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정책사회
스트레스·스마트폰 탓 ‘영츠하이머’ 급증 … 건망증·치매 차이는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10-22 19:44:22
  • 수정 2020-09-17 00:15:40
기사수정
  • ‘힌트’ 통해 기억 떠올리면 건망증 … 기억 전체 잊고 짜증 늘면 치매검사 받아야

건망증이 심하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의 절반가량은 ‘스트레스성 건망증’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집 현관 비밀번호나, TV에서 자주 보던 연예인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아 당황했던 경험을 한다. 처음 한두 번은 ‘건망증인가보다’라며 웃어 넘기지만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 ‘혹시 치매 초기가 아닐까’ 걱정하게 된다.

건망증과 치매를 단순히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증상’으로 간주하기 쉽지만 두 질환이 어떻게 다른지, 증상이 어느 정도 돼야 치료가 필요한지 분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스마트기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기억의 주기가 짧아진 젊은층에서 단순 건망증을 치매 초기로 여겨 마음 졸여하는 사례가 적잖다. 젊은 나이에 심각한 건망증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많아 ‘젊음(Young)’과 ‘알츠하이머(Alzheimer)’를 합친 ‘영츠하이머’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건망증은 단기 기억장애의 하나로 과거의 경험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잊어버리는 정도가 심한 상태를 의미한다. 경험했던 일 가운데 비교적 덜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곤 한다.


우울증, 불안신경증, 불면증, 폐경후증후군 등을 가진 중년여성, 평소 기억할 것과 걱정거리가 많은 중년남성에서 자주 나타난다. 최근 스마트폰 이용이 일상화되고 평소에 받는 스트레스가 심화되면서 30~40대 젊은 건망증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건망증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집중력 감소다. 이지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집중력이 떨어지면 정보의 등록·저장·인출 단계가 흐트러져 건망증이 나타난다”며 “과도한 긴장·초조·불안·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 피로·수면부족·만성질환 등으로 찾아오는 스트레스는 집중력과 기억력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건망증이 심하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의 절반가량이 ‘스트레스성 건망증’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이 교수는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우울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증가한다”며 “이 호르몬은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 해마에서의 신경섬유 생성을 감소시키고 뇌를 수축시켜 기억을 자꾸 깜빡하는 건망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V, 인터넷, 스마트기기에서 쉴 새 없이 쏟아져나오는 정보도 건망증의 원인이다. 뇌는 정보를 무한대 저장할 수 있는 게 아니여서 한꺼번에 과도한 양의 정보가 밀려들어오면 정보 저장 및 인출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다. 노화도 건망증을 일으킬 수 있다. 나이들수록 신경세포의 시냅스와 수용체 수가 줄어 신경전달물질 양이 줄어든다.

치매와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를 종종 잊어버린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힌트’를 주면 잊었던 경험이나 사실을 바로 기억해낸다는 것이다. 예컨대 친구와 언제 어디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잊어버렸을 때 건망증은 약속한 사실 자체를 상기시키거나, 친구 이름을 들으면 관련 내용을 금방 기억할 수 있다. 반면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환자는 약속 자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

이 교수는 “건망증은 물건을 사러 갔다가 몇 가지를 빠뜨리고 오는 등 일부에 한해서만 기억능력 저하 증상을 보인다”며 “반면 인지기능장애와 치매는 물건을 사러 갔다가 이곳에 왜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집으로 돌아오는 등 전체 기억이 상실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뇌기능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을 찍으면 치매 환자의 뇌세포는 상당 부분이 죽어있는 반면 건망증은 뇌 손상이 없는 정상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으로 건망증은 △열쇠·지갑·세금고지서 등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한참 만에 찾는다 △전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지만 자세한 부분은 기억하기 힘들다 △기억력이 자꾸 감소하는 것 같아 메모하면서 가능한 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등의 현상을 보인다. 

경도인지장애는 △며칠 전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려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귀띔을 해줘도 기억하지 못한다 △어떤 일이 일어났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자기가 한 일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을 모르거나 부인한다 △시간·장소·사람에 대한 기억이 나빠진다 △과거 기억에 비해 최근 기억이 현저히 나빠진다 △전화 왔다는 내용을 전해주지 않는다 △돈 계산을 잘못한다. 거스름돈을 줄 때 실수한다 등이 주요 증상이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다. 정상인은 1년에 1% 미만으로 치매가 발생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8~10%다.

흔히 건망증이 지속되면 치매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젊었을 때보다 기억력이 감소했지만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면 노화로 인한 단순 건망증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생활이 불편할 만큼 무엇인가를 잊어버리는 일이 자주 반복되고 쉽게 짜증을 내는 등 성격까지 변화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치매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강동경희대학교병원
JW신약
탁센
동아ST
한국다케다제약
사노피
동국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차병원
신풍제약주식회사
정관장몰
한국화이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휴온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