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신장이식 3000례를 달성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6일 3000번째 혈액형부적합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차경채 씨(50·여)는 만성콩팥병을 앓다가 여동생으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아 새 삶을 살게 됐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네트워크를 통한 뇌사 공여자 이식건수가 증가하고 혈액형부적합 이식, 감작된 환자 이식, 백혈병 및 만성신부전 동반 환자에 대한 항암 및 신장이식 동시치료 등 고난도 장기이식에 잇따라 성공한 결과다. 또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신장내과 교수)을 중심으로 한 교수진은 이식면역과 관련된 최신 연구결과를 꾸준히 발표하면서 신장이식팀의 경쟁력을 향상시켰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이식을 받고 현재까지 30년 이상 생활하고 있는 환우는 70명, 20년 이상은 393명이다. 이중 40년째를 맞고 있는 환우 이모 씨(80)는 국내에서 신장이식 후 가장 오랜 생존자다. 만성콩팥병으로 1978년에 신장을 이식받은 후 합병증을 앓거나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없다. 1970년대 10년 이상 이식신장 생존율이 45%인 점을 감안하면 30년 이상 생존은 매우 드문 케이스다.
혈액형부적합이식은 2009년 처음 성공한 이후 2018년 8월까지 186례를 시행해 성공률 97%를 기록 중이다. 과거에는 공여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불일치한 경우 초급성 항체매개성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이식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거부반응을 억제하는 항체주사와 혈장반출술이 개발돼 혈액형부적합이식이 가능해졌다.
또 혈액형부적합이식을 받은 전체 환자 중 3분의 1은 면역학적으로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고도 감작(체내에 항체가 형성돼 이식신장에 거부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상태)된 환자다. 이 병원 신장이식팀은 효율적인 탈감작 치료로 혈액형부적합 이식 성공률을 혈액형 일치 이식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신장이식팀은 이식 전 항체제거 치료법 개발과 이식 후 항체매개성 거부반응 등 난치성 이식질환 치료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임상에서 해결되지 않은 신장이식부문 기초 및 중개연구도 진행 중이다.
서울성모병원은 이식환자만을 위한 중환자실, 수술실, 병동을 갖추고 외래공간을 분리 운영해 환자 만족도를 높였다. 이식 전문의료진을 보강하고 장기별 코디네이터의 밀착지원시스템도 마련했다.
양철우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중점육성센터로서 명실상부한 이식전문센터의 틀을 갖췄고 선도형연구중심병원(면역질환융합연구사업단)으로 선정돼 이식과 관련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며 “임상과 기초연구가 합쳐진 중개연구를 통해 세계적인 장기이식 전문병원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이식센터는 오는 9월 15일 병원 본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신장이식 3000례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