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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D-75, 환절기 건강관리 성적 좌우 … ‘마음의 병’ 잡아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8-31 09:26:51
  • 수정 2020-09-13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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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민·완벽주의 성격 우울증 노출 … ‘많이 힘들지?’ 같은 개방형질문 도움
‘잘하고 있지? 믿는다!’ 또는 ‘아들 이야기 좀 해’ 같은 화법은 수험생 자녀에게 부담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환절기는 또하나의 고비다. 수능이 두달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일교차 탓에 감기에 걸리기라도 하면 짧게는 2~3일, 길게는 1주일까지 소중한 시간을 날려버릴 수 있다.

대부분 체력관리에 신경을 집중해 정서적인 부분을 간과하는 것도 문제다. 육체적·심리적으로 지친 상황에서 환절기 계절성 우울증까지 겹치면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을 해쳐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을철에 일조량이 줄면 생체리듬 변화로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돼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계절 변화에 따라 슬픈 감정과 무기력감이 나타나는 것을 계절성 우울증 또는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고 한다. 

우울증은 우울감, 무기력함, 수면장애, 불안감 등을 동반한다. 이는 치열한 경쟁과 승자만이 살아남는 입시풍토에서 수험생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이다. 예민하거나 완벽주의 성격을 가진 학생일수록 우울증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특히 수험생 대부분을 차지하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엔 정서적인 감정이 풍부한 만큼 심리적 압박감의 강도도 세다. 심장이 과도하게 뛰면서 의욕상실·식욕부진·초조함·극도의 무기력증 등이 격하게 나타나고 소화불량, 두통, 설사, 불면증 같은 신체적 증상이 동반될 확률도 높다. 

문제는 수험생들이 이런 증상을 직접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무턱대고 괜찮겠지’라는 믿음을 갖기보다 ‘자녀가 잠은 잘 자는지’, ‘식사는 잘 하는지’ 등 기본적인 생활리듬부터 챙기는 게 중요하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고3 수험생에게 가장 좋은 처방은 오랜 사랑이 기반된 신뢰와 공감”이라며 “평생을 지켜봐온 부모의 말 한마디가 입시 스트레스에 놓인 자녀에게 도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잘하고 있지? 믿는다!’ 같은 부담을 주는 질문보다는 ‘잘하고 있어! 많이 힘들지?’처럼 신뢰와 공감을 줄 수 있는 개방형 질문이 바람직하다. 
‘아들(딸) 이야기 좀 해’ 식의 갑작스럽고 강압적인 대화는 오히려 자녀에게 부담감을 줄 수 있다. 자녀가 대화하고 싶은 상태인지 먼저 확인하고 부모 스스로 자녀의 고민에 공감할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갖춰야 한다.

백 교수는 “가벼운 대화를 시작으로 모든 과정과 결과에서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마음을 전달해야 한다”며 “부모가 겪었던 입시 상황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적절한 수면은 수험생의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데 도움된다. 백 교수는 “잠은 낮 동안 소모되고 손상된 신체, 특히 중추신경계를 회복시키고 신경계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는 필수 요소”라며 “낮 동안 학습된 정보를 재정리해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기억을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쾌하고 불안한 감정들을 꿈과 정보처리를 통해 정화해 아침에 상쾌한 기분을 갖도록 해주는 감정조절 기능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질의 수면은 우울증 개선 외에도 시험 성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4당5락(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탈락한다)’은 옛말이다. 이향운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단순 암기와 같은 단기기억이 당락을 좌우하던 예전에는 통했을지 모르겠으나 요즘 수능은 그렇지 않다”며 “수능의 학습능률은 장기기억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는데 이는 충분한 수면시간이 확보돼야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면사이클을 활용해 학습능률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만약 오후 10시에 잠이 들었다면 새벽 3시경에 렘수면 단계에 도달한다. 이 때 뇌는 단기기억 저장소에 있던 기억들을 리마인드시켜 장기기억으로 옮긴다. 즉 추상적 사고가 필요한 학습은 낮에, 암기력이 필요한 학습은 저녁에 하는 게 효과적이다.

늦어도 오후 11시 전에 자야 렘수면이 제대로 활성화되고, 오전 8시경에 뇌파가 깨 맑은 정신으로 1교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3개월 남은 시점에서 과도하게 수면시간 줄이는 것보다는 수면 매커니즘을 바탕으로 시간을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며 “밤낮이 뒤바뀐 수험생이라면 지금부터 시험시간에 맞게 수면습관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당한 강도의 운동은 수험생 건강관리의 핵심이다. 두뇌에 산소를 공급하고 정신을 맑게 하는 동시에 소화기능을 촉진한다. 근력을 향상시키고 전신에 피로물질이 축적되는 것도 막아준다.
고가의 약을 따로 구입해 먹기보다는 위장에 편안하고 소화가 잘되는 식단으로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게 오히려 수험생에게 도움된다. 연어, 굴, 고등어 등에 다량 함유된 오메가-3지방산은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 우울증 해소에 좋다. 공부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끼니를 거르면 뇌 활동에 쓰이는 포도당이 부족해 기억력 등이 저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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