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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
봉침 효과 진실공방, 진흙탕된 의사·한의사 감정싸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9-19 16:23:10
  • 수정 2020-09-16 02: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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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협 안전성효과 검증 안돼 전면 무효화 요구 … 한의협 염증 개선에 탁월, 양방 주사치료도 문제 주장

의사들은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약침의 안전성 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한 여성이 봉침을 맞고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사와 한의사간 직역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5월 신혼 6개월의 30대 초등학교 여교사 A씨는 허리통증 치료를 위해 한의원에서 봉침을 맞은 뒤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쇼크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 봉침시술 후 A 씨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자 한의사는 같은 층에 있는 가정의학과의원 원장에게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이 의사는 A씨에게 항알레르기 응급치료제인 에피네프린을 투여하고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응급처치를 시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사경을 헤매던 A 씨는 결국 22일만에 숨을 거뒀다.

이 사건은 의료기기 사용, 첩약 급여화 등으로 부딪혀왔던 의사와 한의사간 갈등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한의사를 도왔던 가정의학과 의사가 유족 측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하자 의료인들의 불만이 가중됐다.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의사들은 봉침을 비롯한 전체 약침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봉침을 비롯한 한의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모든 약침은 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안전성과 효과가 전혀 검증되지 않았고 한의사들의 전문의약품 사용은 불법 의료행위”라며 “봉침은 물론 한의계에서 사용하는 약침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만큼 정부는 약침의 안전성 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는 봉침이 각종 통증과 염증질환 및 면역질환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경호 한의협 부회장은 “봉침은 벌독을 정제해 인체의 경혈에 투여하는 약침술의 일종으로 각종 통증, 염증질환, 면역질환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음이 이미 수많은 학술논문과 연구결과를 통해 검증됐다”며 “현행법상 한의사가 시술하는 것은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봉침뿐만 아니라 모든 주사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초급성 면역과잉반응으로 봉침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일부 한의사들은 최근 인천의 한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맞은 환자 두 명이 패혈증에 걸리는 사건을 예로 들며 기능성주사 무용론 카드로 맞서고 있다. 한 한의계 관계자는 “양방에서 ‘마늘주사’, ‘백옥주사’, ‘신데렐라주사’ 등 해괴한 이름으로 시술되고 있는 기능성주사의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며 “이같은 양의계의 병폐를 해소하기 위해 양방 병·의원의 감염관리 현황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전수조사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의사들이 응급상황에 대비해 전문의약품이 포함된 응급키트를 구비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직역간 갈등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한한의사협회는 9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서 현행법상 한의원이 응급의약품을 구비할 수 없어 응급조치가 늦어졌고 이로 인해 환자가 사망한 점을 고려해 한방 의료기관도 ‘에피네프린’ 등 전문의약품을 포함해 20~30여개 약물과 응급키트를 구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의협은 “양방 의사들의 무조건적인 반대에 부딪혀 의료인인 한의사가 봉독 이상반응(아나필락시스 쇼크)에 필요한 ‘에피네프린’과 항히스타민 등의 의약품 사용을 제한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한의원에 현대의학의 응급전문의약품을 구비하겠다는 한의사들의 주장은 한의원에서 아나필락시스 같은 생명이 위중한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겠다는 것으로 한의사의 무면허 불법의료행위를 조장하고, 모든 한의사들을 범법자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봉침(蜂針)은 정제한 벌독을 경혈에 주입해 인체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질병을 치료한다. 벌독은 벌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산란관을 통해 독을 채취한 뒤 무균 환경에서 건조시켜 분말로 만든다. 한의사는 환자의 체질과 질병에 따라 적정 농도로 벌독 분말을 희석해 사용한다.


독성을 제거한 균이나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사해 저항력과 면역력을 키워주는 백신과 비슷한 원리다. 이처럼 독으로 병을 다스리는 방식을 한의학에선 ‘이독치병(以毒治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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