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영·박천욱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성인이 되기 전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한 환자는 비만관리로 아토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아토피피부염과 비만 간 관련성을 입증한 몇몇 연구가 보고됐지만 연구 숫자가 많지 않고 사례연구나 역학조사에 그쳐 정확한 선후관계나 연관성은 알 수 없었다.
연구팀은 2011~2015년 강남성심병원에 내원한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 280명(남성 151명, 여성 129명)을 대상으로 발병시기에 따른 EASI(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점수를 비교 및 분석했다. EASI는 홍반, 부종 및 구진, 찰과상, 태선화 등 대표적인 아토피피부염 4가지 증상의 심한 정도와 침범 면적을 측정하는 것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한 것을 의미한다. 연구대상 중 18세 이전에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한 환자는 232명, 18세 이후에 발생한 환자는 48명이었다.
분석 결과 18세 이전에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한 환자 중 비만인 환자(체질량지수, BMI 25㎏/㎡ 이상)의 EASI점수는 평균 13.6으로 그렇지 않은 환자의 10.4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18세 이전에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한 환자가 비만하면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났다.
18세 이전 비만과 아토피 중증도가 연관성을 나타낸 이유로는 유전자의 영향이 꼽히고 있다. 비만 발생과 연관된 유전자인 β2-adrenergic receptor(ADRB2), glucocorticoid receptor(NR3C1), fractalkine receptor(CX3CR1) 등은 아토피 발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비만은 전신염증과 면역계에 영향을 미쳐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비만의 원인인 백색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은 사이토카인과 혈액 속 면역세포 및 T세포의 분화를 일으키고 전신염증을 초래해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킨다. 또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인슐린저항성이 높아지면서 비만 예방에 도움되는 아디포넥틴이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정보영 교수는 “어려서 아토피피부염이 시작된 비만환자는 아토피 증상을 완화하는 땀닦기, 위생관리, 규칙적인 약 복용, 집먼지진드기 최소화 같은 자기관리가 잘 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연구로 성인 이전에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한 환자는 비만 여부에 따라 질환의 심각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중을 감량하면 아토피 증상이 호전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 8월호에 ‘성인 아토피피부염에서 발병시기에 따른 임상적 특징의 차이(Clinical Features of Atopic Dermatitis in Adults are Different according to Onset)’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