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황영재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치료로 위암 전 단계인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을 호전시키고 위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자극적이고 불규칙한 식습관, 잦은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한 소화장애를 방치하면 가벼운 위염을 거쳐 만성 위축성위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위축성위염은 위의 표면인 점막이 만성염증에 의해 얇아진 증상으로 만성위염의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다.
대개 만성적인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 감염으로 발생한다. 위축성위염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위점막이 장점막의 형태로 바뀌는 장상피화생이 동반돼 정상인보다 위암 발생률이 10.9배 증가한다. 장상피화생은 위 점박 세포가 장 점막처럼 바껴 위 기능을 상실하는 질환이다.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은 위암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이므로 빠르고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김 교수팀은 2006년 2월~2015년 7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상복부 불쾌감, 메스꺼움, 구토 등 소화기계 증상을 보이거나 위암 정기검진을 받은 598명의 환자를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음성군 65명과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양성 판정 후 제균치료군 442명, 양성 판정 후 제균되지 않은 군 91명으로 나눈 뒤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의 변화를 최대 10년간 전향적으로 추적 관찰했다.
1년, 2년, 3~4년, 5~10년 등 추적기간에 따라 위 전정부(위 아랫부분)와 체부(위 윗부분)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한 결과 헬리코박터 제균치료를 받은 군은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축성위염은 제균치료 후 1년 이내에 체부는 물론 전정부에서 많은 호전을 보여 헬리코박터 음성군과 의미 있는 차이가 없어졌다. 장상피화생은 위축성위염에 비해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제균 후 체부는 3년 뒤, 전정부는 5년 뒤부터 헬리코박터 음성군과 차이가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헬리코박터 제균치료로 위축성위염은 체부에서 68.6%, 전정부에서 50.0%가 완전히 없어졌다. 장상피화생은 체부에서 44.4%, 전정부에서 33.9%가 완전히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나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상피화생이 이미 일어난 이후라도 헬리코박터 제균치료를 실시하는 게 위암 예방에 도움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인 만큼 헬리코박터 제균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보건정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소화약리학과치료(AP&T, Alimentary Pharmacology&Therapeutics)’ 최근호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