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후 조절 T-세포(regulatory T-cell)를 이용해 면역 관용을 유도하면 18개월 후 면역억제제를 완전 중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세인트메리병원(St. Mary Hospital)연구소 사토루 토도(Satoru Todo) 박사는 지난 7일 서남대 명지병원에서 개최된 ‘이식관용 명지 국제 미니 심포지엄’(The Myongji International mini-Symposium on Transplantation Tolerance)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Todo 박사는 “생체 간이식 환자에서 아주 새롭고 특별한 조절 T-세포(regulatory T-cell)를 이용하여 면역 관용을 유도하는 임상실험을 했다”며 “10명의 성인 이식환자에게 이식초기에 T-세포를 주입한 결과, 이식 후 6개월부터 면역 억제제를 점차 줄이기 시작하여 매 3개월마다 줄여서 18개월 후에는 완전히 면역 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에게 주입된 세포(cell)는 anti-CD80/86 단일 클론항체 존재 하에 환자의 임파구와 방사선 처리된 기증자의 임파구를 2주간 동시 배양해 얻은 보강된 조절 T-세포였다”며 “이 임상실험에 참가한 10명 모두는 현재까지 이식 간의 기능이 정상이며 정상조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7명은 면역 억제제를 완전히 끊은 후 16~33개월간의 추적관찰 기간 중 면역억제제의 재사용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상 상태를 유지했다. 다만 자가면역성 간질환을 앓던 3명은 면역억제제를 줄이는 동안 경한 면역거부 반응을 보여 기존의 면역 억제제를 저용량으로 다시 시작해 간기능을 정상화시켜야 했다.
Todo 박사는 “조절 T-세포가 보강된 세포치료는 안전하며 10명 중 7명에서 면역 관용을 유도하여 면역억제제 사용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심포지엄에선 김수량 일본 고베아사히병원 교수는 이식환자의 평생 면역억제 복용에 따른 부작용과 합병증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 결과를 소개했다.
또 김연수 서울대 의대 박사는 ‘신장과 간에 대한 동종 면역 반응; 유사점 및 차이점’을 주제로 간이식과 콩팥이식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 콩팥에 대한 거부 반응도 훨씬 덜 일어난다는 점과 간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면역 조절 기능에 대해 소개했다.
이번 행사를 개최한 명지병원은 간이식수술 시작 1년여 만에 혈액형 불일치 생체이식을 포함 8건의 간 이식을 연속으로 성공했다. 이효석 명지병원 간센터장은 “최근 간이식 후 생존율은 1년 90%, 10년 60%에 달하고 장기 생존자 수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면역억제제에 노출돼 순환기질환, 악성종양, 감염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신기능장애 등 부작용 위험이 현저히 높아지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심포지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진행된 이식관용(transplantation tolerance)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도출한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명지병원은 오는 9월 제2회 명지 국제간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