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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강장제 속 카페인, 커피와 달라 … 흡수율 높아 중독 조심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4-13 09:55:44
  • 수정 2018-09-17 10: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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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분자 없는 무수카페인, 흡수율 5배 높아 … 천연카페인과 약리효과 비슷하단 반론도

지난해 11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일반음료와 달리 일정 수준 이상의 카페인을 담을 수 없었던 박카스 등 자양강장제의 카페인 함량 제한 규정이 53년만에 폐지됐다.

기존 의약품 안전관리규칙은 자양강장제 1회 복용 시 카페인 함유량을 30㎎ 이하로 제한했다. 해당 규정은 1964년에 제정된 것으로 1일 카페인 권장섭취량은 400㎎인데 반해 자양강장제 기준은 30㎎ 수준이라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이 기준에 적용받지 않는 커피나 에너지음료 등의 카페인 함량은 자양강장제보다 높았다. 

카페인은 크게 박카스 등 자양강장제나 감기약 등에 들어가는 무수카페인(카페인무수물)과 커피·차 등에 함유된 천연카페인(카페인수화물)로 구분된다. 무수물이란 화합물에서 물분자가 빠져나간 형태를 의미한다.

두 카페인의 가장 큰 차이는 물분자의 유무다. 무수물은 물분자를 함유하지 않은 화합물이고, 수화물은 물분자가 들어 있다. 즉 무수카페인은 물 분자를 달지 않은 순수 카페인이다. 무수카페인 30㎎과 천연카페인 30㎎을 비교하면 천연카페인은 물분자가 포함된 용량이어서 카페인 함량은 무수카페인보다 낮다.

무수카페인은 천연카페인보다 체내에 흡수되는 속도가 빠르고 체내 흡수율도 최대 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자양강장제에 함유된 무수카페인 30㎎은 천연카페인 150㎎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흡수되는 양이 많고 흡수 속도도 빨라 그만큼 쉽게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 설탕이나 탄산이 함유되면 카페인 흡수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물 분자를 달고 있지 않아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강도가 세다. 에너지드링크, 감기약, 자양강장제 등에 함유돼 주성분인 흡수율을 향상시키고 졸음을 예방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감기약에 함유된 무수카페인은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산을 도와 진통효과를 촉진한다. 이산화탄소에 대한 호흡중추의 민감도를 높여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 통증을 완화하고 머리를 맑게 하는 원리다. 하지만 무수카페인을 복용하면 위산 분비가 촉진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환자는 복용을 삼가야 한다.

반면 물분자를 뺀 무수카페인의 카페인함유량은 카페인수화물(천연카페인)보다 많아야 10% 이하지만 실제 약리효과는 양자가 비슷하다는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식약처 권고안에 따르면 카페인 1일 섭취량은 성인 400㎎ 이하, 임산부 300㎎ 이하, 소아청소년은 체중 1㎏당 2.5㎎ 이하다. 자판기 커피 한잔엔 평균 52.9㎎,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300㎖) 한 잔엔 평균 100~150㎎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성인 기준 아메리카노를 하루 3잔, 커피믹스는 하루 5잔 이상 마시면 하루 적정 카페인 섭취량을 초과한다.

피곤함을 느끼면 뇌에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하는 아데노신이 분비된다. 아데노신이 축적되면 피로감을 느끼고 졸음이 오게 된다. 카페인은 아데노신이 신경세포의 아데노신 수용체에 붙지 못하게 해 졸음을 방지하고, 혈관수축을 통해 혈압을 높여 몸이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커피를 마시면 졸음이 사라지는 것도 같은 원리다.

또 아데노신은 뇌속 혈액량과 협압을 증가시켜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적당량의 카페인은 아데노신 작용을 억제해 두통을 완화하고 일시적으로 정신을 맑게 해 기억력, 집중력, 지구력 등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카페인 섭취가 1일 권장량을 초과하는 일이 반복되면 오히려 부작용으로 ‘카페인 금단성 두통’을 겪을 수 있다. 서영균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평소 커피, 자양강장제 등 고카페인 음료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카페인 영향 탓에 뇌혈관이 다소 수축된 상태를 유지한다”며 “만약 다른 일로 늘 카페인을 섭취하던 시간대에 카페인 섭취를 건너뛰면 수축돼 있던 혈관이 이완되는 과정에서 혈관을 감싸는 신경이 두개골을 눌러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이 갑자기 카페인을 줄이면 50% 이상에서 24시간 이내에 두통이 발생했다.

또 무수카페인을 자주 섭취하면 혈압과 혈당이 높아져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팀이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신 사람은 혈압이 약 6% 높아졌고 스트레스호르몬의 일종인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상승했다. 고카페인 섭취가 심장질환 발병위험을 2.8배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이밖에 카페인 과다 섭취는 변비, 졸림, 구역감, 초조함 등의 증상을 보인다. 장기적으로 칼슘 불균형, 역류성식도염, 가슴두근거림, 메스꺼움, 불면증, 기억력 감퇴, 치아변색, 수면장애, 위장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적정량의 카페인만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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