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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진 PNA 기반 액체생검 ‘파나뮤타이퍼’, 민감도·특이도 개선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8-05-07 22:18:14
  • 수정 2020-09-13 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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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부터 EGFR 표적치료제 ‘타그리소’ 혈액생검 급여 … 매출 성장 본격화
액체생검은 채혈처럼 간편하게 암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침습적인 조직생검보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 부담이 적다(출처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의 ‘파나진 사업보고서’)

이달부터 혈액을 이용한 액체생검(liquid biopsy) 검사에서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내성변이(T790M)가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환자도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 osimertinib)로 치료할 경우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2일 조직생검(tissue biopsy)으로 EGFR 유전자변이 여부를 알 수 없는 환자를 위해 급여를 확대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요양급여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타그리소는 기존에 조직생검에서 변이가 확인된 경우에만 급여가 인정됐다. 학계에 따르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약 3명 중 1명은 조직생검이 불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채혈처럼 간편하고 안전하게 암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액체생검 기술이 보편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액체생검은 조직생검을 보완할 대안으로 환자별 맞춤치료에 필요한 암유전자 변이 정보를 비침습적 방식으로 확인한다. 암세포에서 분리돼 혈액 속을 떠돌아다니는 순환종양DNA(ctDNA, circulating tumor DNA)·소변 등 환자 체액에서 검체를 얻는다. 다른 장기로 전이돼 암조직을 확보하기 어렵거나, 수술·방사선치료 후 종양 크기가 너무 작아져 조직생검을 받기 어려운 암환자에게 유용하다. 암조직 전반에서 유리된 DNA를 검사하므로 암세포의 총체적인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알 수 있다. 아직은 진단 정확도를 입증한 대규모 연구 자료가 부족해 조직생검이 어려운 경우 등에 제힌적으로 사용된다.

이에 반해 조직생검은 주사나 긁개로 뽑거나 뜯고, 또는 개복해 암조직을 침습적으로 획득하므로 위험하고 수시로 검체를 얻기가 어렵다. 암 재발·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 발생 여부 등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거나, 암을 조기에 진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같은 암조직이라도 특성이 다른 세포가 혼재돼 어느 부위를 생검했는지에 따라 유전자검사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문제다.

국내에선 액체생검 진단키트로 출시된 품목은 파나진의 ‘파나뮤타이퍼 EGFR’(PANAMutyper EGFR), 한국로슈진단의 ‘코바스 EGFR변이검사 버전2’(cobas EGFR Mutation Test v2) 등이 대표적이다.

두 제품은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를 확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관련 표적치료제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 활용된다. 지난해 10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으로부터 각각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 연구뿐 아니라 임상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병원에 이미 보편화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eal-time PCR) 장비로 분석한다. 파나뮤타이퍼는 결과를 3시간 이내, 코바스는 4시간 이내에 각각 확인할 수 있다.

코바스 EGFR변이검사 버전2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타그리소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동반진단기기(companion diagnostics, CDx)로 허가받았다면, 파나뮤타이퍼 EGFR은 자연계 핵산(DNA 등)의 단점을 극복한 인공 DNA(PNA, peptide nucleic acid)를 진단소재로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파나진은 PNA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체외진단기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로슈와의 경쟁을 자신하고 있다. PNA는 자연 DNA와 결합 가능하면서도 핵산분해효소에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성이 뛰어나고, 적은 염기서열 차이도 검출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코바스 EGFR변이검사 버전2는 타그리소 3상 임상 ‘AURA3’ 임상에서 110개의 샘플을 채취해 T790M 돌연변이 유무를 분석한 결과 민감도(sensitivity, true positive rate) 73%, 특이도(specificity, true negative rate) 67%로 확인됐다. 즉 기존 표준검사법인 조직생검 검사로 T790M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의 67%가 액체생검으로도 변이 양성이 확인됐다는 의미다. 민감도는 T790M 변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전체 대상에서 실제로 T790M 변이가 있는 환자를, 특이도는 T790M 변이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는 전체 대상에서 실제로 T790M 변이가 없는 환자를 각각 정확히 가려낸 비율을 의미한다. 연구결과는 엘스비어(Elsevier)가 출판하는 국제학술지 ‘폐암’(Lung Cancer) 2015년 12월호에 게재됐다.

김혜련·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연구팀이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02명을 대상으로 파나뮤타이퍼 EGFR과 기존 조직생검을 비교한 결과 56.3~90.2% 일치했다. 결과는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인 ‘온코타깃’(Oncotarget)에 실렸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맞춤형 암치료를 위한 연구 활성화로 전세계 동반진단기기 시장은 2013년 약 20억달러(약 2조1500억원)에서 2021년 약 110억달러(약 11조8500억원) 규모로 연평균 약 23.8% 급성장할 것”이라며 “액체생검이 초기 진단뿐 아니라 치료후 추적관찰까지 폭넓게 활용된다면 이 기술을 활용한 암진단 시장도 2020년에 약 19억달러(약 2조500억원)로 2015년(약 4억달러, 4300억원) 대비 5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파나진은 대장암 액체생검 진단키트 ‘파나뮤타이퍼 KRAS’와 ‘파나뮤타이퍼 NRAS’의 국내 허가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 기기를 활용하면 EGFR 표적 대장암치료제 ‘얼비툭스’(세툭시맙, cetuximab, 개발사 한국머크)에 더 나은 효과를 보이는 KRAS나 NRAS 유전자 정상형 환자를 선별할 수 있다.

파나진 외에 액체생검 진단키트 분야 국내 선두기업으로 지노믹트리가 꼽힌다. 이 회사는 2014년에 혈액을 이용해 신데칸-2(syndecan-2, SDC2) 유전자의 비정상적 메틸화 여부를 확인하는 대장암 조기진단키트 ‘EarlyTect-GI Syndecan2 Methylation Assay’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승인을 받았다. SDC2 유전자의 고빈도 메틸화는 대장암의 바이오마커로 활용된다. 대장암 환자 256명을 대상으로 이 제품의 정확도를 검증한 결과 민감도는 87%, 특이도는 95.2%였다.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진단저널’(Journal of Molecular Diagnostics) 2013년 6월호에 게재됐다. 지노믹트리는 동전 크기의 분변으로 SDC2 유전자의 메틸화 여부를 확인하는 대장암 조기진단키트를 개발해 허가신청했다.

한편 미량의 혈액으로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 상용화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혈액 한 방울로 콜레스테롤 수치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240여가지 질병을 진단하는 제품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미국 실리콘밸리 바이오벤처 테라노스(Theranos)는 지난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허위기술을 내세운 주식 사기 혐의로 벌금 50만달러(약 5억원)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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