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호·황영미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방광암 치료에 사용하는 BCG 백신의 내성 기전을 밝혀 부작용을 줄이면서 항암치료 효율은 높일 수 있게 됐다고 1일 밝혔다.
방광암은 방광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암 진행 단계가 방광점막이나 점막하층에만 국한된 ‘표재성 방광암(비근침윤성 방광암)’인 경우가 많다. 종양세포가 근육까지 침투하지 않아 경요도방광암절제술로 초기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 번의 수술로 완치되는 경우가 적고 재발률이 70%로 높아 결핵 예방백신인 ‘바실루스 칼메트-게린(Bacillus Calmette-Guerin. BCG) 항암치료요법’이 표준 항암면역요법으로 시행돼왔다.
이 치료법은 결핵균을 약독화(弱毒化)한 생백신인 BCG백신을 방광 내 주입하는 것으로 방광암 재발률을 70%에서 20%로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결핵균에 대한 면역기전이 작용해 방광염이나 혈뇨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내성 탓에 방광암 재발 감소효과가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번 연구에서 장 교수팀은 BCG를 방광내 주입 시 면역체계가 발동해 항생물질 중 하나인 ‘항균펩타이드(Antimicrobial Peptides, AMPs)’가 분비되면서 백신 효능이 저하됨을 확인했다. 또 항균펩타이드는 세포내 신호전달의 매개체가 되는 ‘미토겐 활성화단백질 키나제(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 MAPK)’ 경로를 통해 발현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BCG 주입에 따른 세포내 신호전달을 위한 수용체로서 병원체를 인지하는 단백질인 ‘톨유사수용체(Toll-like receptors, TLRs)’가 작동하고 이를 통해 ‘MAPK’ 경로가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세포외신호조절인산화효소(Extracellular signal-Regulated Kinase, ERK1/2 또는 MEK)‘가 중간 매개체로 작용함을 밝혀냈다.
이같은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TLR2 수용체를 차단해 MAPK 경로를 비활성화하면 BCG의 세포내 내재화를 막는 항균펩타이드 발현이 억제되고, 중간 매개체인 ERK 단백질에 대한 억제제를 사용해 TLR2-MAPK 경로를 차단하면 BCG 항암효과가 증대되는 것을 확인했다.
장 교수는 “이번 연구로 BCG에 의해 유도된 방광암세포에서 항균펩타이드를 억제하면 BCG 항암치료 효능이 향상됨을 확인했다”며 “방광암 치료에 효능을 가진 BCG의 치료효율을 높이는 타깃 경로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미국의 저명 국제 암학술지인 ‘온코타깃(Oncotarget)’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