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애브비는 국내 최초로 8주에 치료가 가능한 범유전자형 만성C형간염 치료제 ‘마비렛(Maviret 성분명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 glecaprevir·pibrentasvir)’을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범유전자형은 특정 질병의 모든 유전자형에 치료 가능한 것을 말하며, 이 질환에선 유전자형인 1~6형을 모두 치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C형간염은 C형간염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 감염에 대한 면역반응 때문에 간세포가 파괴되며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만성 C형간염은 혈액 매개 바이러스 감염질환으로 한국인은 약 30만명이 감염돼 있고 이 중 최대 85%인 약 25만명이 아직 검진이나 치료를 받지 않은 감염환자로 추정된다. 혈액투석 환자의 C형간염 유병률은 15%로 일반인에 비해 19배나 높다. 이밖에 수혈, 문신·피어싱수술, 수직감염, 성행위, HIV환자군 등을 통해 감염된다. 일단 감염되면 장기간에 걸쳐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며 암 사망률 2위인 간암과 함께 간 이식의 주요 원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이 치료제는 한국을 포함한 27개국에서 C형간염 유전자형 1~6형 및 간경변증을 동반하지 않거나 대상성 간경변증을 동반한 성인 환자 2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개 이상의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 및 안전성이 입증됐다. 대한간학회가 발표한 만성C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에 등재돼있다.
허가임상 통합분석(Pooled Analysis) 결과를 보면 치료성공률(mITT, Modified intend to treat, 바이러스감염 억제에 국한된 의도된 성공률)은 99%에 달했다. 국내서 가장 흔한 C형간염 유전자형 중 가장 많은 1형 감염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인 ‘ENDURANCE-1’ 연구결과에선 완치를 뜻하는 치료성공률(SVR12)이 99%(348/351명)로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다.
이 연구는 치료경험이 없거나 과거에 페그인터페론, 리바비린, 소포스부비르의 치료경험이 있으며 간경변증이 없는 유전자1형 성인환자를 대상으로 이 치료제의 8주 및 12주간 치료 유효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치료기간에 따른 효과 차이는 크지 않았다. 대상성 간경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12주 치료 후 SVR12가 97%를 달성해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간경변은 임상적으로 황달, 복수, 정신신경증상 등 간부전 증상이 없는 대상성 간경변과 간부전 증상이 있는 비대상성 간경변으로 분류된다. 대상성 간경변의 경우 5년생존율은 90% 이상을 보이지만 환자의 50%는 진단후 10년 내에 합병증이 발생하고, 평균적으로 6년 후에 비대상성 간경변으로 진행하며 평균수명이 9년 정도에 이르게 된다. 반면 비대상성 간경변은 환자의 약 4분의 3이 1~5년 이내에 사망하며 평균수명은 약 1.5년이다.
SVR12(Sustained virologic response rates at 12 weeks after)는 치료종료 후 12주째에 혈중 C형간염바이러스 RNA가 검출되지 않은 상태로 잠정적인 완치를 의미한다.
원용균 한국애브비 의학부 부장은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마비렛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치료경험이 없고 간경변증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에서 치료기간이 기존 12주에서 8주로 약 1개월 단축됐다”며 “유전자형 1~6형까지 모든 종류의 환자와 만성 신장질환 환자 등 치료법이 없거나 제한됐던 환자들에게 완치의 길이 열렸으며 유전자형 검사가 어렵거나 특수 유전자형을 가진 환자도 치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바이러스성 간염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는 질환으로 전세계 말라리아, 에이즈(HIV), 결핵 감염자 수는 감소하고 있으나 간염은 여전히 증가 추세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환자 치료가 목적이었으나 최근엔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바이러스 보유자도 치료해 전염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고 있음에도 대부분이 무증상이라 감염자의 70%가 전염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세계보건기구의 C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은 환자 및 진료 상황에 따라 추가 검사가 필요 없는 범유전자형 치료제를 권고하고 있는데 이번에 마비렛이 치료 옵션으로 추가돼 국내 C형간염 퇴치를 앞당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일1회 경구 복용하는 마비렛은 두 가지 성분이 함유된 고정 용량 복합제로 C형간염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바이러스의 재생산을 억제한다.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으며, 6월부터 8주 치료에 1092만3360원으로 보험 급여가 적용돼 환자부담액은 30%인 327만7008원으로 낮아졌다.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혁신의약품으로 지정돼 신속 허가가 나왔다.
