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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알레르기·종양·혈액 내과? 헷갈리는 진료과 바로알기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2-05 12:10:07
  • 수정 2018-02-12 1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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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의학회 세부분과 기준, 심장내과·순환기내과 혼용 … 병원 재량 통합 또는 분리 운영

대학병원을 찾으면 수많은 진료과 중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대부분의 초진 환자에 대한 안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고령 환자는 좀체 이해하기 어렵고 헷갈린다. 특히 내과는 세부분과가 많고 병원마다 표기 방식이 조금 달라 환자가 걱정하는 증상이나 겪고 있는 질병으로 어느 과에서 진료받아야 할지 혼란스럽다.

1980년대 들어 분야별 전문의 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의료계에선 세부분과 전문의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중반 대한내과학회가 처음으로 세부분과전문과(세부분과전문의) 체계를 구축했다. 2001년부터는 대한의학회 산하에 세부전문의 제도인증위원회가 구성돼 본격적인 제도인증 절차가 마련됐다.

현재 대한의학회는 7개 전문과목 학회에 한해 총 26개 세부분과전문과를 인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전문의 제도와 인증시험 절차를 관리하는 것과 달리 26개 세부분과전문의는 대한의학회 산하 7개 전문과목 학회가 직접 관리 운용한다.

우선 대한내과학회가 산하에 가장 많은 9개 분과를 두고 있다.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호흡기내과, 내분비대사내과, 신장내과, 혈액종양내과, 감염내과, 알레르기내과, 류마티스내과 등 9개 분과를 두고 있다.

대한외과학회는 간담췌외과·대장항문외과·소아외과·위장관외과·유방질환외과 등 5개 분과전문의를 두고 있다.

대한소아과학회는 소아청소년감염·소아청소년내분비·소아청소년소화기영양·소아청소년신경·소아청소년신생아·소아청소년신장·소아청소년알레르기호흡기·소아청소년혈액종양 등 9개 분과 전문의가 존재한다.

이밖에 대한수부외과학회는 수부외과,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중환자의학, 대한외상학회는 외상외과, 대한소아심장학회는 소아청소년심장 세부전문의를 배출하고 있다.
전문의 자격 취득 후 수련병원에서 1~3년의 전임의(펠로우) 과정을 수료하고 1년 이상 실무에 종사하면 세부분과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내과와 외과는 대체로 세부분과에 따라 진료과 명칭을 정한다. 가장 헷갈리기 쉬운 진료과가 순환기내과와 심장내과다. 두 진료과는 명칭만 다를 뿐 진료 내용은 같다. 심근경색, 협심증, 고혈압, 고지혈증, 부정맥 등 심장·혈관 문제를 진단 및 치료한다. 주로 약물치료나 스텐트삽입술 등 비침습적 수술을 실시하고, 그래도 증상이 악화되면 흉부외과로 보내 절개수술을 실시한다.

과거엔 대부분 순환기내과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순환기라는 단어를 환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점차 심장내과로 대체되는 추세다. 대한순환기내과학회도 2007년 대한심장학회로 개명했다. 다만 여전히 절반 정도의 대학병원이 순환기내과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며 관련 학회와 보건당국은 두 진료과 명칭을 모두 인정한다.

호흡기내과와 알레르기내과는 다루는 질병과 신체 부위가 연관되는 게 많고, 알레르기 중 호흡기알레르기 환자가 가장 많은 편이어서 병원 규모에 따라 진료과를 따로 두거나 호흡기알레르기내과로 통합하기도 한다. 호흡기내과는 폐렴·폐결핵·비결핵항산균폐질환 등 감염성 폐질환, 폐종양,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기관지확장증, 폐섬유화증, 폐색선증, 폐고혈압, 기흉 등을 치료한다. 호흡기라는 명칭 탓에 심장질환을 다루는 곳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심장 문제는 심장내과(순환기내과)로 가야 한다.

알레르기내과는 기관지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위장관알레르기, 피부알레르기 등을 다룬다. 알레르기내과 세부전문의라면 알레르기내과가 따로 독립된 병원에서 봉직하는 게 전문성을 살리는 데 유리하다. 과거엔 알레르기질환의 비중이 적어 대부분 대학병원이 호흡기내과와 통합 운영했지만 최근 미세먼지 오염, 실내생활시간 증가 등으로 알레르기질환 환자가 가파르게 늘면서 점차 독립 운영하는 추세다.

혈액종양내과는 백혈병이나 다발성골수종 같은 혈액 관련 질환을 다루는 혈액내과와 위·대장·폐 등 장기에 발생한 악성종양(고형암)의 내과적 항암치료를 담당하는 종양내과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세부분과는 하나로 합쳐져 있어 대다수 대학병원이 혈액종양내과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일부 대형상급종합병원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종양내과와 혈액내과를 분리하기도 한다. 서울권에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종양내과와 혈액내과를 분리 운영하고 있다.

진료과 명칭 자체를 바꾸는 것은 매우 복잡하다. 먼저 전문학회 평의원회 및 총회의 승인을 얻은 뒤 대한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의 인준을 거쳐 최종적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복지부와 대한의학회가 인정하는 진료과 명칭 범위 내에서 호흡기내과와 알레르기내과를 통합 운영하거나, 혈액종양내과를 각각 혈액내과와 종양내과로 분리하는 것은 병원이 재량껏 결정할 수 있다.

진료과 명칭은 단순히 학문적 분류에만 따른 게 아니라 의사들의 진료영역과도 연관된다. 진료과 명칭을 어떻게 바꾸냐에 따라 진료 영역이 좁아지거나 넓어져 수익과 직결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특정 학회가 전문 진료과 명칭을 바꾸려고 하면 환자 범위가 겹칠 수 있는 다른 학회의 반발에 부딪히기 마련”이라며 “의료인 간 영역 다툼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는 실종돼 상당수 의료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진료과 세분화로 인한 환자 혼란을 줄이려면 보건당국과 관련 학회가 협력해 병원별 표기법을 통일하고 명칭을 쉽게 바꾸는 등 교통정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몇년 간 진료과목 명칭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꾸준히 바뀌고 있다. 마취과는 수술마취 뿐 아니라 통증 관련 진료도 보는 점을 반영해 2003년 마취통증의학과로 이름을 변경했다.
정신과는 과거 신경정신과였다가 1982년 신경과와 정신과로 분리됐다. ‘정신병’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부정적 어감을 없애기 위해 2011년 명칭을 정신건강의학과로 2011년 바꿨다.

소아과에서 소아청소년과로 바뀌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07년 소아과는 저출산으로 타격이 심해지자 진료 대상을 어린이에서 10대 청소년으로 넓히기 위해 소아청소년로 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기존에 청소년 환자를 진료했던 내과 의사들이 강력히 반발했고 진통 끝에 소아청소년과 변경이 승인됐다. 이밖에 임상병리과는 진단검사의학과, 진단방사선과는 영상의학과, 산업의학과는 직업환경의학과로 명칭이 바뀌었다.
2017년엔 비뇨기과가 63년 만에 비뇨기의학회로 이름을 변경했다. 일본식 표현을 포함하고 있는 ‘비뇨기(泌尿器)’라는 명칭을 우리말 표현에 맞게 정비하고, 성 관련 질환만 치료한다는 인식을 바꾸겠다는 이유에서다.
산부인과는 진료영역 확대를 위해 여성의학과로 개명하려 했지만 내과, 피부과, 성형외과, 가정의학과, 외과 관련 학회가 일제히 반대하고 나서 잠정 보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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