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아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은 혈액암 환자의 조혈모세포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조혈모세포 가동화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릴랙신/인슐린유사집단펩티드 수용체4(RXFP4) 유전자가 한국인의 조혈모세포 치료에 관여하는 것을 발견했다. 조혈모세포 가동화는 조혈모세포를 골수에서 혈액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이다. 조혈모세포를 많이 채집하기 위해 가동화를 촉진하는 약제를 환자나 공여자에게 투여한다.

연구팀은 가동화와 관련된 △혈액 내 조혈모세포 수 △채집산물 내 조혈모세포 수 △공여자 체중 당 조혈모세포 수 등 3가지 지표를 조사했다. 연구팀이 공여자 56명과 환자 92명을 대상으로 조혈모세포 가동화에 관여하는 33개 후보 유전자에 위치한 53개 다형성 부위의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RXFP4 유전자가 3가지 지표에 모두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국인에서 관찰된 결과가 다른 인종에도 적용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101명의 유럽인을 대상으로 같은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유럽인에게서는 말초혈액 내 조혈모세포수와 RXFP4 유전자형 간에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인에서만 조혈모세포 가동화에 특정 유전자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입증했다”며 “한국인을 위한 조혈모세포 가동화 약제 개발을 촉진해 혈액암의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혈액암은 혈액을 만드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혈액과 림프계에 발생하는 암으로 돌연변이 세포가 온몸을 떠돌다 암세포로 변한다. 주로 조혈모세포 이식이나 항암제를 통해 치료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치료는 조혈모세포를 많이 투여할수록 치료 성공률이 높아진다. 조혈모세포는 주로 골수에 존재하며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혈액세포를 만든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공공도서관에서 간행되는 과학저널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