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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금천·구로 의료시장 ‘들썩’ … 중소병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7-08-04 16:58:12
  • 수정 2019-10-28 08: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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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영, 금천구에 500병상 종합병원 건립 추진 … 광명시·중소병원 환자이동 예상

재계 서열 16위인 부영그룹이 서울 금천구 시흥동 대한전선 옛 공장 부지에 5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 건립을 추진하면서 서울 서남부권 의료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부영그룹은 2012년 8만2000㎡ 넓이의 부지를 1250억원에 사들인 뒤 부지 일부(2만㎡)에 종합병원 건립을 추진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등이 이 부지로 이전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부영 측과의 합의에 실패했다. 부영은 2015년 서남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의대 부속병원을 설립하려 했지만 인수대상자로 명지병원이 선정되면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부영은 몇 년간의 실패를 경험삼아 금천구 내에 새 병원 건립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병원은 지하 4층, 지상 25층에 500병상 규모로 2018년 2월에 착공해 2020년 3월 완공될 예정이다. 1000병상급 초대형 병원은 아니지만 모기업의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단숨에 상급종합병원(3차병원) 규모의 위용을 갖춘다는 목표다. 더욱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달 28일 700만명의 노인 권익을 대표하는 대한노인회장에 당선돼 이로 인한 후광이 의료사업 추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서울 서부와 남부권은 강서구(60만명), 관악구(50만), 구로구(40만명), 금천구(23만), 영등포구(37만) 등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인구 밀집지역이지만 의료인프라가 부족했다. 특히 금천구는 바로 옆 광명시와 함께 서울·수도권에서 몇 안되는 의료 사각지대다. 금천구가 부영에 부지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종합병원 설립을 제시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과거 서울 은평구가 비슷한 처지였지만 은평구에는 현재 814병상 규모의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진관동 구파발역 인근)이 2018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새 병원이 들어서면 2020년 이후 서울 서남부권 근처 대형병원들의 총 병상수는 3000개에 달하게 된다. 새 병원 부지와 거리상 가까운 곳으로 고려대 구로병원이 1100병상, 서울시보라매병원 760병상,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은 560병상 규모다. 조금 넓게 보면 마곡지구에 들어설 1014병상 규모의 이대서울병원(2019년 완공)도 경쟁자여서 이들 병원간의 환자유치 싸움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대학병원들은 새 병원이 건립돼도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연구중심병원 2회 연속 지정, 2014년 암병원 건립 등을 통해 지역 내에서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 특화 의료기관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새 병원이 들어서도 의료진의 술기나 의료원 산하 병원들과의 협력 네트워크 측면에서 별로 문제될 게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라매병원의 경우 서울 서남부권 유일의 공공의료기관으로 관악·동작·영등포구 주민 사이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 새 병원으로의 환자 유출이 덜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도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제2신관을 건립 중이며 차후 신안산선이 개통(2023년 예정)되면 오히려 추가로 환자가 유입될 것이라 기대하는 중이다.  

하지만 양지병원(300병상), 대림성모병원(400병상), 명지성모병원(250병상) 등 지역내 중소병원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부영그룹의 새 병원이 건립되더라도 향후 몇 년간은 기존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주변 중소병원이나 포화된 광명시 의료기관에서 이탈한 환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명지성모병원은 보건복지부 지정 뇌혈관 전문병원이라는 특성을 잘 살리면 돌파구가 보일 수 있다는 평가다. 대림성모병원의 경우 바로 옆 부지에 강남성심병원이 제2신관(2018년 완공 예정)을 건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종합병원 건립이라는 또다른 악재와 맞닥뜨리게 됐다.

인근 다른 종합병원들도 아직 별다른 대책은 없다는 반응이다. 관악구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아직 새 병원이 착공에 들어간 것도 아니어서 거기에 대비해 따로 계획 중인 사안은 없다”며 “필요하다면 건강검진 및 경증질환 환자의 유입을 유도하고 의료지원 등 지역사회 활동으로 병원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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