안 교수는 마비렛에 대해 “8주로 짧아진 치료기간, 폭넓은 치료가능 환자군, 높은 완치율 등이 강점”이라며 “모든 유전자형에서 항바이러스제인 ‘리바비린’을 병용하지 않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고, 유전자형이나 내성검사가 필요없고 바이러스 카피 숫자, 간섬유화 정도와 상관없이 사용 가능한 것도 매력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내 C형간염의 절반에 해당하는 유전자형 2형 치료에 리바비린을 병용하지 않아 1환자 고통은 줄이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며 “허가임상에서 규정한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는 유전자형 3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국 사람은 97%가 1~2형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타입의 C형간염 환자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간경변 여부가 치료기간을 가른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간경변증이 없는 경우 8주, 있는 경우 12주만에 완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마비렛은 1알당 보험약가가 6만5020원으로 하루 3회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치로 잡으면 19만5060원이 소요된다. 이에 비해 지금까지 가장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는 길리어드의 ‘소발디(성분명 소포스부비르, sofosbuvir, 12~24주 요법)가 12만6190원(하루 한 정 복용), 같은 회사의 ‘하보니(성분명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 ledipasvir+sofosbuvir, 12주 요법)’는 13만40원으로 가격과 복용 편의성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소발디와 하보니는 후발 경쟁 제품 출시에 앞서 지난 6월 1일자로 약가를 자진 인하한 바 있다.
마비렛은 간경변이 없는 경우에 한해 8주 요법이 가능한 게 경쟁적 우위에 있다. 한국MSD의 제파티어(성분명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elbasvir·grazoprevir)는 8주 요법이 가능하다는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제파티어는 ‘Streager study’에서 간섬유화 F0-2단계의 유전자형 1b형 만성 HCV 환자의 98%(79/81명)가 8주 치료로 SVR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유전자형 4형에 감염된(간 섬유화 단계 F0~F2)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8주간 제파티어 치료를 시행한 임상 4상 연구의 1차 결과에서도 높은 치료율을 보였다.
이들 약은 직접작용제(DAA, direct antiviral agent)로 C형간염바이러스(HCV)의 유전물질인 RNA의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분해효소(프로테아제)인 NS3/4A, NS5A, NS5B 등을 억제한다. 경구투여로 복용이 간편하고 부작용이 적다. 지속바이러스반응(SVR, Sustained Viral Response)으로 평가한 완치율이 90% 이상으로 기존 페그인터페론(PEG interferon)·리바비린(ribavirin) 병용요법의 40~80%보다 향상됐다.
길리어드는 DAA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보세비(Vosevi)’를 이미 해외에서 출시하면서 한발 앞서나가고 있다. 보세비는 ‘엡클루사’(Epclusa, 성분명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sofosbuvir+velpatasvir)에 복실라프레비르(voxilaprevir)를 합친 3제 복합제로서 HCV DAA 치료 실패 경험이 있는 C형간염 환자들에서 96%의 완치율을 보였다. 보세비의 적응증은 NS5A 억제제 포함 요법 치료 경험이 있는 유전자형 1~6형 또는 NS5A 없이 소포스부비르 포함 요법 치료 경험이 있는 1a, 3형 성인 C형간염 환자 치료다.
안상훈 교수는 “바이러스성 간염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는 질환으로 전세계 말라리아, 에이즈(HIV), 결핵 감염자 수는 감소하고 있으나 간염은 여전히 증가 추세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환자 치료가 목적이었으나 최근엔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바이러스 보유자도 치료해 전염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고 있음에도 대부분이 무증상이라 감염자의 70%가 전염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의 C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은 환자 및 진료 상황에 따라 추가 검사가 필요 없는 범유전자형 치료제를 권고하고 있는데 이번에 마비렛이 치료 옵션으로 추가돼 국내 C형간염 퇴치를 앞당기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비렛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경증, 중등증, 또는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를 포함한 중증 신장애 성인 환자에게 유전자형을 불문하고 사용할 수 있게 만성 C형간염 치료제로 승인됐다. 마비렛은 유전자형에 상관없이, 리바비린을 병용하지 않고, NS3/4A 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인 글레카프레비르(100㎎)와 NS5A 억제제인 피브렌타스비르(40㎎)을 하루 1회 음식과 함께, 경구용 제제 3정을 복용한다. 대상성 간경변증이 있거나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 경우는, 유전자형에 따라 12~16주 치료가 권장된다. 경구피임약 등 간수치 ALT(Alanine aminotransferase)를 높일 수 있는 약물과는 동시 복용을 피해야한다.
글레카프레비르(GLE)는 애브비와 에난타제약(Enanta Pharmaceuticals)이 HCV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와 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를 포함한 여러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