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을 꾸준히 섭취하면 노년기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인삼은 약 2000년 전부터 아시아 전역에서 사용되는 약초로 면역기능 증진, 피로 회복, 인지기능 강화 등의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한국 노인들의 평생 인삼 섭취량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아시아 최초로 60세 이상 노인 6422명을 2010~2016년 추적관찰하는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분석을 실시했다. 과거 스웨덴에서 인삼 섭취량과 기억기능간 관계를 밝히려는 코호트 분석이 1회 실시됐지만 35~80세를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라 노년층에 특정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은 대상자의 인삼 섭취 기간을 기준으로 ‘섭취 안함’, ‘5년 미만 섭취’, ‘5년 이상 섭취’ 세 군으로 분류하고 인삼 섭취 기관가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유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등 인지기능 장애 비율은 섭취 안함군이 32.6%, 5년 미만 섭취군 27.1%, 5년 이상 섭취군 24.7%로 인삼 섭취 여부에 따라 최대 7.9%p 차이났다.

노년기 인지기능이 지속적으로 가퇴하면 기억력이 점점 나빠지고 성격 변화, 우울, 환각 등의 정신병적 증상이나 근경련증, 보행장애, 요실금 등 여러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노년층의 인지기능 저하는 일상생활 영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연구팀은 또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 정도와 뇌기능 장애 발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신경인지설문조사인 CERAD(Consortium to Establish a Registry for Alzheimer’s Disease)와 치매조기선별검사인 MMSE(Mini Mental State Examination)를 노인의 전반적 인지기능 측정 도구로 사용해 인삼을 꾸준히 섭취한 노인의 CERAD 총점과 MMSE 점수가 인삼을 섭취하지 않은 노인의 점수보다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는 노인의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령, 성별, 학력, 사회경제적 상태, 흡연, 음주, 동반 질환, 우울증상 및 치매 위험유전자 존재 여부 등을 모두 통제한 결과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로 5년 이상 인삼 추출물을 섭취한 노인의 전반적 인지기능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좋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아시아 최초로 노년층을 대상으로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분석을 실시해 얻은 유의미한 결과로 인삼 성분 자체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삼 섭취에만 의존하지 말고 절주와 금연, 규칙적인 식사 및 수면습관을 유지하고 1주일에 세 번 정도 30분 이상 유산소운동을 실시해야 인지기능 저하를 에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Therap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