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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경험평가’ 쓴물 삼킨 ‘빅5’ … 브랜드파워와 서비스질은 별개일까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9-14 18:31:28
  • 수정 2020-09-16 01: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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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급종합병원선 중앙대병원 1위 … 의료계 “과도한 평가로 피로누적, 진료·치료업무 차질”

서울대병원 전경
국내에서 처음 실시된 ‘의료서비스 환자경험평가’에서 ‘빅5’로 불리는 상급종합병원들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병원의 브랜드파워와 환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질간 괴리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 내부에선 평가 문항의 객관성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많은 평가로 의료진과 행적직원들의 피로감이 극심하다는 불만도 쏟아져나왔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9일 제1차 의료서비스 환자경험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는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92곳에 하루 이상 입원했던 성인 1만497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평가 항목별 평균 점수는 △간호사 서비스 88.73점 △의사서비스 82.38점 △투약 및 치료 과정 82.35점 △병원 환경 83.74점 △환자권리 보장 81.16점 △전반적 평가 83.01점(다른항목 점수 총합의 평균)이었다.

이번 평가에서 빅5 중 서울대병원·연세대 세브란스병원·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은 평가 항목별로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다. 서울대병원은 의사서비스 77.14점, 투약 및 치료 과정 80.78점, 병원환경 77.93점, 환자권리 보장 79.99점으로 평균보다 3~5점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나마 간호사 서비스 영역에서 평균보다 높은 90.2점을 받았다. 특히 의사서비스 점수가 다른 병원보다 유난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은 간호사 서비스, 병원 환경, 전반적 평가 등 3개 영역에서는 평균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의사서비스 영역에서 79.6점, 환자권리 보장에서 80.8점으로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삼성서울병원도 의사서비스 영역에서 80.9점, 환자권리 보장에서 79.92점으로 평균에 못 미쳤다.


빅5 중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만 6개 항목 모두 평균치를 웃도는 점수를 받아 체면치레를 했다.

빅5병원이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낸 부분은 의사서비스로 △의사를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74.6점) △회진시간에 대한 정보제공(77.0점) 등 세부문항의 점수가 특히 낮았다. 빅5병원 중 의사서비스 영역에서 중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병원은 한 곳도 없었다. 서울아산병원이 82.67점으로 빅5원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전체 순위는 44위에 불과하다. 서울성모병원은 82.43점으로 49위, 삼성서울병원은 80.90점으로 64위, 세브란스병원은 79.60점으로 79위, 서울대병원이 77.14점으로 최하위권인 87위를 기록했다.


빅5 병원의 전반적 평가 점수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88.49점), 삼성서울병원(88.28점), 서울아산병원(87.58점), 세브란스병원(85.60점), 서울대병원(83.48점)으로 조사됐다.

상급종합병원 중 빅5를 제치고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병원은 중앙대병원이다. 병원 환경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간호사 서비스 93.75점, 의사 서비스 89.9점, 투약 및 치료 과정 90.14점, 환자권리 보장 88.42점, 전반적 평가 91.06점으로 5개 영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병원 환경 영역에서는 90.22점을 기록해 전체 대상 기관 중 9위를 차지했다.

이번 평가에 대해 K 대학병원 관계자는 “규모가 큰 상급종합병원일수록 중증도가 높은 질환 환자가 많아 평가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다”며 “고난도수술이 많은 만큼 모든 환자를 만족시키기 어려워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의료서비스 점수가 유난히 낮은 것은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의료진과 병원 임직원 교육, 30분 대기 3분 진료 등 비정상적 진료환경 개선 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설문 문항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의료서비스의 질과 딱히 연관성이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당신의 질환에 대해 자주 위로와 공감을 받았는가’, ‘입원기간 동안 다른 환자와 비교했을 때 의료진으로부터 공평한 대우를 받았는가’ 등의 문항은 환자의 주관적인 입장이 반영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또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받아도 치료나 수술 예후가 좋지 않다면 병원에 불만을 갖게 되고 이럴 경우 서비스 수준에 상관 없이 악의적으로 설문조사에 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이은 평가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대학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의사들은 외래·진료·수술·회진에 연구논문 준비까지 쉴새 없이 바쁘고, 행정직도 각종 평가자료를 준비하고 취합하다보면 정작 본업을 하지 못하게 된다”며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제고한다는 취지엔 찬성하지만 과도한 평가로 인해 병원의 본업인 ‘진료와 치료’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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