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씨(33)는 최근 치과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후 해외로 장기 출장을 나갔다. 출장 중 치과치료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치료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보험사의 연락을 받고 치과에 전화해 우편이나 팩스로 치료확인서와 진료기록부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병원은 요청한 서류를 발급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김 씨가 필요 서류를 받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병원에선 진료기록과 관련해 종종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환자 자신이 아닌 타인이 진료기록 교부를 요청하거나, 환자가 병원에 직접 내원하지 않고 전화 등으로 진료기록부를 요청하는 경우다. 진료기록은 환자의 건강과 관련된 개인정보로 진료기록부 및 치료확인서는 환자가 요구하면 언제든지 발급해줘야 하는 문서다.
하지만 환자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이 열람하거나, 환자 본인이 동의했더라도 신분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류를 발급할 경우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진료기록은 민감한 개인정보로 신분 확인 후 발급받을 수 있다. 앞선 사례에서 김 씨는 병원에 직접 내원하지 않고 전화상으로만 치료확인서 및 진료기록부 발급을 요청해 신분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병원이 진료기록을 우편이나 팩스로 발급했다가 개인정보 유출 등 피해가 발생하면 병원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고광욱 파주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가급적 환자가 직접 병원을 방문해 치료확인서 및 진료기록부 열람 및 발급을 요청하는 게 좋다”며 “불가능할 경우 신분 확인이 불확실한 전화, 우편, 팩스보다는 환자가 지정한 대리인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 발급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외출장, 군입대, 기타 거주 등 이유로 환자가 직접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울 땐 가족이나 환자가 지정한 대리인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이 때에도 환자 대리인의 신분확인 절차가 필수적이다. 의료법 제21조에 따르면 △기록 열람이나 사본 발급을 요청하는 자의 신분증(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 공공기관에서 발급한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주민등록등본 등 친족관계임을 확인 하는 서류 (일반 대리인일 경우 위임장 첨부) △환자가 자필 서명한 동의서(만 14세 미만 미성년자 환자는 제외) △환자의 신분증 사본(주민등록증이 발급되지 않은 만 17세 미만 환자는 제외) 등 서류가 필요하다.
고광욱 원장은 “환자 자신의 정보라는 이유를 들며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의료기관은 환자의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관할 법적 의무가 있으므로 진료기록부 직접 수령이 어렵다면 필요한 구비서류를 준비해 절차에 맞게 병원에 요청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