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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기피제 성분, 이카리딘·DEET·PMD 3개만 식약처 재평가 통과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7-28 21:53:12
  • 수정 2020-09-13 16: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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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펜스벅스’, DEET보다 안전한 이카리딘 함유 … 털진드기·야생살인진드기도 퇴치
모기·진드기 기피제 동국제약의 ‘디펜스벅스’ 및 ‘디펜스벅스더블’(왼쪽부터) vs 태양의 ‘홈키파 마이키파에어졸’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모기, 진드기가 싫어하는 성분을 피부나 옷 등에 뿌리는 모기·진드기 기피제를 찾는 사람이 많다. 해충에 물린 후에 바르는 연고보다 물리는 것을 예방하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기·진드기 기피제(의약외품) 성분 7가지 관련 총 155품목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재평가한 결과를 공개하고, 기준에 미달하는 일부 품목을 허가취소했다. 유효성은 해충이 접근하지 않는 효과가 95% 이상이면서 최소 2시간 이상 지속되는지로 평가했으며, 안전성은 업체가 제출한 독성자료 등을 재검토했다.

7가지 성분 중 합성성분인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diethyltoluamide), 이카리딘(icaridin 또는 picaridin), 파라멘탄-3,8-디올(PMD, para-menthane-3,8-diol) 등 총 3개가 기준을 통과했다. DEET 함유 제품(총 89개), 이카리딘 제품(총 57개), PMD 제품(총 2개)은 판매가 유지됐다.
천연 성분인 정향유(Clove oil)는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트로넬라유(Citronella oil)는 효과가 부족해서 허가가 제한됐다. 천연성분인 리나룰(linalool)과 회향유(Fennel oil)는 회사가 재평가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허가가 취소됐다.

모기·진드기 기피제 성분 중 이카리딘과 DEET가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동국제약의 ‘디펜스벅스’(성분명 이카리딘 7%)과 ‘디펜스벅스더블’(이카리딘 15%), 태양의 ‘홈키파 마이키파에어졸(DEET 7%)’이 있다. 디펜스벅스더블은 디펜스벅스 대비 이카리딘 성분 함량이 2배로 강화됐으며, 이들 제품은 식약처로부터 모기뿐 아니라 털진드기·작은소참진드기(야생 살인진드기) 기피제로 허가받았다.

이카리딘은 독일 바이엘이 살충제 성분인 DEET 대체용으로 개발했으며, 2001년 유럽에서 처음 사용됐다. 냄새가 나지 않는 투명한 액체로 피부나 후각이 민감한 사람도 불편감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식약처의 안전성 강화 조치에 따라 이카리딘 함유 제품 용기에 생후 6개월 미만은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추가된다.

이카리딘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천하고 미국 EPA가 승인한 성분으로 7~20% 함유 제품이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있다. 미국 잡지 ‘소비자리포트’에 따르면 20% 함유 제품이 사용 만족도가 높으며, 이카리딘 7% 함유 제품은 효과가 약 2~3시간, 15% 함유 제품 약 4~5시간 각각 지속된다.

DEET는 세계 2차대전 정글 전투에서 경험한 효과를 계기로 1944년에 미국 농림부가 군사용으로 처음 개발했다. 해충을 퇴치하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고농도를  쓸 경우 드물게 뇌신경계 부작용 등이 보고돼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 함량·빈도·연령 등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현재 상용화된 제품(국내서는 30% 미만)은 생후 2개월 이상인 영유아와 임신부·수유부가 사용가능할 정도로 안전성이 입증됐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농도가 15%인 제품은 보통 효과가 5~8시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8년 미국 환경보호기구(EPA)는 DEET 성분 관련 46건의 이상반응 사례를 발표했는데, 이 중엔 사망 4건이 포함됐다. 당시 75%~100% 대비 훨씬 농도가 묽은 30% 함유 제품에선 발작 등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은 100만명당 1건으로 극히 드물었다고 소비자를 안심시켰다. 현재 미국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는 생후 2개월 이상에 약 10~30% 농도의 DEET 제품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선 DEET 농도가 20%대인 제품은 사용 주의사항에 12세 이상만, 10% 미만인 제품은 생후 6개월 이상부터 쓸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많이 사용되고 있는 7% 함유 제품의 경우 6개월~2세는 1일 1회, 2~12세는 1일 1~3회 얼굴과 손을 제외한 노출 부위에만 소량 바르는 게 권장된다.

PMD는 중국에서 주로 사용되며, 레몬유칼립투스나무의 기름을 이용해 만든다. DEET에 비해 기피효과 및 효과 지속시간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눈·피부 자극이 문제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성분 제품을 얼굴에 바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식약처는 PMD 성분이 눈에 접촉되면 일시적이지만 상당한 손상을 줄 수 있어 관련 주의사항을 제품 용기에 추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허가가 유지된 DEET·이카리딘·PMD 세 성분을 함유한 분무형 액제나 에어로졸제의 경우 얼굴에 직접 분사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표기하기로 했다.

이번에 허가가 취소된 4성분 중 정향유 제품(현대약품의 ‘버물가드’ 등 총 7개)은 업체가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할 때까지 제조가 중지되며, 신규 폼목허가도 제한된다.
 
시트로넬라유 제품(한국디비케이 ‘킬파프 모기싹가드액’ 등 총 11개)은 기피 효과 평가기준이 80%에서 95%로 올라가면서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성분을 함유한 모든 제품은 재평가 기간 중 업체가 자진취하했거나 수출용으로 전환됐다.

정향유 및 시트로넬라유 함유 제품은 미국에서 ‘저위해성 활성물질’로 분류돼 별도의 허가심사 없이 기피제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서는 이번 식약처의 재평가 조치로 사실상 소멸될 예정이다. 저위해성 활성물은 화장품이나 식품에 사용되는 약산(弱酸), 알코올, 식물성기름과 같이 독성이 약한 물질을 의미한다.

기존에 허가받은 리나룰 제품(총 1개)과 회향유 제품(총 1개)은 유통되지 않아 최근 3년간 생산실적이 전무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DEET·이카리딘·PMD 함유 제품은 한 번 바르면 4~5시간 해충 기피효과가 지속되므로 이 시간 동안에 추가로 사용하지 않는 게 권장된다”며 “향기나는 팔찌(공산품) 등을 모기기피제로 잘못 구매하는 사례가 보고돼 모기기피제를 구입할 때에는 용기나 포장에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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