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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민감 의료정보 공개 … 타 병원은 ‘불편’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5-30 15:07:32
  • 수정 2019-05-15 18: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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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위생 수행률, 낙상사고 발생률 포함 … 정보공개 범위 확대 예상, 객관성 제고 필요성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이 중증질환 치료결과 등 의료서비스 질을 자체 평가한 지표를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 관행처럼 이뤄졌던 병원들의 의료정보 독점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공개된 지표는 의사 1인당 환자 수, 수술실내 모니터링 장비 설치 여부 등 병원 환경 및 의료시설, 환자 진료과정, 의료행위로 인한 환자 건강 상태 및 만족도 변화, 합병증 발생률, 수술 후 사망률 등 정보를 포함했다.

이 자료는 분당서울대병원 홈페이지에 게시돼 의료계 종사자와 연구자는 물론 환자와 보호자도 확인할 수 있다. 병원은 이번 발표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지표 공개를 지속함으로써 질적 성장 과정을 외부와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병원은 의료질지표를 구조지표·과정지표·결과지료 등 3개 카테고리로 구분했고, 총 100여개 항목을 공개 대상으로 선정했다. 위암 수술건수는 2010년 517건에서 2017년 800건으로 5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술 후 30일내 사망률은 0.38%에서 0.12%로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5년생존율은 1A기 95.9%, 1B기 91.8%, 2기 84.95, 3기 77.5%, 3B기 58.8%, 3C기는 33%였다.

대장암수술 건수는 2010년 371건에서 2017년 642건으로 7년 사이에 1.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합병증 위험을 줄인 최소침습수술 비율은 62.8%에서 80.7%로 17.9%p 늘었다.
유방암 5년생존율은 0기 100%, 1기 98.5%, 2기 96.65, 3기 84%로 미국 의료기관 평균에 비해 우수했다. 2014~2015년 전이성 4기 췌장암의 2년 생존율은 9.5%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MD앤더슨암센터의 생존율 3%에 비해 3배나 높다.

병원 측은 이번 발표에서 낙상사고, 손위생 수행률 등 병원 입장에선 숨기고 싶은 지표까지 공개했다. 낙상사고는 지난해 4분기 기준 0.99%였다. 이는 1000병상급 병원에서 하루 한 건의 낙상사고가 발생한다는 의미로 병원들이 공개를 꺼려왔던 의료질지표 중 하나다.

의료감염 항목인 손위생 수행률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92%였다. 이는 의료진 10명 중 1명꼴로 손위생이 불량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환자는 생존율 1%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합병증이나 낙상사고 같은 예민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두고 내부적으로 이견이 있었다”며 “매년 의료질지표를 공개하고 평가항목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사태 등으로 병원과 의료인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대형병원들이 중심이 돼 병상 수 확장 같은 양적성장을 지양하고 질적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며 “각 병원이 정보를 통제하고 공개를 가로막던 관행을 끝내고 긍정적인 경쟁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환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단일 병원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주관적 성적표여서 실제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다른 의료기관과 비교·파악하긴 어렵다. 자체 평가 기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다른 병원 입장에선 예민한 의료정보 공개를 거부할 경우 ‘환자 알 권리를 무시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어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K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분당서울대병원이 환자 정보를 공개하는 바람에 대부분 대학병원이 환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며 “문제는 환자 수술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도 분당서울대병원의 후속조치 밖에 안돼 관심을 받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무조건적인 자료 공개가 각 병원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왜곡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컨대 같은 위암이라도 복잡성, 기저질환 등 환자의 상황에 따라 치료 성적이 달라질 수 있어 수치만 보고 판단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국립암센터는 공개된 자료에 각 병원의 상황과 환자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첨부하고 있다.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병원들이 예민한 정보 공개를 꺼리면서 환자는 병원의 브랜드파워만 보고 치료기관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병원이 자체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면 환자가 진짜 실력있는 병원을 찾아갈 수 있고, 이를 통해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이고 명확한 검사데이터를 추출하려면 각 병원이 개별적으로 평가지표를 만들기보다는 보건당국이 일원화된 지표를 개발하고 병원에 제공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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