇수술, 양성자치료 등 높은 수가가 보장된 암치료를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5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매년 21만 여명의 신규 암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1999년 이후에 발생한 암환자 중 2016년 1월1일 생존한 것으로 확인된 암유병자 수는 약 161만명에 달한다. 의학기술 발달로 암 환자들의 생존율도 높아졌다.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2014년 54.0%에서 2015년 70.7%로 증가했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원 입장에서는 순수한 환자치료보다 비급여검사나 표적항암치료제 처방 등의 수익이 더 크다”며 “일반적으로 ‘암’ 하면 전문성을 떠올리는 인식 탓에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치료 전문성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암환자에게 전문의료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암병원 확대는 암 조기발견과 환자 생존율 연장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암은 여러 과 의료진의 다학제진료를 통해 항암치료 시기와 방법을 결정해야 치료효과가 높아지는 특성상 전문성이 중요하다. 소모성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평생관리 개념도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국내 총인구에 비해 암병원이 쓸데없이 많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선진적인 암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미국의 경우 인구 3억2000여만명에 500병상 내외 규모의 암병원은 MD앤더슨암센터(631병상),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469병상)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반면 한국은 총 인구가 미국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암 병상수는 서울아산병원 암병원(712병상),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652병상), 국립암센터(550병상), 연세대 연세암병원(510병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암병원(500병상), 분당서울대병원 암뇌신경병원(477병상), 고려대 구로병원 암병원(300병상), 서울대병원 암병원(202병상),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200병상), 충북대병원 암병원(129병상), 이대여성암병원(60병상) 등 4000병상에 이른다.

암은 여러 진료과 의료진간 협진과 보조인력이 필요한 만큼 수백병상의 암병원을 설립 및 운영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인력과 예산이 요구된다. 이로 인해 일정 수준 이상의 병상가동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병원들의 재정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십상이다. 

K 대학병원 관계자는 “암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로 정부도 정책적으로 암환자 관리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표적치료제 등에 대한 임상시험 진행이 병원 수익과 연결돼 수익과 전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암병원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암병원 개설엔 몇백억, 몇천억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에 병상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재정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은 암병원 건립에 700억원, 연세암병원 3300억원, 삼성서울병원은 3400억원을 쏟아부었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기존 시설을 이용하거나 증축해 소요 예산이 다소 적긴 하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금액이 투자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소요된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한개원의협회 관계자는 “이미 대형병원과 중소 병·의원 간 격차가 극심한 상황에서 수도권 병원들이 암병원 증설에 욕심내는 것은 환자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암병원 운영을 기존의 수술·입원에만 치중하지 말고 예방센터나 호스피스 개념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암병원의 전문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 개발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환자단체연합 관계자는 “암병원 확대는 조기발견 가능성을 높이고 전문치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며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암진료의 전문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외국처럼 암치료의 질 평가를 위한 지표개발과 의료기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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