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은 최근 ABO혈액형 불일치 생체 신장이식과 복부대동맥류 동시수술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신장을 이식받은 노모 씨(42)는 당뇨병성 말기콩팥병으로 지난 3월부터 주 3회 투석치료를 받아왔다. 신장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환자와 같은 A형 공여자를 찾지 못해 혈액형이 AB형인 어머니로부터 신장이식을 받게 됐다. 혈액형 불일치 이식수술은 공여자 적혈구의 항원과 환자 혈장 안의 항체가 응집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매개성 거부반응으로 수술 실패 가능성이 높아 고난도 술기를 요구한다.
특히 노 씨는 수술 전 검사에서 직경 5㎝ 이상의 복부대동맥류가 발견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신장이식과 복부대동맥류치환술은 모두 후복막을 통해 이뤄진다. 두 곳의 수술 부위가 일부 겹치므로 한 수술의 문제가 다른 수술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박성길·조원태 외과 교수, 이재진·심만식 흉부외과 교수, 구자룡·백선하 신장내과 교수, 이성호 비뇨기과 교수로 구성된 장기이식팀은 집담회를 갖고 체계적으로 수술을 준비했다. 이식 전 각종 검사를 시행하고 기증자 혈액형의 항체를 없애기 위해 혈장교환술 등 탈감작시술을 시행했다. 흉부외과와 외과 수술팀은 지난달 22일 3시간 30분에 걸쳐 신장이식과 복부대동맥류치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조원태 교수는 “환자는 수술 후 혈액형 항체가 증가해 추가 혈장교환술을 2차례 받았지만 그 외 특별한 합병증이나 이상소견 없이 신장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며 “2주간의 입원치료를 마치고 지난 8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설명했다.
백선하 교수는 “이번 신장이식은 신장내과·외과·비뇨기과·흉부외과·진단검사의학과·마취과·중환자실·약제팀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토론과 협진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며 “공여자가 부족한 실정에서 대안이 될 수 있는 혈액형불일치이식을 활성화하고 면역학적으로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고도감작된 환자의 신장이식에 성공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지난해 신장이식과 각막이식, 올해 심장이식·생체간이식·혈액형불일치 신장이식까지 연이어 성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