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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걸린 신경내분비종양, ‘크로모그라닌A’로 조기진단 가능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8-03-26 20:13:40
  • 수정 2019-06-19 15: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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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C녹십자의료재단, 신의료기술 허가 … 환자 90%, 혈중 CgA 수치 높아

최근 개그맨 윤형빈, 개그맨 정성호의 아내인 경맑음 씨 등이 신경내분비종양 완치 사실을 밝혀 화제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사망원인이기도 한 이 암은 원격으로 전이되면 생존률이 약 35%로 떨어지지만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진행이 느리고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 신경내분비종양 환자의 약 90%는 혈중 크로모그라닌A(CgA) 농도가 높다. GC녹십자의료재단이 이를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로 활용한 진단법을 개발해 치료예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암은 국내에서 10만명당 3~5명꼴로 발생, 연간 1500~2000명의 새로운 환자가 생겨나고 있다. 

유암종 진단 어려운 이유 … 전이된 후 증상 나타나

유암종(carcinoid, 類癌腫)은 대표적인 신경내분비종양(Neuroendocrine tumors, NETs)의 하나로 암과 유사한 종양을 뜻한다. 신경내분비종양은 신경계 조직과 내분비 조직이 뭉쳐 발생한다. 유암종은 주로 소화관·담관·췌장·기관지·난소 등의 신경성 내분비세포에서 생긴다. 이름 그대로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을 구분하는 경계가 불분명한 게 특징이다.

유암종의 약 70%는 위·소장·대장 등 위장관에서 발생한다. 미국 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유암종의 유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5명으로 전세계에서 연간 약 8000명의 환자가 이 암을 진단받는다.

유암종은 초기엔 크기가 작고 증식 속도가 빠르지 않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진행되면 설사·오심·구토·복통 등 소화기 증상이 관찰된다. 초기에 생성되는 소량의 호르몬은 혈액이나 간 효소가 대부분 분해해 사라지므로 이를 활용해 진단하기 어렵다. 조직검사로 우연히 발견하지 못하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환자 대부분은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후 안면홍조·빈맥·저혈압·폐색증·천명(쌕쌕거림)·기침·호흡곤란 등이 발생하고 나서야 병을 인지하게 된다.

권애린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유암종은 국내에서도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병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위험인자로 가족력·위축성위염·악성빈혈·졸링거엘리스증후군(췌장 비(非)베타세포에서 발생하는 내분비종양)·흡연 등이 꼽힌다”고 말했다.

혈청CgA 검사로 유암종·전립선암·소세포폐암 등 진단

혈청CgA 검사는 신경내분비종양 발생 예측 정확도가 90% 이상에 달한다. 기존 유암종 진단 바이오마커인 세로토닌과 5-히드록시인돌아세트산(5-HIAA, 5-hydroxyindoleacetic acid, 세로토닌 대사산물) 농도는 이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환자인데 정상인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유암종을 제외한 나머지 신경내분비종양은 CgA 농도가 상대적으로 적게 증가해 진단 바이오마커로 종양이 침범한 장기가 분비하는 호르몬이나 카테콜아민 등 신경전달물질 수치가 활용된다.

다만 관련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이 간헐적으로 분비되면 진단이 어려우므로 크로모그라닌A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모든 신경내분비종양 환자가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진 않으며, 일부 종양은 침범한 장기와 관련 없는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기도 한다.    

신경내분비종양을 진단하는 바이오마커는 일반적인 신경내분비세포가 분비하는 물질과 종양의 임상적 특징을 결정하는 물질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CgA는 전자에 해당한다.

권 전문의는 “전립선암·소세포폐암 중 암세포가 신경내분비 분화를 보이는 경우 혈중 CgA가 증가할 수 있다”며 “이 물질의 농도가 높은 환자는 통상적인 호르몬치료에 반응성이 떨어지고 예후가 나쁜 편”이라고 설명했다.

CgA검사, 치료 모니터링·예후 예측·재발 확인에도 유용 

혈중 CgA 수치는 유암종 크기가 클수록 높다. 이 수치가 높으면 전이돼 있을 확률이 높고 예후가 나쁘다. 수치가 참고치 이내로 떨어지면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재상승할 경우 재발을 의심한다.

CgA검사는 설사·복통·기침·호흡곤란·심계항진 등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신경내분비종양 선별·진단검사로 권고된다. 치료 후 추적검사에서 CgA 수치가 이전 검사결과 대비 40~50% 이상 증가할 경우 추가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한다.

권애란 전문의는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로 승인한 우리 회사의 혈청CgA 검사는 이미 유럽과 미국 등 국제학회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받았다”며 “모든 종류의 신경내분비종양에 적용할 수 있고, 생체검사를 받지 않고도 간단히 혈액만으로 질환 유무를 조기에 진단하는 게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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