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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살충제 계란’ 가고 ‘간염 소시지’ 왔다 … E형간염, 임산부에 치명적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8-31 10:02:12
  • 수정 2020-09-13 16: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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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성인은 덜 위험, 만성화 안돼 … 예방백신 無, 육류 익혀먹고 개인위생 신경써야
국내에서는 연간 100여명이 멧돼지 담즙과 노루 생고기 등을 먹고 E형간염에 걸렸으며, 전체 환자의 80%가 A형간염에 동시 감염된 게 특징이다.
‘살충제 계란’에 이어 ‘간염 소시지’가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영국보건국(PHE)에 따르면 영국내 E형간염 환자가 2010년 368명에서 2016년 1만243명으로 급증한 원인은 독일 및 네덜란드산 돼지고기 슬라이스햄과 소시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수조사 결과 이들 식품을 먹으면 새로운 유형의 E형간염(HEV G3-2)의 발생 위험이 1.85배 높아졌다. 
영국 보건국은 문제가 된 가공육을 판매한 슈퍼마켓 이름을 ‘엑스(X)’로 익명처리해 발표했지만 네덜란드 언론은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 ‘테스코’라고 보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입 유럽산 햄·소시지 판매를 중단하고, 시중에 유통 중인 12t가량의 가공육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먹거리 안전사고에 ‘푸드포비아(food phobia, 음식공포증)’, ‘케미포비아(chemi-phobia, 화학성분공포증)’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E형간염은 E형간염바이러스(Hepatitis E virus, HEV)에 의해 생기는 급성간염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돼지·사슴 등 육류를 덜 익혀 섭취하면 감염될 수 있다. 평균 40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다른 급성 감염과 비슷한 피로, 복통, 식욕부진, 황달, 진한색 소변, 회색변 등 증상이 나타난다. 무증상으로 가볍게 지나가는 환자도 꽤 많다. 

건강한 성인은 대부분 자연회복되고 치사율(치명률)이 약 3%로 낮지만 면역력이 저하된 임신부, 간질환 환자, 장기이식 환자 등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임산부는 사망률이 20~25%로 유독 높아 주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E형간염은 전세계에서 약 2000만명이 감염됐고 이 중 330만명에서 구체적인 증상이 발생했다. 2015년 한 해에 약 4만4000명(치사율 약 3.3%)이 사망했다. 아시아·중남미·북아프리카 저개발국가에선 오염된 식수,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육류와 가공식품이 주요 감염 경로다. 
국내에서는 멧돼지 담즙, 노루 생고기를 먹고 발병한 사례가 보고됐고 연간 100여명이 E형간염으로 진료받았다. 국내의 경우 전체 환자의 80%가 A형간염에 동시 감염된 게 특징이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E형간염은 흔한 병이 아니고 경과도 일반적으로 나쁘지 않다”며 “B형이나 C형간염과 달리 만성으로 진행하지 않고 발병 후 3~4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항체가 생겨 자연치유되므로 건강한 성인에선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A형간염처럼 물이나 음식을 통해 경구 감염되므로 빠른 시간에 대규모 감염이 가능하고 임신부, 어린이, 노약자 등에선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아직 예방백신이 없는 데다 국내 발병 사례가 적어 질환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정보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형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기능검사 수치 중 하나인 알라닌 아미노전이요소(ALT, alanine aminotransaminase, 옛 GPT)와 빌리루빈(bilirubin) 수치가 급격히 상승한다. 아직 E형간염에 대한 특별한 치료제는 없고 항바이러스약물인 ‘리바비린(ribavirin)’과 ‘인터페론(interferon)’ 등을 사용한다. 극소수의 환자에선 간부전으로 악화돼 간이식이 필요하다.

E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어 깨끗한 물을 마시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원인  바이러스는 70도 이상에서 사멸하므로 육가공품은 끓이거나 익혀 먹어야 한다. 국내에선 돼지내장과 피를 사용하는 소시지와 순대 섭취시 주의해야 한다.

간염은 A·B·C·D·E·G형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에 붙는 알파벳은 발견된 순서를 의미한다. 1960년대 간염이 음주나 약물 복용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A형간염이 알려졌고 이어 차례로 B·C·D·E형 간염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중 A형과 E형은 예후가 좋고 만성화되지 않는다. A형간염에 걸렸다가 완치되면 항체가 형성돼 재감염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다. 
반면 B·C·D형은 A·E형에 비해 예후가 나쁜 편이다. B형간염은 혈액을 통해 전파된다. 소독하지 않은 기구를 이용한 시술, 수혈, 성관계, 주사·면도기·칫솔 공동사용 등이 원인이다.

B형은 백신이 개발됐지만 C형은 유전적 변이가 심해 연구가 진행 중인 상태다. D형간염은 B형간염바이러스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B형간염 바이러스가 있어야 D형간염이 발병한다. D형간염은 동양인보다 서양인에서 예후가 나빠 심한 간손상과 간성뇌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G형간염은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데 병원성이 뚜렷하게 규명되지 않아 공식적인 간염바이러스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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