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코리아는 골전이 암환자 골격계 합병증(SRE, Skeletal-Related Events)과 희귀질환인 골거대세포종(GCTB, Giant Cell tumor of bone)의 치료제인 ‘엑스지바(Xgeva 성분명 데노수맙, denosumab)’가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약제 급여 목록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이 치료제는 골전이 암환자의 골격계 합병증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유일한 표적치료제다.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에 필수적인 단백질 RANKL(Receptor Activator of Nuclear factor Kappa-B ligand)과 결합해 파골세포의 형성·기능·생존을 억제함으로써 골파괴에 이르는 악순환을 멈추게 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이번 고시에 따라 엑스지바는 △만 19세 이상 유방암, 전립선암 골전이 환자에서 골격계 합병증 발생위험 감소 △절제가 불가능하거나 수술적 절제가 중증의 이환을 일으킬 수 있는 성인 및 골 성숙이 완료된 청소년의 골거대세포종 적응증에 1차 이상 치료제로 보험급여를 인정받게 됐다. 뼈의 단층촬영(Bone scan)만으로 이상소견이 확인된 경우는 인정하지 않는다.
엑스지바는 고형암 중에서도 유방암·전립선암의 골전이 환자에게 골격계 합병증 예방·치료를 위한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고형암이 뼈로 전이되면 △병리학적 골절 △뼈에 대한 방사선 조사 △척수압박 △뼈 수술 등과 같은 골격계 증상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환자는 심한 통증과 삶의 질 악화로 고통받는다. 전립선암과 유방암은 고형암 중에서도 뼈 전이가 자주 발생하는 질환으로 전이율은 환자 10명 중 6~7명에 이르며 폐얌 환자의 경우 3~4명 꼴로 발생한다.
그동안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제제로 치료를 해왔으며 유일한 치료제는 ‘졸레드론산(ZA, zoledronic acid)’이었다. 이 치료제는 골전이 골격계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으나 신장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환자 신기능을 고려해야 했고 투약 편의성 면에서도 정맥주사라는 단점이 있었다.
유방암·전립선암·기타 암 환자를 대상으로 졸레드론산과 엑스지바 투여군을 비교한 결과 엑스지바 투여군의 합병증 발생률이 약 18% 감소했고 첫번째 합병증 발생까지의 기간은 27.7개월로 졸레드론산의 19.5개월 대비 8.2개월을 지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기 반응사례 발생률(APR: Acute Phase Reaction, 발열 피로 골절통증 관절통증 오한 등 급성기 부작용)에서도 각각 8.7%와 20.2%로 엑스지바 투여군이 절반 이상 낮은 수치를 보여 안정성을 뒷받침했다. 4주 간격으로 허벅지 또는 복부에 피하주사해 편의성 면에서도 정맥주사보다 간편하다.
안진석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골전이가 발생한 암 환자의 경우 골격계 합병증 발생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골전이 즉시 예방·치료를 시작한다”며 “한국은 아직 골격계 합병증 치료율이 낮은 편으로 이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유방암과 전립선암이 뼈에 전이된 환자에게 엑스지바를 치료를 위한 가장 높은 수준인 카테고리1(category-1)으로 권고하고 있다.
수술이 불가능한 골거대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도 급여가 적용된다. 희귀질환인 골거대세포종은 20~40대 젊은층에서 나타는 것이 특징이며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파골세포성 종양으로 이 종양이 신경을 눌러 뼈 통증, 관절기능 저하, 신경결손 등을 유발한다. 골거대세포종은 대부분 외과적 절제술로 치료하지만 장애 및 합병증 위험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많지 않았다.
이 치료제는 수술 불가능한 골거대세포종 1차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세 건의 2상 임상연구에서 72~88%의 종양 반응률을 확인했다. 또 질병 진행의 지연과 함께 환자의 통증감소, 관절기능 개선, 운동능력 향상과 같은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됐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호주 의약품관리국(TGA)에 희귀의약품으로 등록돼있다.
김수아 암젠코리아 의학부 전무는 “골거대세포종은 100만명 당 1명 미만에서 발생하는 극희귀질환으로 양성 종양이지만 재발이 빈번하고 극심한 통증, 뼈와 관절의 변형을 야기한다”며 “종양의 부위, 크기, 인접 신경에 따라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은 급여 적용이 제한적이어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첫 치료제가 허가돼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상경 암젠코리아 대표는 “엑스지바의 보험급여 적용을 통해 효과적인 치료옵션을 기다렸던 유방암·전립선암, 골거대세포종 환자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됐다”며 “‘환자를 위한다(To serve patients)’는 사명으로 혁신적인 치료옵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