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은 ‘뇌 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뇌동맥류 수술 1만건을 달성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병원 뇌혈관팀은 지난 1월 22일 50세 남자 이모 씨의 비파열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묶어 1만번째 뇌동맥류수술에 성공했다. 수술을 처음 시행한 1989년에 47건으로 시작해 2010년 5000례를 기록했고, 이후 9년만에 다시 5000례를 실시했다.
이 병원은 2010년부터 매년 500례 이상의 뇌동맥류 환자를 치료했고, 최근 3년간 연평균 치료 환자는 790명에 달했다. 2008~2017년 비파열 뇌동맥류 치료를 받은 환자 5278명의 치료 후 사망률은 0.09%(5명), 심각한 후유장애 발생률은 0.38%(30명)였다. 전세계적으로 비파열 뇌동맥류 치료 후 장애 및 사망률이 3~4%인 것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1만례 중 클립결찰술(개두술)이 7275건, 코일색전술이 2725건이었다. 클립결찰술은 머리를 열고 부풀어오른 혈관 부위를 클립으로 집어 묶는 치료법이다. 코일색전술은 머리를 열지 않고 허벅지 부위 대퇴동맥을 통해 백금코일을 집어넣어 뇌동맥류에 피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다. 복잡한 뇌동맥류는 심정지 후 동맥류 경부결찰술이나 두개강 내외 혈관문합술로 치료하기도 한다.
뇌동맥류는 머리 속 동맥혈관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혈관벽이 얇아져 혈압을 이기지 못하면 뇌동맥이 파열돼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혈관이 터지기 전 비파열 상태에서 조기 발견해 치료할 수 있지만 일단 동맥이 터져 뇌출혈을 일으키면 환자의 40%가 사망하고, 30%는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비파열 뇌동맥류를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1989~1993년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는 21명(4.4%)에 불과했지만 2013~2017년엔 3181명으로 전체 뇌동맥류 환자의 91.9%를 차지했다.
이 병원 뇌혈관팀은 수술과 치료 경험이 풍부한 신경외과와 영상의학과 의료진의 협진으로 뇌동맥류 모양과 위치에 따라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아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안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치료 경험이 풍부한 신경외과와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의 나이, 가족력, 뇌동맥류 모양과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치료방법을 결정함으로써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치료성공률을 높이고 있다”며 “뇌동맥류 파열을 막으려면 평소 고혈압을 잘 관리하고, 특히 갑자기 참을 수 없이 심한 두통이 발생하면 빠른 시간 내에 가까운 응급센터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