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향규 간호대 교수, 김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교수, 이혜선 연세대 의대 통계지원실 박사팀은 복부내장지방이 시계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쳐 인체의 24시간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을 흐트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일주기 리듬은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지구 자전에 맞춰 24~25시간을 주기로 일정하게 움직이는 신체리듬이다. 시계가 없어도 날이 밝으면 잠에서 깨고 일정시간에 배가 고파지는 것은 일주기 리듬의 영향이다.
지난해 미국의 제프리 홀, 마이클 로스바쉬, 마이클 영 교수가 초파리를 이용해 일주기 리듬을 제어하는 유전자(시계유전자)를 분리하고 생체시계의 작동 메커니즘을 밝혀낸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하면서 관련 연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 교수팀은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만클리닉을 방문한 남녀 75명을 대상으로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검사를 실시해 내장지방과 피하지방 면적을 측정했다. 이어 말초혈액 단핵구세포(peripheral blood mononuclear cells)에서 시계유전자를 추출해 유전자 발현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내장지방 면적이 증가할수록 시계유전자로 알려진 PER2·PER3·CRY2 mRNA가 감소한 반면 CRY1 mRNA 레벨은 증가했다. 반면 피하지방 면적은 어떤 유전자와도 관련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지원 교수는 “일주기 리듬이 무너지면 에너지대사에 문제가 생겨 비만이 심해지고 염증 및 대사질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비만 자체가 시계유전자 발현과 일주기 리듬을 변화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뇌혈관질환이나 암처럼 복부내장지방과 관련된 여러 질환에 시계유전자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시간생물학(Chronobiology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